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저캐슬에서 내려오는 길..
윈저캐슬에서 내려오는 길, 오래된 성과 건물들 그리고 그 사이를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머릿속에 영국의 이미지를 그려넣는다. 공항으로 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두 시간 정도. 어떤 이는 기념품을 사고, 어떤 이는 쇼핑을 하고, 어떤 이는 사진을 찍으러 간다고 한다. 난 어떻게 할까? 무엇을 해야 여행의 마무리를 잘 했다는 느낌이 들까?
골목골목이 다 그림같다.
멍하게 있다가 사람들에게 휩쓸려 쇼핑센터로 들어갔다. 자라, 망고, 탑샵, H&M, 갭... 한국에는 이제서야 유행하기 시작한 SPA 브랜드가 영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인기다보니 이런 작은 도시에도 곳곳에 널려있다. 일단 한 곳이라도 들어가면 30분은 순식간에 휘리릭 지나간다는 것을 잠시 잊고 이리저리 샵을 돌아보다가 오늘이 영국에서의 마지막 날임을 생각해냈다. 쇼핑따위 한국에서 해도 되잖아!!!
윈저역 안에 있는 카페
쇼핑의 유혹을 뿌리치고 꽤 오래된 건물처럼 보이는(? 혹은 진짜 오래된?) 역안에 있는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붉은 벽돌, 빈티지한 카페 간판, 커다란 시계, 수수한 옷차림의 사람들... 영국에 머무는 동안 이런 풍경에 어느정도 익숙해지긴 했지만, 아무리 봐도 영국은 시간이 멈춰버린 혹은 시간이 천천히 가는 동네인 것 같다.
커다란 커피와 두툼한 토스트
두툼한 토스트와 따뜻한 카푸치노를 주문하고 카페에 앉아 카메라를 열심히 돌려보았다. 우리나라와 반대방향으로 달리는 자동차, 빨간 버스와 우체통,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오래된 건물들, 역사와 전통을 가진 축구장과 공연장,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왕족들, 수수한 옷차림의 사람들, 자부심으로 똘똘뭉친 옥스포드 학생들, 피카디리 서커스를 찾는 젊은이들, 축구에 열광하는 꼬꼬마들... 우리나라와 다른 부분이 너무나 많다. 허나 아무리 생각해도 차이점은 딱 하나인 것 같다. 바로 '느림'이라는 것. 지금 당장 불편할지라도 옛 것을 소중히하고 이를 지켜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줄 아는 뭐 그런 자세라고 할까? 짧은 시간이었지만 예전에 책에서 보았던 부분들을 직접 보고, 성질급한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참 소중했던 시간. 그나저나 진한 영국스타일 커피 이거 딱 내 취향인데?!
2010.09.25 ~ 2010.10.01
Bitna In Eng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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