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이미지랄까?
넓고 평평한 벌판 위에 풍차들이 바람을 맞으며 돌아가는 풍경은 '네덜란드'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다. 과거 네덜란드에서 풍차는 저지대의 물을 퍼내거나 곡식을 빻는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다. 산업혁명 이전 네덜란드에는 무려 1만여 개의 풍차가 있었지만 점차 기계로 대체되어 현재는 전국적으로 약 천개 정도만 남았다고 한다.
어디로 가면 풍차를 볼 수 있을까,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2개의 풍차마을
오늘날 네덜란드에 남아있는 풍차들은 본래의 역할보다 관광객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이 네덜란드 하면 떠올리는 것이 풍차일테니까. 네덜란드에서 풍차로 유명한 장소는 바로 잔세스칸스 Zaanse Schans와 킨더다이크 Kinderdijk로 각각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 근교에 자리하고 있어 해당 도시와 함께 둘러보기 좋다. 오늘 우리가 택한 장소는 킨더다이크 되시겠다. 일단 집에서 가까우니까. 잔세스칸스는 조만간 포스팅 하는걸로. ㅋㅋㅋ
수상버스를 타고 킨더다이크로 출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다리
배 버스(Waterbus) 탑승!
킨더다이크는 로테르담의 남동쪽 약 20km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로테르담에서 킨더다이크로 가는 대중교통은 1) 버스와 2) 배가 있는데, 당연히? 많은 이들이 버스보다는 배를 선호한다. 킨더다이크로 가는 배, 워터버스는 에라스무스 다리 Rotterdam Erasmusburg에서 출발하는데, 운행간격이 30분 혹은 1시간이기 때문에 미리 시간표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워터버스 내부
자전거도 태울 수 있다.
대중교통답게 교통카드로 요금지불 가능!
관광용 유람선이 아닌 엄연한 대중교통인지라 워터버스 내부는 소박한 편이었다. 그래도 한쪽 구석에 킨더다이크에 대한 안내문이 준비되어 있는 것이 나름 관광객들을 배려하고 있는 듯 하다. 안쪽으로 꽤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이 갖춰져 있었지만 우리는 배 뒤편에 서서가는 방법을 택했다. 놀러가는 기쁨에 다리가 아플 틈이 없을테니까. 그런데 대부분의 승객들이 우리와 같은 선택을 하는 듯?!
드디어 출발
요 독특한 건물은 유니레버 사무실이다. ㅋ
독특한 건축물들이 많은 로테르담
로테르담에서 킨더다이크까지는 워터버스로 약 4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가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강을 따라 흘러가면서 백조의 형상을 한 에라스무스 다리부터 위태로운 유니레버 사무실 건물, 유럽 최대 무역항답게 거대한 선박들까지도 볼 수 있었으니까. 유람선이 별거냐, 이렇게 강바람을 맞으며 달려가면 다 똑같은거지. ㅋㅋ
킨더다이크, 제방 위를 지키는 19개의 풍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작은 카페와 기념품샵,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오오, 풍차가 보이는구나!
입장권을 끊고 본격적으로 관람!
드디어 킨더다이크에 도착, 워터버스 정류장에서 표지판을 따라 5분쯤 걸었더니 제방 위에 늘어선 풍차들이 눈에 들어왔다. 넘칠듯 찰랑이는 운하를 사이에 두고 서 있는 풍차는 모두 19개로 1700년대에 만들어졌다. 네덜란드에서 옛 풍차가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이 바로 여기 킨더다이크라고. 드넓은 공원과도 같은 이 곳은 누구나 언제든지 드나들 수 있다. 하지만 일반에게 개방된 몇 개의 풍차 내부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는 사실.
방문자센터
기념품을 판매하고
킨더다이크에 대한 영상을 보여준다.
세상은 신이 만들었지만, 네덜란드는 네덜란드 사람들이 만들었다.
입장권을 가지고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방문자 센터. 이 곳에서는 여러가지 자료와 영상을 통해 킨더다이크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었다. 11세기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이 지역은 고도가 낮아 잦은 홍수 피해를 입었는데, 18세기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배수용 풍차를 세웠다고.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네덜란드 사람들은 수백년전부터 간척사업을 통해 국토를 넓히고 간척지의 배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풍차를 만들었다는 사실이었다. 킨더다이크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삶의 터전을 가꿔온 네덜란드 사람들의 끈기같은 장소라고나 할까.
