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in] 알함브라 궁전에 첫 발을 내딛다. (Granada)

 그라나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중심도시로 이슬람왕조가 끝까지 지켜내려 노력했던 도시이다. 덕분에 그라나다는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담긴 역사적인 건물들을 품에 안고 있다. 그라나다에서 알함브라 궁전을 뺀다면 더 이상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른 아침, 간단히 아침을 먹고 알함브라 궁전으로 향했다.

알함브라 궁전 입장권

두근두근 드디어 알함브라가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을때, 나를 가로막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었다. 오전 8시밖에 안됐는데 입장권을 파는 곳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유유히 긴 줄을 지나쳐 안쪽에 있는 기념품 샵으로 향했다. 기념품샵 옆에 있는 자판기에서도 알함브라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덕분에 생각보다 쉽게 입장권을 얻을 수 있었다. 

날씨가 정말 덥다. -_-

 
알함브라 궁전이라 통칭되고 있지만 이 곳은 몇 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이슬람 마지막 왕조인 나스르 왕조의 왕궁과 헤네랄리페 정원, 그라나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알카자바 요새 그리고 카톨릭 세력의 정복 이후 만들어진 카를로세 5세 궁전 이렇게 크게 4개로 구분된다. 하이라이트인 나스르 왕궁의 경우 지정된 시간에만 입장이 가능하니 다른 곳을 둘러보다가 입장 시간을 놓치는 불상사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입장권을 가만 보면 우측 하단에 'Horario Palacios Nazaries'라고 쓰여있는 곳이 나자리 왕궁 입장 가능시간이다. (나는 11시에 입장가능) 

카를로세 5세 궁전으로 가는 길

넓은만큼 곳곳에 표지판이 친절하게 세워져 있어 길찾기는 비교적 쉬운 편이었다. 입장하자마자 혹은 가장 마지막에 나스르 왕궁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지정된 시간이 좀 애매했다. 그래서 동선을 고려하여 카를로세 5세 궁전 - 나스르왕궁 - 알카자바 요새 - 헤네랄리페 정원 순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다 돌아보고 난 뒤에 카를로세 5세 궁전을 마지막에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지만.... 어쩔 수 없잖아!!!

카를로세 5세 궁전

 나스르 왕궁 바로 옆에 있는 카를로세 5세 궁전은 이름과 겉모습부터 이슬람과는 거리가 있다. 이 궁전은 이슬람 세력을 정복한 카톨릭 세력에 의해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이다. 이태리 밖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르네상스 건물이라는데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태리에 가보지 않은데다 아직 이슬람 궁전은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카톨릭 궁전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궁전 안의 모습

궁전 내부는 넓고 천장이 높아서 텅 빈 느낌이었다. 건축학도가 아닌지라 정확히 알 수 는 없지만 견고하고 잘 짜여진 구조의 건물인 것 같았다. 한 가운데에서는 무대와 객석 준비가 한창이었는데, 알고보니 곧 이 곳에서 음악회가 열린단다. 이 궁전은 구조상 소리 울림이 뛰어나단다. 해질 무렵에 이런 곳에서 재즈와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궁전이 근사해 보인다. 텅 빈 궁전을 가득 채우는 음악이라... 이런 흔들리는 갈대같은 나의 마음이여...!!!

알함브라 궁전에 가기 전, Check point!
1. 알함브라는 안달루시아에 있는 이슬람 궁전 중에 가장 큰 규모로 돌아보는데 반나절 이상의 시간이 소요됨을 기억하자. 
2. 편한 복장과 신발 그리고 물과 약간의 간식거리는 필수! 스페인의 강렬한 해를 감안하면 아침에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3. 매일 입장가능한 인원이 정해져있어 성수기엔 입장권을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니 현지 상황을 잘 체크하자. 
4. 필요하면 인터넷 예매도 가능하다. 날짜와 시간을 직접 고를 수 있다. http://www.servicaixa.com/nav/en/index.html
5. 신용카드로 인터넷 결재를 했다면 티켓을 찾을 때, 결재한 신용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6. 궁전 입구 기념품샷 옆 기계에서 예매한 입장권을 발권하거나 신용카드로 입장권 구입이 가능하다. 수수료 1유로가 있지만 긴 줄을 설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친절하게 기계 사용법을 알려주는 안내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