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EUROPE/영국 England

[Oxford] 옥스포드로 해리포터를 만나러 가볼까?

빛나_Bitna 2010. 12. 4. 00:23

런던에서 1시간 거리


  런던 시내에서 약 1시간 버스를 타고 옥스포드를 향해 달린다. 옥스포드라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몇가지 있다. 대학교, 해리포터 그리고 영어사전... ㅋㅋㅋ

 옥스포드는 총 38개의 단과대학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대학 도시다. 다시 말해 각각의 이름을 가진 단과대학들이 모인 집합이 옥스포드라는 것인데, 만약에 주변에 '나 영국 옥스포드 대학 나왔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짓일 확률이 높단다. 이 동네에서는 각각의 단과대학 이름을 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옥스포드를 걸으면서..


 도시안으로 들어서자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눈이 간다. 대학도시이기 때문인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꽤 어려보인다. 도시별 평균연령을 조사하면 아마도 영국에선 여기가 가장 어릴 것이야..!! 근사하게 생긴 영국청년들을 구경하는 사이에 빗줄기가 굵어지고 은근 추워지기 시작했다. 건물안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쉽지만 여기서 안녕, 근사한 청년들... ㅋㅋ

크라이스트처치 컬리지


비를 피해 들어간 곳은 크라이스트 처치 컬리지 (Christ Church College). 입장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되어 있긴 하지만 파리 소르본 대학에 들어가보려고 애쓰다가 실패한 아픈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이 정도만해도 감사할 따름이다. 학생들의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건 알겠지만 너무 빡빡하게 구는거 아닌가요? ㅠㅠ 이 대학에서 무엇보다 유명한 것은 대성당과 별관에 있는 다이닝 홀이다.
 

다이닝홀 입구


도대체 무슨 학생식당이 그리도 유명한걸까 곰곰히 생각하며 식당 입구에 섰다. 그런데 히얀하게 익숙한 이 장소!!!

해리포터 식당

근사한 학생식당


그렇다. 여기가 해리포터에 나오는 그 식당이다. 해리와 주인공들이 열심히 밥을 먹는 바로 거기, 올빼미들이 가족들의 편지를 전해주던 바로 거기!!! 전체적인 분위기는 영화 속과 유사한데 영화에서 보던 것과 달리 작고 아담한 편이다. 해리포터에 나온 곳 맞냐고 내게 물어보는 일본인에게 쿨하게 한마디 해줬다. '응, 맞아. CG로 넓힌거야.'라고...

벽면에는 이 학교와 관련된 유명인사들의 사진이 걸려있고, 테이블은 금방이라도 식사가 시작될 것처럼 세팅되어 있다. 실제로 이 대학 학생들의 학생식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라는데 매일 여기서 식사를 하면 도대체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할 뿐이다. 식사시간 외에는 나와 같은 관광객을 위해 개방하는데 동선이 지정되어 있는데다 감독하시는 깐깐한 아저씨도 있어서 구경하기 살짝 불편했다. 선을 넘어가면 때릴 것 같았다는!!! ㅠ_ㅠ

그리고 또 하나 놓칠수 없는 것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인 루이스 캐럴의 초상화이다. 이 학교 학생이자 교수로 재직했던 그는 이 대학의 간판 스타였다. 그의 인기를 증명하듯 식당 스테인드 글라스를 잘 보면 구석에 앨리스와 토끼를 찾아볼 수 있는데 불행히도 지금은 해리포터에게 밀린 분위기라 좀 슬프다. (내가 찍은 사진도 죄다 흔들렸다. ㅠ_ㅠ)

대성당

 식당을 나와 들른 대성당. 한국어로 된 안내문과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곳곳에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들이 서 있었는데 도움을 요청하면 성당의 역사나 그 안에 있는 것들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어르신이라 말씀을 천천히 하셔서 알아듣기도 쉽고 괜찮았다.

수업이 끝난 걸까?

캠퍼스를 걷다.

고풍스런 건물들


이렇게 크라이스트 처치 컬리지를 나와 캠퍼스를 걷기 시작했다. 얼핏보면 비슷하게 생긴 건물이었지만 문과 창문에 단과대학 특유의 문양들이 새겨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보들리안 도서관

열심히 걷다가 발걸음이 멈춘 곳은 보들리안 도서관. 이 도서관은 무려 500만권의 서적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영국에서 출판된 서적의 거의 대부분에 해당되는 규모란다. 그러니 해리포터 영화속에서 본 도서관에 가득찬 책은 절대 CG가 아니겠지.

거리를 메운 학생과 관광객들

서점, 기념품샵은 필수코스!


비가 와서 조금 춥긴 했지만 옥스포드 거리를 걷는 것은 정말 즐거웠다. 학교, 도서관, 서점에서 풍겨나오는 고풍스런 냄새 그리고 수수한 옷차림이지만 여유와 자신감이 넘치는 학생들... 아직 학교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인지 이런 환경에서 그들과 같은 포스를 풍겨주며 공부하고 싶단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뭐 일단 입학이 불가능하니 실현가능성은 아주아주아주 낮겠지만... ㅋㅋㅋ

옥스포드. 영국의 아니 전 세계의 수재들이 모인다는 곳. 이 곳의 학생들은 수백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도시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