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NORTH AMERICA/미국 US

[뉴욕] 구겐하임부터 센트럴 파크까지 산책하기 (Newyork,USA)

빛나_Bitna 2012. 2. 16. 21:47
1st Day : 타임스퀘어 - 에싸 베이글 (Ess-A-Bagle) - 구겐하임 - 센트럴파크 - 5번가 - 6번가 LOVE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현대 미술관 (MOMA),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자연사 박물관, 브루클린 박물관, 유대인 박물관, 뉴욕시 박물관 등등 뉴욕에는 참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다. 이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집중적으로 파헤쳐보려면 일주일은 금방 지나갈 것이다. 하지만 1) 일정이 충분하지 않고, 2) 나의 동행인 엄마님의 취향을 고려하여 딱 하나의 미술관만을 일정에 넣었는데, 바로 구겐하임 미술관 되시겠다.

구겐하임(gugenheim) 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은 미국 철강계 거물인 솔로몬 구겐하임이 수집한 미술품들(개인소장품!)을 기반으로 설립되었다. 달팽이를 떠올리게 하는 외관과 계단이 없는 나선형 구조의 실내 모두 독특한 설계로 인기를 모았고 1959년 완성되자마자 뉴욕의 핫플레이스가 된 곳이다. 맨하탄에서도 나름 부유한 동네에 위치하고 있고, 건너편에 센트럴파크가 있어서 동네가 조용하고 평온한 분위기가 맘에 든다.

하늘이 보이는 실내


 건물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하늘에 별이라도 걸려있나 싶어 고개를 들어보니 천장을 통해 푸른 하늘이 보인다. 흰색에 탁 트인 실내, 자연광이 그대로 내려오는 구조까지...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나선형 구조 전시장


 구겐하임은 입구부터 길을 따라 올라가며 전시물을 관람하는 구조로 되어 있고, 관람코스는 꼭대기 기념품샵으로 마무리 된다. 계단이 없는 나선형 구조라 동선을 방해하는 것이 없다보니 내 다리가 아프다고 좀 쉬자고 신호를 보내지 않는 한, 작품을 감상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쌈지길이 이 곳을 보고 따라한 것 같다는... ) 오르막 길임을 감안하면 처음에 맨 꼭대기부터 내려오면서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올라가며 보고, 내려오며 또 보고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1층 외에는 사진 촬영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기념품샵에 판매하는 책자는 너무 비싼 관계로 전시되고 있는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련다. 내 머릿속에 강렬히 남아있는 작가 두 명은 샤갈과 칸딘스키. 그들의 작품을 심심치 않게 (칸딘스키 작품은 좀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계속 보다보니 각자의 스타일이 점점 눈에 들어온다. 학창 시절 미술시간에 책에 나온 대표작 하나를 보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작가의 성향('차가운 추상' 이런거 ㅋㅋ)을 공식처럼 외웠는데, 여러개의 작품을 보다보니 달달 암기했던 내용이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역시 공부는 암기가 아니라 이해인 것인가!!!

여기는 센트럴파크



 구겐하임 관람을 마치고 길 건너 센트럴 파크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가 끝인지 잘 보이지도 않는 호수를 따라 걸으면서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거대한 공원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입김이 나오는 꽤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쫄쫄이만 입고 공원을 달리는 뉴요커 조깅족들이 눈에 띈다. 탄수화물과 지방과다 식단을 즐기는 뉴요커들의 몸매 관리 비결은 조깅이 틀림없다. 몇 일 관찰해보니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센트럴파크에는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하더라는... 

청설모 발견!


 
 센트럴파크 안에는 보행로와 벤치, 아이스링크와 같은 인공적인 시설들을 갖춰져 있다. 해마다 2,500여명의 사람들이 찾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를 가진 공원이지만 커다란 나무, 호수, 청설모 같은 동물들과 이름모를 새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공원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 빌딩숲에 교통체증,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 뉴욕은 서울만큼 (혹은 그보다 더) 복잡한 도시라 생각했는데 센트럴파크는 복잡한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맨하탄의 땅값을 생각하면 한가운데 이렇게 넓은 공원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과감한 투자다. 미국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아둥바둥 바쁘게 살아간다고 생각했는데,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이런 쿨한 여유가 있다. 아아_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너무나도 불쌍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_ 

센트럴파크를 달리는 마차

 공원을 달리는 마차가 보인다. 눈쌓인 공원을 달리는 마차는 왠지 분위기 있다. 주변이 조용해서 말 발굽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다. 해가 지는 시간이라면 더 로맨틱할 것 같은데... 근데 뭐, 저 마차안에 있는 사람들은 커플인 것 같으니 소달구지를 타도 좋을 것이여~ㅋㅋ 

섹스앤더시티에 나왔던 이 장면!

분위기 잡으려고 지른 구두!



 센트럴파크를 달리는 마차하면 떠오르는 것이 드라마 섹스앤더시티. 빅과 캐리가 근사하게 차려입고 마차를 타고 센트럴파크의 밤을 즐기는 모습은 동화책에서 본 왕자님, 공주님을 떠오르게 했고, 꽤 많은 여성들의 로망에 '센트럴파크에서 마차타기'가 추가되었다나 뭐라나..ㅋ

오늘도 마차는 영업중



 공원밖으로 나오자마자 길게 주차(?)되어 있는 마차들이 눈에 띈다. 모여있는 말들은 도시생활에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어찌나 볼일을 많이 보는지 그 앞을 지나가는데 말똥냄새가 장난 아니다. 게다가 마부들의 호객행위도 치열하다. 주로 관광객과 젊은 여성이 타겟인듯 내가 지나가자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뭐라뭐라 소리친다. @_@;;; 이것이 바로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