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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 소소한 볼거리 가득! 방브 벼룩시장 탐험기 (Paris,France)

빛나_Bitna 2012. 2. 6. 18:16

 파리에는 생 투앙 (Saint Ouen), 몽트뢰유 (Montreuil), 방브 (Vanves) 이렇게 3개의 벼룩시장이 있다. 과거 파리 도시정비 사업을 위해 시내 밖으로 이주하게 된 폐품 수집업자들이 모여서 형성된 곳으로 모두 파리 시내 밖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철역과 가까워 찾아가기는 좋은데 북쪽, 동쪽, 남쪽에 펼쳐져 있다보니 한번에 여러곳을 방문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곳은 방브 벼룩시장. 숙소에서 그나마 조금 가깝고, 규모가 작은편이라하니 구석구석 둘러보기 좋을 것 같으니까.

벼룩시장 도착

은근 사람이 많다.


 방브 벼룩시장은 지하철 'Porte de Vanves'역에서 하차 3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표지판도 있지만 어디론가 걸어가는 사람들을 따라가다보면 찾을 수 있다. 시장이 열리는 오전 8시에 가고 싶었지만, 게으른 나에게는 쉽지 않은 미션이다. 나름 서두른다고 해서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이미 많은 가게들이 한창 영업중이다. 조금 늦었지만 어때, 지금부터 열심히 돌아보면 되지!!! 

열쇠고리와 스탬프 판매중

각종 악세사리 가득

초큼 고가의 아이템도 보임

귀여운 브로치

귀금속류는 유리관에 들어있기도..

 벼룩시장의 물건들을 정확히 분류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자세히 관찰해보니 나름 인기있는 품목들이 있다. 1등은 악세사리. 요즘 나오는 제품과는 디자인이나 분위기가 많이 다르지만 촌스럽다기 보다는 유니크한 매력이 있다. 반짝반짝 부담스러운 광택대신 녹슬지 않게 세심하게 관리한 흔적이 엿보인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여자들은 비슷하다니까... ㅋㅋㅋ

우아한 찻잔세트

예쁜 모양 그릇들

 우아한 찻잔세트와 그릇들도 단골손님이다. (차라고 하면 영국 벼룩시장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여성스러운 곡선과 무늬가 두드러진 디자인이 많은 편이었다. 요즘은 단색에 심플한 그릇들이 많아서 이렇게 화려한 프린트와 문양이 낯설다. 두손으로 단아하게 움직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중고책들

1863년부터 1944년까지 발행된 파리일간지 Le Petit Journal

 신문, 책, 엽서 등 빛바랜 종이들도 보인다. 한부씩 비닐봉투에 포장해서 깔끔하게 정리한 것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비법이었던 것 같다. 무려 80~90년 전에 발행한 일간지도 있고, 누군가가에게 보낸 메세지와 함께 우표와 우체국 직인이 찍힌 엽서들도 있다. 해석은 불가능하지만 누군가의 비밀 일기를 훔쳐보는 스릴감..!!

군인 캐릭터들

레고 사람들

이건 전쟁 모형판?


 크고 작은 전쟁의 역사를 가진 나라라서 전쟁과 관련된 소품도 눈에 띈다. 군인모양 인형들은 총과 방패를 들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기마병에 취사병까지 제대로 군대의 모양을 갖추고 있다. 남자 아이들에게 주면 인기가 좋을 듯..?

이것이 바로 샤넬 빈티지!


 유난히 젊은 아가씨들이 몰려있는 곳을 비집고 들어가니 샤넬의 로고가 나를 반긴다. 가방, 옷, 스카프, 선글래스, 귀걸이, 목걸이 등등 다양한 아이템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 샤넬 매장을 연상시켰다. 이것이 바로 빈티지 샤넬! 벼룩시장 물건이라기엔 가격대가 높지만 현재 가격대를 생각하면 나름 괜찮은 가격이다. 게다가 최소 10년은 된 유니크한 샤넬을 만난다는 매력도 있으니까! 한참을 들여다보다 맘에 드는 아이템을 발견했지만 진품여부를 확신할 수 없어 구매욕을 자제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엔 전문가(?)를 데려갈테다...!!!  

이제서야 세팅중인 지각생 가게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

득템중인 사람들..


 나름 많이 둘러보았는데 아직도 구경하지 못한 가게들이 많이 남아있다. 파리의 3개 벼룩시장 중 가장 작은 규모라고 들었는데 확실한 건가?! 방브 벼룩시장에는 관광객보다 파리시민이 많은 편이었다. 저런 물건을 누가 살까 싶다가도 누군가 장바구니에 넣고 있는 것을 보면 왠지 좋아보이는 것이...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소소한 아이템들의 가치를 발견할 줄 아는 눈썰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매의 눈?!   

가구도 있다.

오래된 전자제품도 있고..

 엔틱이란 이름의 가구들도 있다. 의자, 테이블, 수납장 등등 사람의 손길덕에 모퉁이가 반질반질해진 원목가구들이 왠지 더 특별해 보인다. 시계, 라디오와 같은 오래된 가전 제품도 있다. 전원이 들어오긴할까 의심하는 내 마음을 읽은 건지 콘센트를 가져다가 직접 켜보이기도 하는 센스라니...!!!

분류불가 아이템들

 창고에 있는 상자를 펼쳐놓은듯한 가게들도 있다. 물건들을 그룹핑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보이긴 하는데 결국은 물건 하나하나 잘 보이게끔 펼쳐놓는 것으로 만족한 듯 싶다. 쓰임새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의 용도를 내 맘대로 추측해 보며 계속 걸었다.   

승마하는 모양의 오르골

엔틱한 지구본

정교하게 조각된 기린 한 쌍

에펠탑 모양 오프너


 자, 그렇다면 방브 벼룩시장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물건은 뭐가 있을까? 덩치가 큰 가구와 고가의 아이템들은 제외하고 몇 가지 후보들을 골라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죄다 구입하고 싶지만 분위기에 사로잡혀 구입했다가 집에서 먼지만 쌓이는 아이템이 적지 않기에 나름 신중하게 선택했다.
 

파리 기념품은? 에펠탑 모양 오프너

 내가 방브 벼룩시장에서 최종 선택한 아이템은 에펠탑 모양의 오프너. (요즘 우리집에 놀러오는 사람들이 모두 탐내는 아이템!) 처음에 10유로라는 다소 비싼 가격이었는데, 마감시간과 약간의 흥정이 더해지니 5유로까지 내려간다. ㅋㅋ 나만의 유니크한 파리 기념품을 하루 종일 손에 꼭 쥐고 다녔다. 소소한 물건들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 이것이 벼룩시장의 매력이다. 

방브 벼룩시장 (Vanves)
- Ave. Marc Sangnier, Aue Gerouges Lafenestre, 파리 14구
- 지하철 Porte de Vanves역 3번 출구
- 매주 토/일 오전 8시~13시까지. 12시부터는 마감 분위기이므로 10시에는 도착해야 함.
-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바로 구매한다. 누군가 사갈 수도 있고, 다시 그 가게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
- 벼룩시장 물건은 부르는 것이 값이므로, 흥정이 필수다. 마감 직전에 구매하면 흥정이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