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푸블리카 광장
브라가 공식 포토존에서
대학생들 옷차림에서 해리포터가 떠오르는 이유는?
포루투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포르투에서 북쪽으로 약 55km거리에 있는 도시 브라가 Braga. 코스타노바나 아베이루에 비해 여행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미뉴 Minho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12세기 포르투갈의 종교적인 수도였던 의미있는 곳이라고. 오래된 교회와 궁전, 아름다운 정원과 푸른 공원이 어우러진 브라가로 떠나보자. 마법학교 교복같은 학생들의 유니폼에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누르게 될지도 모른다.
포르투 근교, 어부의 노래가 흐르는 코스타노바와 아베이루 http://bitna.net/1717
아르코 다 포르타 노바, 중세로 통하는 문
Arco da Porta Nova 아르코 다 포르타 노바
문을 통과하면
문을 지나면 구시가지가 시작된다.
브라가 역에서 구시가지로 가는 길목에는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를 자랑하는 문, 아르코 다 포르타 노바 Arco da Porta Nova가 있다. 중세시대 브라가 구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던 성벽의 입구였던 위치로 현재의 문은 꽤나 오래된 듯한 포스를 풍기지만 18세기에 지어올린 비교적 새? 것이라고.
상점과 카페가 몰려있는 중심가
구 대주교 관저 Episcopal Palace
구 대주교 관저(현 시립도서관) 반대쪽으로 산타 바바라 정원이 있다.
거리에서
1907년에 문을 연, 브라가의 대표카페 브라질레리아
상점과 카페, 레스토랑이 몰려있는 사우투 Rua do Souto 거리는 브라가 구시가지의 중심가. 파스텔톤 벽에 아줄레주로 단장한 예스러운 집들 뿐 아니라 군데군데 근사한 중세시대 건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되더라.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1907년에 문을 열었다는 카페 브라질레이라 Cafe Brasileira. 이름처럼 19세기 브라질 원두를 수입하던 상인이 오픈한 곳이라고.
우상의 샘 Fonte do Ídolo (출처 위키피디아)
로마시대 목욕탕 Termas Romanas de Maximinos (출처 www.atravellingjack.co.uk)
흥미로웠던 것은 시내 남쪽에 몰려있는 로마시대 유적. 특히 1세기경에 만들어진 우상의 샘 (Fonte do Ídolo)은 고대 켈트족의 비문이 새겨져 있어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고 있단다. 샘의 주변으로 먼 옛날 거대한 사원단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1977년에 근처에서 목욕탕 유적도 나왔으니, 이 동네 땅 속에서 뭔가가 또 발견되더라도 놀랍지 않을거다. 2천년 전, 100년 전 그리고 최근에 지어진 쇼핑센터가 함께 하는 도시 브라가. 켜켜이 쌓아올린 인류의 흔적이 가득한 박물관 같은 도시로다.
30여개의 교회가 있는, 기도하는 도시
브라가 대성당
내부는 넓고
화려하다
사우투 거리 (Rua do Souto)로 연결되는 문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브라가 대성당은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역사적으로, 종교적으로 의미가 큰 장소. 포르투갈이란 나라가 형성되기 이전에 첫 공사가 시작되었고, 여러 번의 확장공사를 거듭해 고딕과 바로크 양식이 혼재되어 있다. 현지 사람들은 성당의 정문만큼 옆문을 애용하는데 옆문이 브라가의 번화가인 사우투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매일같이 드나드는 성당이라니... 이들에게 대성당은 종교적, 역사적 의미를 뛰어넘은 삶의 일부로 자리한 듯 했다.
어딜봐도 온통 교회뿐이네.
브라가에는 유독 성당이 많다. 종교가 없는 내 눈에는 이 많은 성당이 다른 듯 비슷해 보여서 길을 헷갈릴 정도였으니까. 12세기의 브라가는 가톨릭의 대주교 교구청 소재지로 크게 번창하며 포르투갈의 종교적인 수도로 자리매김했다. '포르투갈의 로마'로 불릴 정도였다고. 브라가에 남아있는 30여개의 성당들은 그 종교적인 의의가 많이 사그라 들었지만,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건물과 역동적인 조각상들은 브라가란 도시의 선을 그려내기에 충분했다.
산 꼭대기 그 분을 만나러, 봉 제수스 두 몽테
여기가 공식입구
정상으로 가는 푸니쿨라
브라가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봉 제수스 두 몽테 Bom Jesus do Monte, 직역하면 '산 위에 계신 좋은 예수님' 정도?! 브라가 시내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외각에 자리하고 있지만 브라가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곳이다. 입구에서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방법은 1) 자동차, 2) 도보, 3) 푸니쿨라. 오래된 포스를 마구 풍기는 푸니쿨라는 옛날 방식 그대로 물의 힘으로 (물을 떨어뜨려서 내려가고, 내려오는 푸니쿨라의 힘에 의해 다른 푸니쿨라가 올라가는) 운행중이다.
산 꼭대기에 있는 성당
계단의 조각들로 유명한 곳
푸니쿨라로 산을 올랐다가 걸어서 내려오는 것이 옛날 우리 부부의 스타일이나, 아기를 동반한 여행인지라 자동차로 산 꼭대기 성당까지 한 번에 올라갔다. 브라가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산 정상에서 성당까지는 지그재그로 난 계단을 다시 올라야 한다. 계단의 한층한층마다 인간의 오감과 세 가지 덕(믿음, 소망, 사랑)을 상징하는 조각들이 새겨진 분수가 있다.
모두 열심히 오른다.
정상에서 본 브라가 (아쉽게도 비협조적인 날씨 ㅠㅠ)
브라가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위치를 제외하면, 성당 그 자체는 '브라가의 하이라이트'라 불리기에 뭔가 조금 부족하다. 나는야 비종교인~ 하지만 긴 계단을 올라 성당에 닿기까지의 그 과정은 종교를 떠나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과정이었다. 몇 일의 꿈 같은 휴가와 육아로 늘 복잡한 머릿속을 차근차근 정리할 수 있었으니까. 산 아래에서부터 정상까지 걸어 올라왔다면 더 많은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겠지. 해질 무렵이 되자 산 아래와 성당 사이를 오르내리는 러닝족들이 많아졌다.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를 털어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코스가 있을까.
브라가 Braga
- 포르투 상 벤투 역에서 브라가는 기차로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 봉 제수스 두 몽테로 가는 버스(2번)는 헤푸블리카 광장에서 탑승할 수 있다. 약 20분 소요.
-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을 비롯 30여개의 성당이 남아있는 종교의 도시이자 학문의 도시.
- 긴 역사를 가진 도시라 로마시대 유적도 상당수 볼 수 있으며, 매년 5월 Braga Romana란 축제가 열린다.
- 축구와 건축을 사랑하는 여행자라면 브라가 스타디움 투어를 추천한다. 기존의 암벽을 그대로 노출시킨 인공과 자연의 조화가 근사한 곳이다. 수차례 '아름다운 경기장'으로 선정되었다고 https://scbraga.pt/estadio/visitas-guiad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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