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in] 김태희가 춤추던 곳, 가장 아름다운 스페인 광장을 찾아서.. (Sevilla)

여기는 세비야 스페인 광장

 자전거를 타고 세비야 곳곳을 달리다가 도착한 스페인광장. 사진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아름답구나!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다른 도시에서도 '스페인 광장'이란 이름의 광장들을 많이 보았지만 딱 하나를 뽑자면 나는 세비야를 꼽을 것이다. 이탈리아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스페인 광장'이라 했을 때, 이탈리아를 떠올리는 사람들은 세비야에 와보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곡선이 아름답다.

 광장에 있는 멋진 건물은 건축가 아니발 곤살레스가 1929년 박람회를 위해 만든 것이라 한다. 반원형 구조의 건물이라서 복도를 따라 걸으면 광장 건물을 멀리서 바라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실 같은 건물인데 말이지... 정 가운데 있는 탑을 중심으로 데칼코마니처럼 잘 찍어낸 듯 하다. 

김태희의 LG 싸이언 광고

 
 이 광장이 우리에게 익숙한 이유는 바로 김태희가 플라멩코를 추던 LG 싸이언 광고 때문일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세비야'란 지명은 알지 못해도 김태희가 열심히 춤추던 이 광고는 기억하고 있을테니까... 광고에서는 인물이 유난히 돋보였지만 (물론 김태희가 이쁘긴 하지만...) 실제 촬영현장에서는 상황이 좀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CG가 아니었다면 김태희가 배경에 묻혔을지도...;;;  

가운데 바닥 공사중 ㅠ_ㅠ

 불행히도 내가 광장에 갔던 날에는 광장 가운데 바닥 공사가 한창이었다. 덕분에 광고처럼 화려한 춤사위를 뽐내는 근사한 스페인 훈남들대신 바닥 공사에 열올리고 있는 아저씨들 뿐이다. 흥... -_-!!!

이 곳의 자랑, 화려한 벤치!

로그로뇨 (Logrono)

바닥에는 스페인 지도가 있다.

 광장 가장자리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이 벤치. 벤치마다 다른 스페인 도시 이름과 그림 그리고 지도를 가지고 있어서 익숙한 도시을 찾아보는 재미에 푸욱 빠져버렸다. 이런 식으로 광장안에는 총 58개의 스페인 도시들이 새겨져 있다. 스페인 도시들을 안고 있는 광장.. 이 정도는 되야 '스페인 광장'이라 이름붙일 수 있는 것 아닌가? 
  

벤치에 앉아서 한 컷!

낮잠이나 자련다.

맘에 드는 도시 벤치를 골라 누워본다. 살짝 길게 만들어진 벤치는 아무래도 앉기 보다는 눕기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 타일로 만들어진 벤치는 뜨거운 날씨속에서도 시원한 기운을 간직하고 있었다. 등과 목이 시원한 것이 나른해진다. 여러가지 생각들로 복잡했던 머리속이 시원하게 정리되는 기분이다.  

벤치에 누워서 바라본 모습

 구름 하나 없이 맑은 하늘, 올려다 봐도 흠잡을 것 없이 섬세하게 지어진 건물, 등뒤에서 느껴지는 시원함, 저 멀리 들리는 아이들 소리, 아이팟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몇 일만에 스페인식 생활에 적응한 것인지 낮잠이 몰려온다. 타지에서 무방비상태로 누워 있음에도 불구하고 몰려오는 잠을 쫓고 싶은 생각은 없다. '1박 2일'이 아니고서 한국에서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야외취침, 여기서라도 마음껏 즐겨볼테니 방해하지 말라, 나의 평화로운 오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