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튤립'. 사실 튤립의 원산지는 터키와 중앙아시아 일대인데, 정작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은 오래 전부터 튤립을 키우기 시작한 네덜란드 사람들 덕분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튤립 키우기에 매진하게 된 이유는 이 나라의 지형적, 기후적 특징 때문이다. 국토 대부분을 바다를 메워 만든 네덜란드의 토양에는 소금기가 많은 편인데, 다른 꽃들과 달리 튤립이 소금기 있는 땅에서도 잘 자란다고.
튤립 농사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원예 국가로 성장한 나라답게 네덜란드의 봄은 꽃과 나무를 심고 정원을 손질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봄이라기엔 바람이 찬 3월부터 상점마다 대대적인 정원관리용품을 팔기 시작하고, 꽃 가게마다 사람이 흘러 넘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튤립축제가 시작되는 것도 바로 이 시기인데, 이 축제를 보기 위해 온 유럽 인구가 다 네덜란드로 몰려든단다. 아직 한국만큼 따뜻한 날씨는 아니지만 우리도 봄맞이 행렬에 몸을 맡겨보기로 했다. 혹시 알아, 봄 님이 냉큼 달려와 주실지?
네덜란드 봄이 시작되는 곳, 쿠켄호프 Keukenhof
쿠켄호프 위치는?
여기가 입구라네,
네덜란드 튤립축제가 열리는 곳은 네덜란드 중부 내륙에 있는 '쿠켄호프 (쾨켄호프, Keukenhof)'라는 지역. 쿠켄호프는 '주방 Keuken' 그리고 '정원 Hof'이란 뜻으로 옛날 이 지역의 소유주가 이 곳에서 주방에서 사용할 허브와 채소를 재배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쿠켄호프 꽃 축제의 정확한 날짜는 해마다 조금씩 변경되는데 보통 매년 꽃이 가장 예쁘게 필 시기인 3월 말~5월 말 사이에 열린다. 절정은 바로 4월 말 바로 지금! 물론 워낙 변덕스런 네덜란드 날씨 때문에 쿠켄호프로 가는 내내 구름의 이동을 살펴야 했지만, 그래도 몇 년전에 찾았을 때 보다는 날씨가 좋은 편이었다.
쿠켄호프, 어떻게 가야 할까?
쿠켄호프로 가는 길
쿠켄호프는 네덜란드에서도 꽃 생산지로 유명한 리쎄 Lisse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행사장 주변으로 꽃 농장과 농가 뿐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그리 다양하지는 않은 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암스테르담 Amsterdam과 스키폴 국제공항 Schiphol Airport, 레이든 Leiden, 하를렘 Haarlem 등의 도시까지 기차로 이동한 뒤,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여기는 스키폴 국제공항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
입장권과 버스티켓을 함께 판매한다.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은 방법
오가는 길에 수 많은 농장을 지난다.
시골스러운 풍경도 볼 수 있고.
시간과 체력의 문제가 없다면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는 것도 좋은 방법. 쿠켄호프로 가는 가장 쉬운 그리고 평탄한 자전거 도로는 레이든 Leiden에서 출발하는 16km의 구간으로 풍차와 운하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꽃 농장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네덜란드의 자전거 도로를 체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참고로 자전거로 레이든과 쿠켄호프 사이를 오고 갈 경우, 일반적으로 왕복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세상에서 가장 큰 꽃밭, 이렇게 큰 정원 봤음?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꽃들
크고 작은 정원들로 나눠져 있다.
하나하나 손으로 심는다는 것은 안비밀.
북적북적 사람도 많구나.
쿠켄호프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꽃들이 우리를 맞아준다. 마침 주말인데다 나름 날씨가 좋은 날이라 그런지 사람도 꽤 많은 편이었는데 워낙 넓은 공간이다보니 그렇게 혼잡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총 7개의 정원을 나눠져 있는 쿠켄호프의 면적은 무려 32헥타르(32만 제곱미터), 정원 안에 심어져 있는 꽃은 약 700만 송이에 이른다고 한다. 에버랜드 튤립축제가 120만 송이 정도라 하니, 쿠켄호프에 비하면 에버랜드는 애교 수준이로군.
