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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유 광장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앞, 우아하게 오페라를 하나 보는 것보다 중요한 일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파리 지도와 품 속에 넣어둔 주소를 꺼냈다. 바스티유 역에서 가깝다고 들었는데 지도에서는 영 찾을 수가 없다. 결국 나는 제대로 발음하기도 힘든 파리의 주소를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길을 묻기 시작했다. 
   

드디어 찾았다! Miel & Paprika


 바스티유 역에서 출발해서 약 20분을 헤메다가 아이폰을 사용하는 파리 아가씨 덕분에 기적적으로 찾아 온 곳은 바로 '미엘&파프리카' 란 이름의 레스토랑이다. 파리에 왔으니 프랑스 정찬을 먹어보고 싶은데 여행책에 나온 레스토랑들은 1) 샹젤리제에서 한번 당했더니 신뢰도가 영 떨어지고  2) 후덜덜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지라 많이 망설였었다. 그러던 내게 같은 숙소 아가씨가 알려준 곳이 바로 이 레스토랑이었다. 파리에 살고 있는 친구가 추천한 최근에 뜨고 있는 곳이라나 뭐라나...

실내 사진 (엇, 쉐프가 찍혔다!)


 아담한 레스토랑은 문 앞에 놓인 2인용 테이블을 포함해도 10개가 되지 않았는데, 뜨는 곳이란 것을 증명하듯 모든 테이블이 만석이었다.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점점 길어졌다는..) 다른 파리의 레스토랑이 그렇듯 여기도 빠방한 에어컨은 존재하지 않았다. 좁고 더워서 불편할 수 있는데 손님들은 모두 즐거운 표정으로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 

 미엘&파프리카는 그 날의 특선메뉴 두 가지씩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불어도 모르고 프랑스 요리는 더 모르는 나에게 선택폭이 좁은 것은 그나마 좋은 일인데, 이거 원..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레스토랑의 예쁜 언니는 메뉴판을 동양 꼬꼬마 앞에 가져다놓고 하나하나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오늘 메뉴에 대한 설명과 함께 먹으면 좋은 와인까지 챙겨주는 서비스에 감동할 수 밖에 없었다. (흑흑.. 파리에서 어딜가도 불어 못하면 다들 불친절했다고..!! ㅠ_ㅠ) 그래서 우린 풀코스 정찬과 함께 스파클링 그리고 레드와인까지 아낌없이 마음껏 질러주었다.     

에피타이져


 
 달달한 스파클링 와인과 함께 하나씩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음식이 나올때마다 이름과 재료를 설명해 주었는데 솔직히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다. 다만 부드럽고 담백한 맛들만 기억에 남는다. 스파클링 와인은 처음에는 입맛을 돋궈주고, 마지막에는 메인메뉴를 위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래서 같이 먹으면 좋다고 한 것일까?

메인요리



 메인요리인 양갈비와 안심요리는 접시에 예쁘게 담겨져서 등장했다. 문득 오늘의 메뉴 중 어떤 것이 더 인기가 좋은가 궁금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처럼 사이좋게 하나씩 주문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사람의 심리는 다 비슷비슷하구나. ㅋㅋ 
 한국에서는 양고기 특유의 노린내없이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많지 않고 그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 이렇게 파리에서 맛보게 되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한국에서 양고기 요리집을 차려야 하나... 쩝...) 함께 등장한 안심요리는 육회의 프랑스 버전이라고나 할까? 입에서 살살 녹아내리는 맛이 일품이었다. 드라이한 레드와인과 함께하는 프랑스 정찬에 감동하고 있는 우리에게 음식 맛이 어떠냐고 묻는 쉐프. 말이 필요한가?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어주었다.    

달콤한 디져트


 
식사의 마무리 디저트. 예쁘게 장식되어 나와서 먹기 아까웠지만 아이스크림이 섞여 있어서 후다닥 먹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곁들여진 케익도 여러겹의 얇은 파이도 너무나도 맛있었다. 인위적인 단 맛이 아니라 과일과 초콜릿이 만들어주는 달콤함이라 더욱 만족스러웠다.

귀여운 명함

구글 지도에서 찾기



 기분좋은 식사를 마치고 그 기분을 깨고 싶지 않아 (파리 지하철은 너무 더러우니!) 숙소까지 지하철 대신 도보를 이용하기로 했다. 한 정거장 반쯤 되는,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인데 생각보다 훨씬 빨리 숙소에 도착했다. 기분탓인지 와인덕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오늘따라 파리의 밤거리가 유난히 아름다워 보인다. 

Miel & Paprika
- 주소. 24 Rue De Cotte, Paris (전화. 01 53 55 02 67)
- 바스티유 역에서 가깝다고 들었는데, 구글지도로 보니 주변에 지하철 역이 은근 많다. -_-;;; 
- 에피타이져, 메인, 디져트로 이어지는 정찬에 와인 2~3잔쯤 곁들였는데 4만원이 살짝 넘었었다. 가격대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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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denim 2012.02.05 20:59

    왠지 한국보다싼느낌 +_+
    아우 부러워요. 와인좀사오셨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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