아시아 ASIA/중국 China

[Shanghai, 2007] 중국 속 유럽, 상하이 신천지(新天地)

빛나_Bitna 2008. 8. 17. 13:21
사용자 삽입 이미지

횡단보도 신호에 맞춰 서있는 오토바이들. (오, 놀라운 변화!)

 
 이른 아침, 지하철역을 찾아 걷고 있는 빛나씨. 와이탄 근처에 숙소를 잡았더니 지하철까지 거리가 좀 된다. 한국이었다면 택시타고 나섰을텐데... 여행지에서는 버스로 몇 정거장되는 거리도 당연한 듯 걷는다.  길을 걷다보니 어제 저녁엔 보지 못했던 도시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2008년 북경 올림픽 현수막과 광고물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사람들은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오전이라 그런지 조용하고 차분한 상하이의 거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쁜 건물들이 가득한 신천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쁜 건물과 잘 다듬어진 길은 사진찍기 딱 좋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곳은 신천지. 여기가 상하이에서 떠오르고 있는 동네란다. 무엇이 사람들의 발목을 끄는 걸까 싶었는데 신천지에 들어서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줄줄이 늘어선 고급스런 건물들과 휴지하나 없이 깔끔한 거리는 중국이 아니라 유럽에 온 느낌이었으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외국인도 많지만 중국인도 많이 찾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럽의 어느 카페 거리같다는..


예쁜 가게들이 늘어선 거리는 우리나라의 이태원처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과 한눈에 부유함을 알 것 같은 중국인들로 북적인다. 그래서일까... 크리스마스를 절대 챙기지 않는 중국인데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눈에 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테이블엔 사람들이 가득.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싼 치파오를 입은 귀족 곰돌이 인형 (어찌나 비싸던지;)


 분위기 좋은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다양한(고가의) 샵들이 가득 들어선 신천지. 우리나라의 가로수길, 도산공원과 비슷한 분위기다. 상하이의 따뜻한 날씨덕에 겨울이 한창인 거리에도 테이블이 쭈욱 펼쳐져 있고, 차나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분위기있는 노천카페에 앉아 크리스마스 특별 메뉴를 즐기고 있는 중국인들의 모습.... 그들에게서 공산주의, 사회주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본주의의 풍요로움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중국인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리를 걷다가 한 컷!

 
 슬금슬금 식사할 곳을 찾았다. 커다란 쇼핑센타 안에 자리한 '딘다이펑'을 찾았지만 엄청난 대기인원에 바로 마음을 접고 또 골목골목 찾아나섰다. 중국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요리보다는 서양요리나 디저트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더 쉽게 눈에 띈다. (너무 계획없이 온 나의 정보부족 탓도 있겠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깔끔한 외관! simply thai

사용자 삽입 이미지

2층까지 있다.


사람으로 북적이는 한가운데를 피해 바깥쪽 골목으로 나갔더니 깔끔한 집이 눈에 띈다. Simply Thai.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요리 아닌 태국음식점. 깔끔한 내부가 맘에 든다. 손님도 많지 않고 조용한 곳.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는 사람이 밀려오는 듯 싶었지만..;;; ) 영어로 된 메뉴판이 준비되어 있어 주문이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타이음식이 낯선데다 종류가 너무 많아서 주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직원의 도움을 받아 가장 무난할 거라고 예상되는 메뉴들로 주문완료. (영어는 서툴지만 세심하게 알려주는 친절한 직원에게 감동.. ㅠ_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


얼마나 기다렸을까... 테이블 위에 하나씩 음식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주문한 음식은 똠양꿍, 팟타이, 태국식 커리. 태국에서 먹어보질 못해서 비교하진 못하겠지만 전체적인 맛과 서비스가 괜찮았다. (전체적으로 양이 좀 적은 감이 있지만..) 덕분에 맛난 식사를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팟타이! 캐슈넛이 들어가서 맘에 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똠양꿍. 양이 좀 적은감이 있지만 시큼+매콤한 맛이 좋아! ㅋ


태국식 볶음면 팟타이. (저 태국스러운 꽃장식이 포인트?ㅋ) 잔뜩 뿌려진 땅콩가루와 통채로 들어간 캐슈넛이 고소한 맛을 더해주었다. 느끼하지 않고 개인의 취향대로 양념을 더할 수 있어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을듯 싶다.
똠양꿍이 처음 나왔을 땐, 내가 생각한 것이 아닌가 했다. 아웃백에 가면 주는 감자스프그릇만한 작은 그릇에 짬뽕국물이 담겨나온 것 같았으니까... (1인당 1개를 주문해야 할 듯) 수저로 한번 저어보니 밑바닥에 해산물이 가득 가라앉아 있었다. 그럼 맛은? 매콤한 맛 보다는 시큼한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그 뒤에 따라오는 얼얼함이 있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밥을 달랬더니 이렇게 많이...;;;


커리를 주문할 때는 매운걸로 할까, 부드러운 걸로 할까 한참을 고민했었다. 그리고 똠양꿍이 자극적인 맛을 줄거라고 예상하고 부드러운 것으로 주문했더니 커리라고 하기 어색할만큼 하얀색 국물이 가득한 뭔가가 나왔다. 정신을 차리고 메뉴판을 확인해보니 재료에 코코넛이 있었다는.... ㅋㅋ
우리가 흔히 먹는 걸죽한 커리를 예상하면 절대 안된다. 이 동네 커리는 우리 찌개처럼 국물이 있다는 거~ 맛은 어땠을까? 생각보다 난 괜찮았다. 고수가 들어간 것 외에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독특하고 중독성 있었으니까...  
하지만 나의 동반인은 영 입에 맞지 않았던지 밥을 주문했다. 그런데 이건 또 뭐래?! 밥그릇을 가지고 올 줄 알았던 직원언니가 밥통을 들고 나오더니 앞접시에 밥을 한 가득 담아준다. (너무 많아 결국 남겼다는..) 나중에 계산하면서 물어보니 원래 이렇게 밥이 나온단다. 앞접시 하나에 담아주면 양에 관계없이 밥 하나 값만 받으니 혹시 여기서 밥을 주문할 사람이 있으면 하나만 시키고 많이 담아달라고 하면 될 듯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느낌이 좋은 거리..


식사를 마치고 다시 길을 따라 걷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할 뿐이다. 상하이의 옛스러움에 빠져들게 했던 예원주변, 발전하는 상하이의 힘을 보여준 푸둥지역 그리고 지금 여기 신천지가 모두 같은 상하이란 말인가_!!!
매번 여행할 때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상하이의 매력에 또 한번 빠져들고 있었다. 다음에는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