아름다운 꽃들의 파도 속으로,
축제를 대표하는 꽃은 역시 튤립. 요 몇일 따뜻했던 날씨 덕분인지 대부분의 튤립이 동그랗고 탐스러운 꽃을 피우고 있었다. 빨강, 분홍, 노랑 등등 튤립마다 어쩌면 이렇게 색깔이 화려하고 선명한지, 게다가 하나같이 방금 피어난 꽃처럼 싱싱한지, 생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의심많은 나는 조심스레 손으로 만져보기도 했다는...;; 내 머릿속에 튤립은 동화책에서 보던 빨간색 튤립 정도였는데 이렇게 다양한 모양과 크기, 색의 튤립들이 존재하는 줄은 몰랐구나. >_<
예쁘게도 심어져 있다.
올해의 주제, Golden Age를 표현한 작품
튤립축제라고 알려져 있지만 튤립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쿠켄호프에서는 튤립은 물론 수선화, 백합, 히아신스 등등 네덜란드에서 재배/판매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꽃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같은 관광객은 아름다운 꽃 속에 파묻혀 보기 위해 쿠켄호프를 찾지만, 화훼 관련 비즈니스 종사자들은 종자를 확인하고 구입하기 위해 쿠켄호프를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 넓은 정원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관광수익과 사업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으니, 역시 네덜란드 사람들은 타고난 장사꾼이로다. ㅋㅋ
사람들이 쿠켄호프를 즐기는 방법,
실내 정원도 있음.
여기는 식당
운하에서 배를 탈 수도 있고,
실내 전시관에는 꽃으로 만든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고, 지정된 시간마다 꽃꽂이나 부케 만들기 같은 강좌가 진행된다. 스탭들에게 작품에 대한 혹은 특정 품종의 꽅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것을 보니 화훼사업과 관련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듯 했다. 또 식당 안에도 꽃이 심어져 있었는데, 덕분에 날씨가 추워도 꽃밭에서 밥을 먹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도시락 싸들고 아무데나 앉아서 먹어도 된다.
풍차와 튤립 - 네덜란드 대표샷
그래서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풍차 위에서 보는 농장들
풍차 위에서 보는 쿠켄호프는 북적북적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은 바로 풍차였다. 정원 안쪽에 서 있는 풍차는 쿠켄호프와 그 주변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쿠켄호프 주변에는 수 많은 꽃 농장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풍차 위에서 내려다 보니 농장에 핀 꽃들이 색색의 무지개를 보는 듯 했다. 작은 보트를 빌려서 운하를 따라 쿠켄호프 주변 농장들을 둘러보는 것도 가능하다는데, 다음에는 보트도 꼭 한번 타봐야지.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고
이렇게 누워서 즐기는 이들도 많음
최고의 산책코스가 아닐까
사진찍기 바쁜 사람들
엄청난 면적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쿠켄호프 안에는 꽃들을 효율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만 준비되어 있을 뿐, 스릴만점의 놀이기구나 오락실 같은 인공적인 시설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에버랜드와 비교하면 보다 자연에 가까운 컨셉이라고나 할까. 때문에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하는 것이 쿠켄호프에서 할 수 있는 전부지만, 신기하게도 공원 안에서의 시간은 휙휙 빠르게 지나갔다. 역시 꽃은 보고 있기만 해도 시간이 잘~ 가는거였어.
쿠켄호프를 나서는 길, 나름 늦은 오후인데도 주변이 환한 것을 보니 해가 제법 길어졌다. 아직 옷깃을 스치는 바람은 선선하지만 이상하게 왠지 따뜻한 것 같은 이상한 느낌, 하루 종일 꽃들의 바다를 헤엄치다 나왔기 때문일까, 봄이 한층 가까이 다가온 것 같다. 그래서 쿠켄호프를 '네덜란드의 봄' 혹은 '유럽의 봄'이라고 부르는건가?
네덜란드 봄꽃축제, 쿠켄호프 (Keukenhof, The Netherlands)
- 언제? : 매년 3월 말 ~ 5월 말 사이, 1년 중 딱 2달 동안 진행되는 세계 최대의 꽃 축제. 2016년에는 3월 24일부터 5월 16일까지 진행된다.
- 어디서? : 네덜란드 중부 내륙 쿠켄호프라는 이름의 정원
- 어떻게 갈까?
1)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 국제공항, 레이든, 하를렘 등의 도시에서 행사장으로 가는 버스를 탑승한다.
2) 승용차나 자전거로도 이동가능. 쿠켄호프로 가는 가장 쉽고 평탄한 자전거 도로는 레이든 Leiden 에서 출발한다.
- 티켓 예약 및 자세한 정보는 http://www.keukenhof.n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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