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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kong] 청차우섬을 아시나요? (Cheung Chau)

빛나_Bitna 2010. 6. 7. 11:06

페리타러 가는 중


 이른 아침, 센트럴 페리 터미널을 바쁘게 걷고 있는 빛나씨. 어제 저녁 숙소에서 홀로 뒹굴거리며 'TV + 야식 + 책' 트리플 세트를 즐기다가 가이드북에서 발견한 달랑 한 줄의 정보를 들고 페리터미널에 왔다나 뭐라나...
 

외곽 섬으로 가는 페리를 타자!

 
 오늘 나홀로 여행 주제는 '홍콩 외곽섬 투어' 되시겠다. 홍콩섬 주변에는 홍콩에 온 첫 날에 들렀던 란타우섬 외에도 작은 섬들이 많은데, 오늘 그 중에 하나를 탐험해 볼 생각이다. 그런데 청차우, 펑차우, 라마섬.... 어디로 가야 하지???

페리타러 가는 길

페리가 워낙 넓어서 사람이 없다.

나의 친구 아이팟 그리고 스타벅스!


 페리 터미널에서 3초 고민하다가 청차우 섬 당첨!!!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바로 떠날 수 있는 페리가 있으니까!!! 
사람들로 복잡복잡한 터미널. 섬으로 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지만 페리가 꽤 넓은 편이라서 비교적 여유롭게 앉아갈 수 있었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아이팟을 귀에 꽂았다. 섬에 대한 정보는 커녕 지도 하나 없는 나는 이렇게 멍하니 창문만 바라볼 수 밖에... ㅋㅋ 
 

페리 안에서 본 홍콩섬의 모습


서서히 페리가 움직이면서 꽤 요란한 소리를 냈다. 점점 창밖으로 홍콩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는 바로 바다구나!!! 몇 일을 홍콩에서 머물렀지만 빌딩들을 이렇게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지라 건물들이 작은 점이 될 때까지 창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청차우 섬 도착!


센트럴 페리터미널에서 청차우 섬까지는 40분 정도 소요된다. 배가 좀 흔들리긴 하지만 멀미를 할 정도는 아닌 듯 하다.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홍콩-마카오 페리보다는 덜 흔들리더라는...) 항구 주변에는 작은 배들이 가득 했다.

청차우섬 지도

곳곳에 있는 표지판


페리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가게에서 청차우 섬 지도를 구입하고, 섬 전체 지도를 사진으로 찍어두었다. (섬에서 파는 지도보다 지도 표지판이 훨씬 정확하다는..) 지도도 있고 중간중간에 친절한 안내판도 있으니 안심하고 출발해도 되겠지?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지도를 따라 탐험가마냥 무작정 길을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하늘이 어두운 것이 비가 올 것 같은데 집집마다 빨래가 가득 널려있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산책로

물이 정말 깨끗하다.


드디어 눈앞에 펼쳐지는 해변길!!! 청차우섬은 섬의 외곽선을 따라 길이 놓여있어서 혼자서도 쉽게 섬투어를 할 수 있다. 길을 중심으로 한쪽은 바다, 한쪽은 산이라서 시원한 바다소리와 상쾌한 나무냄새를 동시에 즐길 수 있었다.

산길 등장


생각보다 길이 잘 포장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빌려올 걸 그랬나 후회하던 그 순간 드디어 언덕이 나타났다. North Point로 향하는 길이었는데 포장은 잘 되어 있지만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에 잠시 아쉬웠던 자전거따위는 금새 내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산타기 시작

길은 정말 잘 되어 있다. 산 꼭대기까지...


홍콩 여행와서 등산을 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난 혼자 정말 진지하게 산을 탔다. 꼭대기까지도 어떻게 만든걸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길이 잘 되어 있어서 특별한 장비없이 오를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은근 땀나는 높이다. 도대체 난 여행만 오면 어디서 이런 힘이 생기는 것일까?

정말 멋진 청차우 섬!

저 멀리 푸른 바다가 보이고

마을도 한눈에 들어온다.


여튼 North Point에 서서 섬을 내려다보니 열심히 올라온 보람은 있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섬의 반대쪽과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는데 그 모습이 그림같아서 절로 '와~'하고 탄성이 나왔다. 나의 침입에 놀랐는지 주변에 새들이 갑자기 날아올랐다. 어머, 미안미안... 촌스러운 내가 이런 모습은 처음봐서... ^-^;;  

하산하는 길

이 아름다운 풍경속에 영원히 잠든 사람들도 있다.

