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의 중심, 리베르다지 광장 (자유의 광장)
카르무 성당
포르투의 흔한 풍경
포르투 구시가지에서 가장 익숙한 풍경은 아줄레주 장식을 뽐내는 교회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리즈도 아닌 '경사진 거리'다. 도시 자체가 적의 침입과 강물의 범람을 대비해 언덕 위에 자리하다보니, 높은 언덕과 낮은 강을 연결해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는 것. 부지런히 언덕을 오르내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특히 유모차는 너무 힘들다!) 마냥 불평할 수도 없다. 리드미컬하게 언덕을 오르내리다보면 높낮이에 따라 평범한 거리 풍경도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니까.
포르투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OOO이 있다. (Porto, Portugal) http://bitna.net/1713
대성당, 도시를 지켜주는 오랜 친구
포르투 대성당
화려한 장식에 어울리지 않게 과거 죄수를 묶어뒀던 기둥이라고;;
화려함 보다는 남성적이고 웅장한 느낌
유일하게 남아있는 로마네스크 양식, 장미 창문
상벤투 역에서 멀지 않은, 얕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한 포르투 대성당은 12세기 도시방어용 요새에 지어진 건물로 '항해의 왕자, 엔리케 Prince Henry the Navigator'가 세례를 받은 곳이다. 본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계속된 개축 작업으로 입구에 있는 장미의 창문 외에는 고딕양식이 주를 이룬다. 13세기 성모 마리아 상과 17세기 은세공품으로 장식된 제단 등 성당의 긴 역사를 보여주는 화려한 소장품을 가지고 있지만, '대'성당이라기엔 규모나 화려함에서 조금 밀리는 느낌, 수수하고 금욕적인 것이 성당보다는 수도원같은 분위기였다.
외부 회랑
400년을 훌쩍 넘긴 아줄레주 장식
거리의 악사가 많다.
성당에서 내려다보는 포르투 시내
성당 내부를 재빠르게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 아줄레주로 장식된 회랑 한 켠에 자리를 잡았다. 언덕길을 따라 도미노처럼 늘어선 집들과 그 사이사이를 부지런히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고, 거리의 악사가 연주하는 이름모를 노래가 귓가를 파고 들었다. 여기서 포르투의 미로같은 골목 하나하나가 훤히 내려다 보이듯이 포르투 시내에서는 어디서든 고개를 들면 대성당을 찾을 수 있겠지. 포르투 대성당은 특유의 묵직함으로 도시를 지켜주고 있었다. 늘 등 뒤에 서 있는 든든한 나의 짝꿍처럼,
클레리구스 탑, 포르투에서 가장 높은 곳
저 언덕위에 있는 또 다른 목적지
클레리구스 성당 (앞쪽)
성당 뒤쪽은 전혀 다른 형태의 건물
교회 내부
전시관도 있다.
포르투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있다는 클레리구스 성당은 건물 뒤쪽에 자리한 75.6m의 첨탑으로 더 유명하다. 225개의 좁은 계단으로 종탑에 오르면 포르투 시가지를 360도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배당과 자그마한 전시관을 휘리릭 돌아보고 종탑으로 향하는 계단을 찾아나섰다.
계단은 참 좁다.
열심히 오르는 중
정상에서 보는 포르투 시내
저 멀리 도우루 강이 보인다.
공원도 있고
우뚝 솟은 포르투 대성당
계단을 오르는 것은 예상 외의 고행이었다. 계단 자체가 높은 편인데다 그 폭이 어찌나 좁은지, 앞에서 내려오는(혹은 올라가는) 이와 맞딱들이면 둘 중 하나는 물러서야 했다. 부지런히 나선형 계단을 빙빙 돌아 정상에 올랐더니 머리가 띵~할 지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에서 바라본 포르투 시내는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이웃집 숨소리까지 들릴 듯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황색 지붕의 집들과 그 사이사이에 자리한 성당, 도우루 강 건너편 빌라 노바 드 가이아 지역까지, 푸른 하늘 아래 솟아있는 건물들이 입체카드를 펼쳐놓은 듯 했다.
히베이라를 걷고, 먹고, 마시고, 즐겨라.
언덕의 끝은 강과 맞닿아 있다.
높은 곳에 있는 명소들을 다녀왔으니 이제는 언덕 아래로 내려갈 시간. 언덕의 끝, 도우루 강과 맞닿은 '히베이라' 지역은 '강가'라는 뜻 그대로 강변을 따라 쭈욱 이어진 거리다.
동 루이스 1세 다리에서 시작된다.
알록달록한 전통가옥들
밤낮으로 북적이는 활기찬 동네다.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빼곡하게 들어서있다.
1300년대부터 조성된, 포르투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인 히베이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 루이스 1세 다리와 그 주변으로 즐비한 전통가옥. 빨래가 나부끼는 알록달록한 집들 아래로 둥지를 튼 노천카페와 레스토랑마다 강변을 즐기러 나온 이들로 북적였다.
전망 좋은 레스토랑 천지
시선을 사로잡는 동 루이스 1세 다리
자, 이제 놀아볼까요?!
히베이라에서 해야 할 일은 분위기에 취하는 것. 인파에 휩쓸려 걷다가 마음가는대로 먹고 마시며 특유의 활기찬 기운을 잔뜩 즐기는 것이 전부다. 동 루이스 1세 다리 근처에 자리를 잡고, 흘러 넘치는 햇살을 맞으며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여행의 피로를 흘려보냈다. 여기에 달콤한 와인을 곁들이면 완벽한 하루일세, Um vinho por favor! (여기, 와인 한잔이요!)
한눈에 보는 포르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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