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생활기 4

킨더다이크, 고즈넉한 네덜란드 풍차마을 (Kinderdijk,The Netherlands)

넓고 평평한 벌판 위에 풍차들이 바람을 맞으며 돌아가는 풍경은 '네덜란드'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다. 과거 네덜란드에서 풍차는 저지대의 물을 퍼내거나 곡식을 빻는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다. 산업혁명 이전 네덜란드에는 무려 1만여 개의 풍차가 있었지만 점차 기계로 대체되어 현재는 전국적으로 약 천개 정도만 남았다고 한다. 어디로 가면 풍차를 볼 수 있을까, 오늘날 네덜란드에 남아있는 풍차들은 본래의 역할보다 관광객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이 네덜란드 하면 떠올리는 것이 풍차일테니까. 네덜란드에서 풍차로 유명한 장소는 바로 잔세스칸스 Zaanse Schans와 킨더다이크 Kinderdijk로 각각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 근교에 자리하고 있어 해당 도시와 함께 둘러보기 좋다. 오늘 ..

쿠켄호프, 튤립과 시작되는 네덜란드의 봄 (Keukenhof, The Netherlands)

'네덜란드'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튤립'. 사실 튤립의 원산지는 터키와 중앙아시아 일대인데, 정작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은 오래 전부터 튤립을 키우기 시작한 네덜란드 사람들 덕분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튤립 키우기에 매진하게 된 이유는 이 나라의 지형적, 기후적 특징 때문이다. 국토 대부분을 바다를 메워 만든 네덜란드의 토양에는 소금기가 많은 편인데, 다른 꽃들과 달리 튤립이 소금기 있는 땅에서도 잘 자란다고. 튤립 농사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원예 국가로 성장한 나라답게 네덜란드의 봄은 꽃과 나무를 심고 정원을 손질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봄이라기엔 바람이 찬 3월부터 상점마다 대대적인 정원관리용품을 팔기 시작하고, 꽃 가게마다 사람이 흘러 넘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튤립축제가 시작되..

로테르담 마켓홀, 이렇게 근사한 시장 봤음? (Rotterdam, The Netherlands)

네덜란드 제2의 도시 로테르담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현대적인 도시다. 중립국이었던 네덜란드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세계대전의 영향을 피해갈 수 있었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폭격으로 로테르담은 폐허가 되었었다. (그래서 이 나라 사람들은 은근 독일을 좀 싫어한다.) 잿더미가 된 로테르담은 도시를 '복원'하는 것보다 '창조'하는 길을 선택했고, 곳곳에 과감한 디자인의 건축물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미래에서 온 듯 혁신적인 모습의 로테르담이 탄생했다. 로테르담 블락(Rotterdam Blaak)역, 연필 모양의 '펜슬 하우스'와 호스텔로 사랑받고 있는 '큐브 하우스'를 가볍게 지나친 우리의 목적지는 바로 여기 마켓홀(Markthal), 2014년 10월에 문을 연 로테르담의 새로운 랜드마크 되시..

매주 토요일 델프트 벼룩시장 (Delft, The Netherlands)

부슬비가 내리는 겨울이 끝나고 찾아온 네덜란드의 봄. 아침잠 많기로 소문난 우리 부부지만 요즘은 매주 토요일마다 부지런을 떤다. 봄과 함께 델프트의 토요일 벼룩시장이 다시 시작되었기 때문에.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순 없잖아? 델프트에는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시내에서 마켓이 열린다. 목요일 마켓이 식재료, 공산품 등의 생필품을 위한 시장이라면 토요일 마켓은 목요일 마켓에 대규모 벼룩시장이 더해진 형태다. 벼룩시장은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생필품 장터만 1년 365일 내내 운영된다.) 겨울에 이 곳에 온 나에게는 올 봄이 처음 경험하는 벼룩시장 되시겠다.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내 어디서든 가게들을 만날 수 있으며, 이 시장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도 많은 편이다.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