화려한 사원도 있고..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넋놓고 바라보다가 하산하기 시작했다. 지도를 찾는 것도 귀찮고 해서 포장된 길을 따라 그냥 내려갔다. 나무 그늘과 바람이 에어컨을 틀어둔 것처럼 시원하다. 서서히 주변에 건물과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 드디어 등산이 끝났구나!!!

청차우 섬은 빵이 유명하다는!!

이렇게 귀여운 카페도 있다.


섬의 북쪽을 돌아보는데 반나절을 예상했는데 2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잘 포장된 길과 곳곳에 놓인 표지판 덕에 길을 잃지 않은데다가 섬이 생각보다 더 작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섬의 남쪽도 돌아보기로 결심했다. 물을 한병 사들고 길을 따라 열심히 걸었다.  

남쪽은 해수욕장!

섬의 남쪽에는 해수욕장이 있다. 파라솔과 서핑관련 샵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한 여름 홍콩 사람들의 피서지인 것 같다.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 겨울바다는 나름 낭만이 있는데 히얀하게도 이 동네에서는 겨울바다의 낭만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그런 날씨가 아니기 때문일까? 해변을 따라 있는 하이킹코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단체로 하이킹 오신 어르신들.


갑자기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린다 했더니 단체로 하이킹중인 중국 어르신들을 만났다. 등산복에 등산화는 물론 간식까지 두둑하게 챙겨오신 이 분들의 눈에는 청바지에 컨버스를 신은 내가 신기했나보다. 외국인이 혼자 섬에서 하이킹하는 것이 신기했는지 영어로 계속 말을 시킨다. 슬슬 귀찮아질 무렵 언덕이 좀 높아지고 어르신들의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브라보..!!! ㅋㅋ 

돌아보면 해수욕장이 이렇게 보인다.

섬 외곽을 따라 걷도록 되어 있다.

남쪽 끝에도 사원이 있다.


 남쪽 하이킹 코스도 잘 포장된 길이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빌딩숲에 가려져 보기 힘들었던 하늘과 바다를 마음껏 즐기며 혼자서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하면서 길을 걸었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 것도 좋겠지만 가끔은 홀로 사색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신 뒤에 마을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을을 헤메다가...

출발지점으로 돌아옴.


우체부 아저씨가 알려준 길로 나왔더니 눈에 익은 풍경이 들어왔다. 바다위에 떠 있는 배들, 줄지어 있는 음식점, 커다란 짐을 들고 MT온 어린 친구들... 처음 출발했던 항구로 무사히 돌아온 것이다. 올레~!!!

식사는 완탕면!

센트럴로 돌아가는 배 시간을 확인한 뒤, 항구 앞에 가게에서 식사를 했다. 오늘의 메뉴는 홍콩에서 먹어보고 싶었던 완탕면!!! 미슐랭 가이드에 나오는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은 아니었지만 그 맛은 절대 뒤지지 않으리라. 신선하고 오동통한 새우살이 가득한, 바다의 향이 잔뜩 느껴지던 완탕면의 맛!!! +ㅁ+  

센트럴로 가는 페리 탑승 중

센트럴 도착


페리를 타고 타시 센트럴로 향했다. 탁 트인 바다에서 시원한 바람을 실컷 맞았기 때문일까? 흐린 하늘은 당장이라도 비를 쏟을듯 우중충했지만 마음은 정말 상쾌했다. 조용하고 소박한 그래서 더 아름다웠던 청차우섬, 홍콩섬에서 1시간도 되지 않는 거리에 다른 세상이 있다니 신기할 뿐이다.

화려한 빌딩들을 가진 홍콩섬, 탁 트인 바다를 가진 청차우섬, 푸른 숲을 가진 란타우섬... 홍콩의 섬들은 각자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직 가보지 못한 다른 섬들도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겠지? 다음에 홍콩에 오면 나머지 작은 섬들도 들려봐야겠다.

* 청차우섬 : 센트럴에서 페리로 40분정도 소요. 그 흔한 자동차 하나 볼 수 없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섬이다. 봄마다 열리는 빵축제가 유명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