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팅힐에서 작은 여행서점을 운영하는 한 남자와 세계적인 여배우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영화 노팅힐. 런던에 있는 작은 동네 하나를 전 세계적으로 알린 그런 영화 되시겠다. 영화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던 서점이 실제로 노팅힐에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겠지? 포르토벨로 시장을 돌아본 후 문제의(?) 서점을 찾아나섰다.
시장의 메인 거리를 살짝 벗어나면
찾았다, 사람이 북적이는 거기!
포르토벨로 시장 골목에서 벗어나면 복잡한 시장과 달리 조용한 주택가가 펼쳐진다. 그 사이에 숨어있는 작은 서점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영화 노팅힐의 성지(?)를 찾아온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기위해서 북적북적 모여있기 때문에.
The Travel Bookshop
요리조리 사람들을 피해서 사진을 찍기 힘들정도로 서점의 인기는 대단했다. 영화 속 장소라는 사실 뿐 아니라 30년이나 되었다는 서점의 빈티지한 외관은 충분히 근사한 샷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자, 이제 서점안으로 들어가볼까?
북적북적 사람 많다.
서점 안에는 밖보다 사람이 많았다. 이름처럼 여행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인데 안에 있는 사람들을 가만 보면 서점이라기 보다는 기념품샵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집에 가져가면 먼지만 쌓이는 일반 기념품들 보다는 훨씬 실용적이고, 내가 좋아라하는 '여행' 서적만 판매하는 곳인지라 나도 사람들틈에 끼어 나만의 기념품을 찾아보기로 했다.
나라별로 컨셉별로 구분되어 있다.
여기는 동양섹션
커다란 지도도 있다. +ㅁ+
작은 서점이지만 나라별로, 여행 컨셉별로 책들을 배치해 두었다. 가이드북, 역사책, 문화책, 사진집, 지도 등등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서점의 책꽂이를 통채로 집으로 가져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정말 많은 나라에 관한 책이 있는데, 한국에 관한 책은 론니플래닛 하나뿐인 것이 좀 아쉽다. 여행족의 눈으로 냉정하게 평가하면 우리나라 여행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갈 길이 멀다. 언젠가 나도 전 세계에 한국이란 매력적인 여행지를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
많은 책중에서 내가 고른 것!
아무래도 여기는 런던이기에 아시아 관련 서적보다는 유럽관련 서적이 많은 편이었다. 특히 소련이 해체되면서 생긴 이름도 낯선 동유럽 국가들의 책들이 쫘악 꽂혀있는 것을 보니 왠지 반가웠다. 나의 다음 목적지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크로아티아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인터넷을 맹렬히 뒤져봐야 영문판 론리플래닛 하나 뿐인데, 여기는 가이드북도 서너개는 되는데다 도시 지도도 있고 사전도 있다. 나름 고르고 골라서 하나 겟!
기념샷 한방!
그렇게 관심가는 나라에 대한 책들을 뒤적이며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레임은 여행지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의 설레임과 비슷하다. 그래서 노팅힐 영화의 배경에 여기가 등장한 것은 아닐까? 노팅힐의 오래된 서점에는 설레임이 있다. 내가 모르는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휴 그랜트같은 세계적인 배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2011년 여름, 불행히도 이 서점이 불황으로 폐업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영화 노팅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서점을 살리고자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어디서도 결말을 듣지 못했다. (혹시 최근에 가보신 분?!) 노팅힐을 찾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설레임을 주는 곳으로 남아있었으면 했는데 왠지 슬프구나..
The Travel Bookshop
- 13 Blenheim Crescent, London W11 2EE
- 영화 노팅힐의 배경이 되었던 그 서점. 불행히도 2011년 불황으로 인해 문을 닫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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