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중인 코끼리 가족 (마냐라호수, 탄자니아)
사륜구동 지프를 타고 야생 동물들이 살아숨쉬는 대자연을 여행하는 것. 지독한 여행홀릭이나 네셔날 지오그래픽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꿈꿔보는 일이다. 그래서 에버랜드가 있는거라고! 때문에 탄자니아 아니 아프리카 여행이라면 누구나 떠올리는 것이 바로 '사파리 여행'이다.
초원의 아침
사실 '사파리(Safari)'란 단어는 동아프리카 언어인 스와힐리어로 '여행'이라는 뜻의 단어다. '사파리 여행'은 '역전 앞'같은 그런 말이란 소리. 아무렴 어떠랴, 단어가 정확한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은 것을 꿈꾼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 그럼 야생의 세계를 여행하기 위해서 알아둘 것은 뭐가 있을까?
세렝게티 여행, 살아 숨쉬는 야생의 세계로 http://bitna.net/1548
어디로 떠나야 할까,
동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야생의 세계는 바로 세렝게티(Serengeti)와 마사이마라(Maasai Mara) 두 곳인데, 지도상에서 보면 이 두 지역은 같은 초원이다. 다만 초원을 지나는 국경선에 의해 탄자니아에서는 세렝게티, 케냐에서는 마사이마라란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다.
국립공원에는 인간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규정, 입장료 등등)가 있지만 야생동물을 통제하는 규정은 없다. 따라서 이 지역에 사는 동물들은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보통 초식동물은 초원의 풀이 자라는 시기에 따라 이동하는데, 가장 큰 이동은 7~8월, 세렝게티쪽에서 마사이마라로의 이동이다. 두 지역 사이에 있는 강을 건너는 초식동물과 이동과정에서 뒤쳐지는 이들을 노리는 육식동물의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을 찾는다고.
탄자니아에서 즐기는 사파리는 3박 4일 일정을 기본으로 한다. 세렝게티와 함께 가는 길목에 있는 마냐라 호수 (Lake Manyara)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분화구인 응고롱고로(Ngorongoro)를 함께 방문한다. 케냐의 사파리 역시 마사이마라와 나쿠루(Lake Nakuru) 호수 등 주변 지역을 포함한다고 한다. 탄자니아로 갈 것인가, 케냐로 갈 것인가, 둘 다 갈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
어디서, 어떻게 떠나야 할까.
탄자니아 아루샤 (Arusha, Tanzania)
탄자니아 아루샤(Arusha)는 세렝게티 여행의 출발지가 되는 곳이다. 작고 투박한 모양새가 여느 아프리카 도시와 다를게 없지만, 국립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엄청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그런 동네다. 세렝게티는 물론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까지도 2시간 거리에 있고, 환경보호의 이유로 여행자가 개별적으로는 방문할 수 없으니 다양한 여행상품을 갖춘 수많은 여행사가 영업중이다.
아루샤에서 여행사를 찾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정말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아니 당신이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사람들이 여행사를 소개시켜 주겠다며 귀찮도록 달려올테니. 우리 부부의 경우, 아루샤에 도착하자마자 숙소 스탭부터 길거리 지나가는 사람들까지도 세렝게티에 다녀왔나며 말을 걸었고, 업체를 만나보고 싶다고 하니 숙소 식당까지 찾아와 정중하게 본인들의 상품을 소개하고 가더라.
어떤 여행사를 골라야 할까.
여기가 여행자 정보센터
직원들도 있고
자료도 정말 많다.
아루샤 시내에 있는 여행자 정보센터에서는 특정 여행사가 정부에 등록된 곳인지를 확인해주고, 관련 자료들을 배포한다. 물론 사무실까지 오는 길에 이미 삐끼가 열댓명은 따라붙어 좀 귀찮겠지만, 무엇이든 확실해야 하니까. 간혹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여행자들의 돈을 가져가버리는 경우도 있다니 주의하자.
여행사 사무실
여기도 여행사 사무실
요게 바로 진짜 여행사라는 확인증 ㅋ
여행사를 거쳐간 이들의 방명록.
여행중 촬영한 사진들, 투어차량이나 텐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여행사 직원을 외부에서 만났다면 반드시 그들의 사무실을 방문하도록 하자. 사무실에서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업체라는 확인증은 물론 이 여행사를 통해 여행한 사람들의 사진과 후기를 읽어 볼 수 있으니까. 나는 아무래도 신생 여행사보다는 오래된 여행사가 좀 더 믿음이 가더라. 긴 시간동안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는 뜻이 되니까.
협상은 어떻게 해야 할까.
