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EUROPE/포르투갈 Portugal

신트라, 리스본 근교 마법의 성을 찾아가는 길 (Sintra, Portugal)

빛나_Bitna 2018. 7. 17. 05:57

신트라


리스본에서 북서쪽으로 28km, 첩첩산중에 동화책에나 나올법한 마을 신트라가 있다. 굽이굽이 녹음이 우거진 숲 속에 숨어있는 다채로운 모양과 색채의 성과 정원을 방문하다 보면, 신트라를 '찬란한 에덴'이란 낭만파 시인 바이런 Byron의 표현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으리라.  


신트라는 어디?


리스본에서 기차로 40분이면 닿을 수 있고, 서쪽 땅 끝인 호카곶(로카곶)과 바닷가 마을 카스카이스 Cascais로 연결편이 잘 갖춰져 있어 당일치기 코스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나는 이 동화같은 마을에 머물며 옛 영광의 흔적들을 찬찬히 돌아보기로 했다. 어디선가 동화책 속 공주님, 왕자님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 


신트라 숙소, Casa da Pendoa http://bitna.net/1346



동화의 시작, 신트라 왕궁 

여기가 신트라 왕궁

무어인의 성에서 내려다 본 신트라 왕궁 (출처 www.portugalvirtual.pt)

성의 내부, 문장의 방 (출처 www.studinano.com)


신트라 시내에 들어서면 거대한 원뿔 모양의 굴뚝 두 개가 눈에 띄는 건물이 있으니 바로 신트라 왕궁이다. 8세기 무어인들이 지은 성을 토대로 15세기 초 호아오 1세와 16세기 마누엘 1세에 의해 현재의 모습으로 증축되었다. 긴 세월간 반복된 증축과 개축으로 왕궁에는 무데하르, 고딕, 르네상스, 마누엘 양식이 혼합되어 있다. 포르투갈 왕실의 여름별장으로 사용되었던 이 곳을 바이런은 '다채로운 산과 계곡으로 이루어진 미궁들의 중재자'라 표현했다고. 



헤갈레이라 별장, 앨리스가 사는 이상한 나라

입구는 그나마 평범?하다.

물론 지도가 필요할만큼 넓고

중간중간 동화책에서 튀어나온듯한 요소들이 많다.


신트라 왕궁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시내를 벗어나면 20세기 초 신마누엘린 스타일로 지어진 헤갈레이라 Regaleira 별장에 닿는다. 19세기 브라질 출신의 백만장자 카루발루 몬테이루 Carvalho Monteiro에 의해 만들어진 이 곳은 지도가 없다면 쉽게 길을 잃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정원들을 연결하는 지하동굴  

이태리 타워, 별장의 하이라이트

드라마틱한 나선형 계단

또 다른 수직우물


별장 내부를 돌아보고 정원을 탐색하다보니 이 집 주인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정원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지하 동굴과 27m 깊이의 지하 타워, 폭포와 연못까지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은, 판타지 소설에 나올법한 신비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까. 성 안에 갇혀있는 공주를 구하러 온 용사의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동굴 끝에서 만난 연못

징검다리를 건너면

그림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캄캄한 동굴 끝에서 아름다운 햇빛과 폭포를 마주하니 절로 탄성이 나온다. 이 정원은 아홉개의 지옥(9층으로 된 지하 타워)에서 속죄과정을 거쳐 천국에 이르고 물의 계단을 지나 부활한다는 의미로 단테의 <신곡>에서 모티브를 얻었단다.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몇 번이나 나선형 계단을 오르내리고 징검다리 건너기를 반복한다. 정원에 담긴 깊은 뜻을 모르면 어떠하리, 모두 이렇게 즐거우면 됐지. 



페나 성, 발랄한 상상력의 완결판 

구불구불 산길을 오른다.

산 아래 동네가 훤히 내려다 보이고

저 위로 우리의 목적지도 보이는구나.


울창한 숲 속으로 난 산길을 부지런히 달린다. 해발 400m 즈음, 신트라 시내가 장난감처럼 깜찍하게 보일 때 즈음에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가 산 정상에 모습을 드러내니 바로 페나 Pena 성이다. 


드디어 나타난 성의 입구

입구(매표소)를 지나 5분쯤 더 올라가야 한다.

이제 정말 성이 나오려나?

알록달록 화려한 성

테마파크 느낌 물씬

성의 입구는 이슬람 스타일

화려하다, 화려해


페나성은 1840년 페르난도 2세가 부서진 채 방치되던 16세기 수도원을 개축해 만들어졌다. 낭만주의 건축의 최고봉으로 이슬람, 르네상스, 마누엘, 고딕 등 온갖 건축 양식이 한데 어우러져 있으며, 내부에는 포르투갈의 마지막 왕비 아멜리아가 떠난 1910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성벽을 따라 걸어보자

산중턱에 자리한 무어인의 성 (Castelo dos Mouros)과 신트라 전경

인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여기가 마법의 성일까.


테마파크에 온 듯 알록달록 원색으로 곱게 칠해진 페나 성은 우아하고 고풍스런 유럽의 여느 성과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당장이라도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달려 나올 것 같은 낭만적인 궁전, 동화책 한 페이지를 북~ 찢어놓은 듯한 이 아름다운 성과 사랑에 빠질지도 모르겠다. 


신트라 Sintra 

- 월요일에는 페나 성을 비롯해 문을 닫는 곳이 많다. 일정 세울때 주의할 것. 

- 리스본 호시오 Rossio역에서 기차로 40분 소요된다. 

- 434번 버스는 헤갈레이라 별장, 페나성, 무어인의 성 등 시내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스팟들로의 이동을 도와준다.

- 403버 버스로 호카곶(로카곶)과 카스카이스로 이동할 수 있다. 

- 무어인의 성을 방문할 때 편한 신발은 필수. 페나 성은 매표소에서 입구까지 버스가 운행한다. 

- 신트라의 핫스팟은 '피리키타 Piriquita'란 빵집. 치즈빵 '케이자다 Queijada'와 베개빵 '뜨라베세이로 Travesseiro'가 대표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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