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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스탬포드 브릿지 투어, 홈 어드밴티지는 이런 것! (Stamford Bridge)

빛나_Bitna 2010. 11. 24. 09:49

  스탬포드 브릿지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가이드 투어 시간이 되었다. 착한 발음의 가이드가 밝게 인사하며 다가왔다. 두근두근... 이제 그를 따라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 안으로 들어간다. 총총총 =3=3=3  

여기는 기자실

끝없이 놓여진 의자


처음으로 들른 곳은 프레스룸. 기자실이다. 거대한 첼시 로고가 붙어 있는 벽과 어림잡아 100개쯤 놓여있는 의자가 눈에 들어온다. 한쪽 구석에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공간까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여기가 맨날 스포츠뉴스에서 보던 곳이라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처럼!!

 친절한 가이드는 마이크도 켜주고 번갈아가며 기념샷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어때? 정말 기자회견장 같지 않은가? ㅋㅋ 분주하게 자리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어주며 한껏 기분을 내어본다. 오늘의 경기는 당연히 이기겠죠. 골은 넣을 사람이 넣겠죠, 뭐...ㅋㅋㅋ

여기는 원정팀 대기실


 프레스룸을 나와 다음으로 들른 곳은 Away Changing. 즉, 원정팀 대기실이다. 가이드는 이 곳을 'Loser's room'이라고 표현했다. 이 방에 좋지 않은 기운이 흐르니 조심해야 한다나 모라나... ㅋㅋㅋ

옷 갈아입는 곳 (원정팀)

샤워시설 (원정팀)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한눈에 싸악 들어오는 작고 휑한 공간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놓여있는 것은 의자, 옷걸이, 쓰레기통, 그리고 문 뒤에 박혀있는 화이트보드 하나가 전부였다. 가장자리 빙 둘러 놓여진 의자는 딱딱했고 의자 아래는 작은 캐비넷이 있었는데 여기다 선수들의 용품을 보관하는 거란다. 물건을 넣고 꺼내려면 허리가 아프겠지만 상대편의 허리는 우리에겐 중요하지 않다나 뭐라나.. ㅋ

열심히 설명 중.. 저 뒤쪽이 샤워실이다.


방 가운데 달랑 하나 놓여있는 것은 마사지를 위한 침대이다. 이 공간보다는 샤워실에 놓이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불행히도 샤워실엔 저 침대 하나 들어갈 여유공간이 없었다. 휑한 공간 때문인지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으슬으슬 춥다는 느낌이 든다. 이거 원... 원정팀은 기죽어서 경기 제대로 할 수 있겠어?!

여기는 첼시 대기실


원정팀 대기실을 나와 첼시의 대기실로 향했다. (당연히 가이드는 이곳을 Champion's room이라 했다.) 거대한 첼시 로고가 떡하니 붙어있는 문부터 범상치 않다.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음료로 가득한 냉장고 그리고 부엌

넓은 세면실 (샤워실은 따로 있음)

넓은 마사지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비교체험 극과 극도 아니고 앞서 본 원정팀 대기실과는 정말 차원이 다른 공간이다. 일단 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넓은 공간에 부엌, 샤워실, 세면실, 마사지실, 휴식공간, 캐비넷, 회의공간까지... 선수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듯 하다. 공간이 너무 넓어서 해메고 있는 우리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하나씩 하나씩 구경해 보기로 했다. 집들이에 온 손님들처럼... ㅋㅋ

여기가 첼시 선수들의 캐비넷

캐비넷 내부도 참 잘 되어 있다.

선수들이 입고 뛰는 유니폼!


맨 처음은 선수들의 캐비넷. 일단 커다란 삼성TV가 눈에 들어오고.. ㅋ 각 캐비넷마다 선수들의 이름이 적혀있고 유니폼이 쭈욱 걸려있다. 캐비넷 안에는 옷은 물론 핸드폰이나 악세사리를 정리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아이팟 충전기도 있더라;;; ) 다국적 팀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문화적 종교적 성향에 따라 영국선수들, 유럽선수들, 그 외 국가 선수들 순서로 자리를 배치해 두었다고 한다. 약 1미터 정도까지만 다가갈 수 있도록 줄을 쳐놨는데 마음같아서는 뛰어들어가서 저 유니폼을 하나 집어오고 싶었다는!!! 

여기는 부엌


 다음으로 들른 곳은 부엌. 누가 여기서 요리까지 해먹을까 싶었지만 선반 안에 왠만한 도구와 재료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싱크대옆에 커다란 제빙기가 눈에 들어왔다. 시원한 음료를 마실때 뿐 아니라 얼음 마사지에도 요긴하게 사용되는 아이템이라고... 

여기는 마사지실

 
 원정팀 대기실엔 덜렁 하나의 침대가 놓여있더니 여긴 아예 마사지실이 따로 있다. 무려 6개의 침대가 놓여있고 경기가 있을때는 팀 의료팀과 마사지 전문가가 선수들을 관리한다고 한다. 침대의 숫자 뿐 아니라 퀄리티도 차이가 있다며 몸으로 보여주는 가이드 덕분에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ㅋㅋㅋ

여기는 샤워실


세면대와 샤워기가 모두 갖춰진 샤워실. 양 옆에 샴푸와 클린져까지 모두 세팅되어 있다. 다들 키가 커서 샤워기나 세면대 높이가 좀 높아보였다. 역시나 선수들을 위한 맞춤시설이겠지? 
 

열심히 설명중인 가이드

 마지막으로 들른 공간은 작전회의실(?). 간단한 몸풀기 운동기구와 수건, 빔프로젝터, 화이트보드 등이 눈에 띈다. 경기가 있을 때에는 한쪽 테이블에 간단한 음식들이 준비된단다. 뒤쪽에 잔뜩 쌓인 수건은 어제 마르세유와의 경기후 사용된 것이란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정리가 덜 되었다고... 선수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수건을 탐내는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를 은근 경계하는 재밌는 가이드 덕분에 다시 웃음바다였다.

어제 경기를 위한 작전!

화이트보드에는 작전용 페이퍼가 떡 하나 붙어있었다. 첼시와 마르세유 선수들의 이름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어제 경기에서 사용한 흔적인 듯 하다. 감독이 된 것처럼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했지만 솔직히 이 부분은 알아듣기 힘들었다. 중간중간 추임새를 넣으며 어제 첼시의 승리를 리마인드하고 있었다. 역시 동양이나 서양이나 남자들은 스포츠 경기를 볼 때 모두 감독이 되는 것 같다. ㅋㅋㅋ

이렇게 원정팀과 첼시의 대기실 투어가 끝났다. 첼시는 워낙 부유한 구단이라 시설이 유난히 좋기도 하지만, 모든 영국 구단의 경기장은 원정팀과 홈팀의 대기실부터 이렇게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스포츠에서 흔히 말하는 '홈 어드밴티지'에 대한 새로운 면을 보게 된 것 같다. 난 단순하게 홈팀에서 경기하면 관객도 많이 오는 부분만을 생각했었는데 경기장 밖에서도 이런 차이가 있었다는 것!!! (우리나라 경기장도 이렇게 큰 차이가 날지는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원정가서 승리를 하는 것은 체력적, 기술적인 것 보다도 정신적인 부분을 더 많이 요구되는 듯 하다. 앞으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첼시를 꺾는 팀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