고즈넉한 네덜란드의 풍차마을
자전거와 사람을 위한 길이 구분되어 있다.
쭉 뻗은 길을 따라 걸어보자.
방문자 센터를 나와 본격적으로 킨더다이크를 둘러보기로 했다. 누가 네덜란드 아니랄까 킨더다이크는 입구부터 자전거와 사람을 위한 길이 분명하게 나눠져 있었다. 자, 그럼 쭉 뻗은 길을 따라서 찬찬히 걸어가볼까?
운하를 따라 서 있는 풍차들
다리는 사진촬영 명소
킨더다이크 대표샷?
꽤 인기있는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킨더다이크 내부에는 커다란 식당이나 카페를 볼 수 없다. 모던한 건물들이 가득한 로테르담과 비교하면 옛날로 훌쩍 되돌아간 그런 기분이다. (덕분에 해를 피할 그늘이 없는 것이 함정; ) 처음 풍차가 세워졌던 옛날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이 고전적인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바람이 불어 올 때마다 커다란 풍차 날개가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킨더다이크의 풍차는 7~8월 토요일 오후 관광객을 위해 모두 돌아간다.)
풍차의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풍차박물관
풍차내부
내부에 가파른 계단
작은 주방
방도 있다.
킨더다이크에 있는 2개의 풍차 박물관에서는 풍차의 내부 구조와 그 안에서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 풍차 안에는 곡식을 빻을 때 사용하던 제분시설 정도가 전부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사람들의 주거공간이 갖춰져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중앙의 기둥을 중심으로 빙 둘러가며 자리하고 있는 거실과 주방, 침실 등이 신기하기만 하다.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라 사람들이 이 좁은 공간에서 생활했다니, 그 삶은 결코 녹록치 않았겠지.
또 다른 풍차 박물관
이 풍차는 좀 현대적인 느낌이다.
풍차 옆 작은 건물이 바로 주방이다.
나막신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깔끔한 거실
침실이라고
또 다른 풍차 박물관은 입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풍차 중에 하나이다. 이 곳 역시 앞서 방문한 풍차박물관처럼 풍차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데, 차이가 있다면 이 풍차에는 실제로 한 가족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풍차 주변에 있는 작은 텃밭에서 채소를 재배하고, 풍차의 동력으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한단다. 1층 밖에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비교적 현대적으로 개조한 깔끔한 거실이 인상적이었다.
킨더다이크를 즐기는 방법,
보트를 타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아빠, 달려요~
자전거 연습중인 꼬마
킨더다이크를 돌아보는 방법은 1) 걷거나 2) 보트 혹은 3)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보트를 타고 유유자적 운하를 따라 흘러가는 것도, 자전거를 타고 쭉 뻗은 직선도로를 실컷 달려보는 것도 각각의 매력이 있을 듯 하다. 다음에는 우리도 자전거에 도시락 하나 싣고 신나게 달리러 와야겠다. 쭉 뻗은 직선도로라 나같은 초보운전;도 마음놓고 달릴 수 있을테니까.
이 날은 날씨가 참 더웠다.
니들이 제일 신나 보이는구나.
날이 더워서 그런지 그 날은 운하로 뛰어드는 아이들이 참 많았다. 여행자에게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많은 풍차를 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겠지만 이 동네 꼬마들에게는 그저 놀이터일뿐이겠지. 생각해보니 이 아이들이야말로 킨더다이크와 네덜란드의 여름을 동시에 제대로 즐길 줄 아는구나!
돌아가는 길, 내리쬐던 해가 누그러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잔잔한 수면 위로 푸른 하늘이 내려앉고, 초록빛 벌판 위에 거대한 풍차가 나란히 서 있다.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평화로운 풍경, 이를 위해 끊임없이 물과의 싸움을 이어가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어서일까 오늘따라 더 아름다워 보이는구나.
풍차마을 킨더다이크 Kinderdijk
- 찾아가기 :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다리에서 202번 워터버스 / Rotterdam Zuidplein 역에서 90번 버스
- 입장권(7.5EUR)은 2개의 풍차 박물관과 방문자 센터에 입장을 위한 것. 공원 자체만 돌아본다면 입장료 없음.
- 로테르담 센트럴 기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왕복 2시간 이상 소요되며 공원 자체가 꽤 넓은 편이라 반나절 이상의 일정이 필요함.
- 입구에 있는 작은 카페 외에 식당을 찾기 어려우므로 간식과 음료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자세한 정보는 https://www.kinderdij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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