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거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경이로운 자연, 대단한 인류의 흔적, 다른 문화에 대한 호기심, 호기심과 두려움의 공존, 사람들의 삶, 나도 몰랐던 새로운 나와의 만남, 귀국길의 짜릿함... 등등 이유를 말하자면 끝도 없을 것 같다.
덕분에 나는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그리고 틈나는대로 더 재미있는 여행을 위해 언어, 역사 그리고 문화를 공부했다. (이 열정으로 공부를 했으면 아마 하버드라도 갔을거다. ㅋㅋ) 그리고 맹렬한 학습의 결과는 나에게 죽지 않을 만큼의 영어실력, 외국어에 대한 지대한 관심, 인류 역사와 문명에 대한 얕은 지식 그리고 로망 여행지 목록을 남겼다. 어느 비오는 날 아침. 지옥의 2호선 출근길에서 난 세계여행을 떠나겠다고 결심했다.
그렇다면 언제가 좋을까? 이건 여행을 가겠다는 결심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어디다 물어볼 수도 없고, 나름 모범생(?)으로 살아온 내가 이런 사고(?)를 칠 수 있을지 잘 모르겠고, 돌아와서는 어쩔건지 잘 모르겠는... 난 그냥 부족한 것이 너무 많은 철없는 젊음이니까.
이 고민을 함께한 사람은 나의 남편이었다. 그래봐야 나보다 2년 더 살아 본 그가 뭐 얼마나 대단한 이유를 만들어 주겠냐만은 둘이 함께하니 용감해졌다. 자고로 무식한 사람이 용감한 것! 그래서 질러보기로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정해진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니까. 그냥 내가 우리가 좋은 것을 하고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신혼집 거실을 서재로 꾸미고 벽에 커다란 세계지도를 걸어두는 것으로 우리의 꿈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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