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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sor] 윈저캐슬, 엘리자베스 여왕의 주말 별궁

빛나_Bitna 2010. 12. 15. 11:51

윈저캐슬 입구


  동네 구경을 마치고 도착한 윈저캐슬. 티켓 오피스 입구에서부터 엘리자베스 여왕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지금까지도 영국 왕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곳에 들어간다고 하니 왠지 설레였다. 영화에서나 보던 왕족이 나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직접적으로 와닿았기 때문일까?

오디오 가이드


성 안으로 입장하니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주는 곳이 보인다.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일단 하나 챙겨들고 재생 버튼을 눌러본다. (한국어는 준비되어 있지 않음!) 또박또박한 영어로 성의 역사와 구조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열심히 들어줘야지.

성을 오른다.

성을 오르는 길에 만난 근위병들


오디오 가이드를 열심히 듣고 있는데 저 멀리서 빨간 제복을 갖춰입은 근위병들이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버킹검 궁의 근위병 교대식을 너무 멀리서 본 것이 아쉬웠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순 없지. 후다닥 달려가 사진촬영에 성공했다. 근위병들은 커다란 털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있었는데, 앞은 보이는지 머리가 덥지는 않은지 궁금한 것 투성이었지만 대화는 불가능했으므로 일단 구경꾼모드로...

성에서 내려다 본 윈저

과거에 사용되었던 대포


성 위에 있는 커다란 대포는 과거 런던의 서쪽을 지키는 역할을 했다는 이 성의 역사를 직접 보여주는 듯 했다. 성위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데 말로만 듣던 이튼스쿨이 눈에 들어온다. 이튼스쿨에 들어가서 훈훈한 영국 청년들을 만나보고 싶었는데 시간상 루트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니 아쉬울뿐이다.

여왕의 집?

 윈저캐슬을 돌아보다 슬슬 지루해질 무렵에 들어간 Queen Mary's Dolls' House와 Drawings Gallery에는 사람이 은근 많았다. 
Mary's dolls' house는 조지5세가 아내 메리를 위해 만든 공간이라 한다. 이름처럼 작은 인형과 집들이 가득한 공간이었는데 그것들이 모두 실제 영국 왕실을 축소해 놓은 것이라 역사적인 가치가 높은 곳이란다. 개인적으로는 엄청나게 호화로운 바비의 집으로 보였지만... ㅋㅋ 인형의 집과 바로 이어져 있는 갤러리에서는 윈저캐슬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그림도 그림이지만 그림들이 걸려있는 실내 공간이 워낙 화려해서 돌아다니면서 점점 그림보다는 실내 인테리어에 눈길을 빼앗겼다. 

맘에 드는 사진


 관람을 마치고 성벽을 따라 걸어본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왕가의 문양들은 영국 왕족들의 자부심과 권위를 보여주는 듯 하다.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예배당안에는 왕가의 묘가 자리하고 있다고 하니 이 성은 영국 왕실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겠다. 

근위병을 만나다.


 성밖으로 나가는 길목에서 빨간 옷을 입은 근위병을 발견했다. 경직된 자세로 옆구리에 총을 낀 채 움직이지 않는 그는 마네킹처럼 보였다. 심지어 얼굴도 유난히 창백한 사람이었다는... 기념사진이라도 찍어볼까하며 가까이 다가가본다. 

가끔 움직이기도 한다.

움직이는 것은 눈동자 정도?

 
 자신의 사진을 찍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갑자기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 정해진 시간이 있는건지 가만이 서 있기 힘들때마다 하는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는 행진하듯 몇 번을 왔다갔다 하다가 다시 제자리에 멈춰섰다.

어색한 기념샷

 
 잔뜩 긴장하고 있던 빛나씨, 기념샷을 위해 소심하게 그의 옆으로 다가가다 그의 푸른 눈과 마주쳤다. 어색하게 웃는 나를 빤히 쳐다보는 그의 눈빛에 왠지 주눅이 든다. 그래도 여기서 멈출 순 없지, 꿋꿋하게 기념샷 촬영에 성공했다. -_-v 내가 촬영에 성공하자 앞다투어 기념샷을 촬영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빨간코드 청년, 귀찮게해서 미안해... ㅋㅋㅋ

* 윈저캐슬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주말마다 찾는 궁이기 때문에 곳곳에서 근위병들을 볼 수 있다. 매일 11시 근위병 교대식도 있다고!

공중부양샷!


 날씨가 좋아서인지, 기념 사진 촬영에 성공해서인지, 왕족이 된 느낌이 들어서인지, 무사히 마지막 일정을 끝냈기 때문인지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기분이 좋아졌다. 출구를 향해 가는 발걸음도 가볍고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여행의 마지막을 점프샷으로 멋지게 마무리했다. 여행의 끝이 점점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