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사르 입구
세비야 대성당 맞은편에 있는 알카사르. 왕이 머물던 저택이자 성채였던 곳으로 8세기 아랍인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역대 왕들이 증축을 거듭하여 만들어진 궁전이다. 이슬람 느낌이 드는 그리스도교양식인 무데하르양식으로 만들어졌단다. 스페인의 많은 도시에서 알카사르를 찾을 수 있는데 유독 세비야의 알카사르에 많은 사람이 찾는 이유는 알카사르 중에서도 원형이 가장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란다.
돈페드로 궁전
붉은 대문위에 새겨진 사자모양의 문양이 중세 기사단을 연상시켰는데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돈페드로 궁전은 이슬람 사원을 연상시켰다. 궁전 안에는 공식 알현실이라 불리는 방이 있는데 과거에는 이 곳에서만 왕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벽면을 가득 채운 명화와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역시 왕이 생활하던 곳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과거 콜럼버스가 첫 항해를 시작할 때도 이 곳에서 왕을 만났었겠지...?
아름답다.
멋진 정원도 있다.
궁전 뒤에는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져 있었는데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잘 정돈되어 있었다. 요새처럼 만들어진 건물이라 철저히 private한 정원인 셈이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정원에도 아픈 역사가 있었으니, 16세기 스페인 군주들에 의해 대리석으로 덮여졌다가 2004년에서야 지금 모습으로 발굴된 것이다. 요새처럼 높은 담과 망루 그리고 정원에 얽힌 슬픈 역사속에서 과거 스페인과 이슬람세력의 충돌이 얼마나 심했었는지 짐작해본다. 지금은 참 평화롭고 따뜻한 정원이지만 과거에는 싸늘한 곳이었겠지...
근사한 실내
내부의 화려한 벽면과 천장이 나의 눈길을 끌었지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스치듯 빠르게 궁전안을 누빌 수 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궁전이 크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급해서인지 집중력이 흐려져서 제대로 돌아볼 수가 없었다.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을 참고해서 만들어진 궁전이라하니 그라나다에 가서 오늘의 아쉬움을 마음껏 풀어줄테닷!!!
알카사르 안에 있는 공청회장은 15세기에는 식민지 무역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된 건물이다. 끝없이 길게 뻗은 건물 복도를 걸으면서 생각해본다. 콜럼버스를 시작으로 얼마나 많은 탐험가들이 이 곳을 다녀갔을까? 식민지 개척을 통한 부의 축적을 위해 스페인은 그 많은 탐험가들의 항해를 지원한 것일까? 정확한 내막을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옛날 스페인 사람들은 꽤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 자신들의 존재를 새겨넣으며 자신을 발전시켜 온 사람들. 이방인을 경계하고 무시하기보다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건네던 이 동네 사람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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