구체적인 일정 소개 중
최종 가격 협상 중
세렝게티 사파리의 경우 어떤 타입의 숙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보통 투어 비용에는 입장료, 숙박, 운전, 음식, 가이드 등등 팁을 제외한 모든 금액이 포함되어 있다. 배낭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은 저렴한 캠핑이며, 이 경우 1인당 1일에 140~160USD 사이, 3박 4일에 인당 560~640USD로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길고 긴 협상끝에 우리는 인당 570USD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협상의 요령을 좀 정리해 보자면,
- 인원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 보통 사륜구동 차량 하나에는 최소 6명, 최대 8명이 탑승한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6명 단위의 그룹을 만들수록 유리하므로 인원이 많을수록 협상이 쉽다. 많은 여행사가 '이미 예약한 사람이 많아서 너희가 마지막 자리라서 특별히 싼 가격에 주겠다.'며 접근하는데, 대부분 거짓말이다. 이럴 때는 속아주는 척하며 제시한 금액보다 더 낮춰달라 요구하자. '땡처리가 저렴한거 아니야?' 하면 반박하지 못하더라.
- 몇 개의 견적을 받아 비교하라. : '3박4일+캠핑' 조건으로 한두개 여행사 견적을 받아보면 대충 감이 온다. '어디어디 여행사는 이 가격에 준다던데?' 하고 살짝 흘려보자. 물론 흘리는 가격의 진위여부는 당신의 선택. ㅋㅋ 경쟁 의식 때문인지 가격이 살살 내려간다.
- 필요한 투어는 모두 한 곳에서 계약하라. : 우리는 세렝게티 뿐 아니라 킬리만자로 주변을 돌아보는 컬쳐투어와 나이로비로 가는 버스표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한 곳에서 계약했다. 덕분에 세렝게티 외에도 큰 할인을 받았다.
현금 인출중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백만원이 넘는다구!
모두 모여 돈세는 중 ㅋㅋㅋ
이제 협상을 마치고 돈을 지불할 시간. 협상하는 가격은 달러(USD)인데, 탄자니아 실링(TZS)은 단위가 작아서 현지화로 지불할 경우 그야말로 돈다발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루샤 시내에서는 현금이 다 떨어진 ATM도 많고, 여행자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소매치기도 많다. 현금수송이 부담스럽다면 여행사에 부탁해보자. 우리의 부탁에 여행사 아저씨는 자동차로 시내에 있는 3~4개의 은행을 돌고돌아 넉넉한 현금을 확보해 안전히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니까. 개인 보디가드라고 할까.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인적사항을 비롯한 투어내용과 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그리고 계약금과 잔금여부 등을 최대한 자세히 기술하도록 요구하고, 반드시 꼼꼼하게 확인하도록 하자.
꺄악, 씬난다~
이른 아침의 치타 (세렝게티, 탄자니아)
여행사 계약을 끝내고 아루샤 시내로 나서면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방금전까지 끈덕지게 따라붙던 수 많은 삐끼들이 우리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는 것. 이마에 '사파리 다녀왔음' 혹은 '사파리 계약했음'이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이 동네 사람들은 여행자의 표정을 읽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저렴한 가격에 계약을 했다 하더라도 세렝게티는 분명 배낭여행자의 지갑을 압박하는 여행지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놓칠 수 없는, 놓쳐서도 안되는 경험이기도 하다. 이제 일정도 정했고, 여행사도 골랐으니 내게 천운이 따라서 사자가 사냥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볼 수 있기를 기도해 보자.
- 아루샤 현지에서 예약하는 것보다 저렴한 방법은 없다. 같은 여행사더라도 온라인/이메일로 문의하면 가격차가 크다.
- 출발하고자 하는 날보다 하루만 먼저 아루샤에 도착하면 시간은 충분하다. 여행 일정을 세울 때 고려하자.
- 상세 일정이 거의 비슷해서 여행사를 선택할 때 가격의 영향이 크지만 항상 모든 것을 꼼꼼히 확인하도록.
- 차량이 고장날 경우, 비가 올 경우, 그룹 내 환자가 생길 경우 등등 만약에 상황에 대한 대안도 꼭 문의하도록.
- 운전사 겸 가이드 1명과 요리사 1명이 동행한다. 두 사람의 노련함이 여행에 꽤 큰 영향을 준다.
- 팁은 보통 한 그룹에서 180~200USD 정도를 모아서 가이드와 요리사에게 나눠준다. (그룹의 인원수가 적으면 부담이 올라간다.) 보통 가이드를 조금 더 준다고 한다.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과 이 부분을 반드시 상의하도록 하자.
우리가 선택한 여행사
- 아루샤에 도착하자마자 5~6개의 여행사와 상담 후, 선택한 여행사는 크라운이글(Crown Eagle) - 2013년 1월
- 세렝게티 뿐 아니라 킬리만자로 주변 투어에서 큰 폭의 할인을 해주었고, 사장님도 직원들도 너무 친절했다.
- 함께 4일을 보낸 요리사 청년은 천사표였고, 가이드 아저씨는 국립공원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 동물의 생태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덕분에 아주 만족스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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