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여행하기 짐싸기 실전 (현실주의)
와~ 이거 장난 아니네?!
아기와 여행을 위해 짐을 싸면서 도대체 몇 번이나 이 말을 꺼냈는지 모른다. 배낭 달랑 2개로 세계를 여행한 우리였는데... 쪼꼬만 동행이 하나 늘었다고 짐은 왜 이리 많은거냐!! 세계여행 후 앞으로를 여행하듯 '가볍게' 살자고 다짐해 왔는데, 지금 이 분위기로는 여행하듯 살면 안될 지경;; 아기와 여행하기 짐싸기 편, 우리 가족의 여행 가방을 살짝 풀어본다.
** 본 포스팅의 '아기'는 생후~두돌전후의 영유아를 칭합니다.
** 아기랑 비행기타기, 아기랑 여행하기 비행편 http://bitna.net/1720
아기의 발, 유모차와 카시트 그리고 베이비 캐리어
디럭스유모차(부가부)와 전용캐리어. 바퀴와 손잡이가 있어 쉽게 끌 수 있고, 안전하게 수화물로 보낼 수 있다.
휴대용 유모차 (13개월/@피란, 슬로베니아)
준비물 1순위는 유모차와 카시트. 우리는 아기가 목도 못가누던 시절부터 디럭스형 유모차로 여행을 시작했고, 스스로 앉을 수 있게 된 7~8개월부터 지금(27개월)까지 휴대용 유모차를 사용하고 있다. 디럭스형 유모차는 안정감은 훌륭하나 휴대성이 꽝이다. 특히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무조건 수화물로 보내야 하는데, 전용 캐리어가 없이는 유모차 파손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참고로 공항에서는 몸체를 분리하지 않고 접을 수 있는 '버기형 유모차(=휴대용 유모차)'만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다.
여행 중 렌트카를 이용한다면 카시트는 필수다. 렌트카 회사에서 대여할 수 있지만 일주일만 빌려도 카시트를 구입할 정도의 비용이 청구되는지라 되도록 챙겨가고 있다. 무게와 부피가 만만치 않지만 여행내내 자동차에 붙어 있는 물건이다보니 여행지를 오갈때만 불편함을 감수하면 되더라.
힙시트 활용예시 (10개월/@히트호른, 네덜란드)
베이비캐리어 짊어지고 배낭여행 기분내고 계심 ㅋㅋ (20개월/@아테네, 그리스)
또 아기 성장 정도에 맞는 아기띠/힙시트/베이비 캐리어를 준비하자. '유모차도 있고, 등산가는 것도 아닌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행기 안이나 사람많고 복잡한 도시에서 유용하다. 우리 부부가 높은 전망대나 아크로폴리스 같은 유적지, 계단 투성이인 산토리니 등을 거침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아, 당연히 아빠의 체력이 요구된다.
아기 먹거리, 식사 준비하기
분유나 이유식은 현지제품을 활용하자.
시기별로 준비물에 차이가 있는데, 경험상 이유식과 분유를 혼합하는 시기가 가장 손이 많이 갔다. 참고로 아기 식사를 위해 우리는 되도록 주방이 있는 숙소에 머물고 있으며, 식재료와 간식은 되도록 현지 슈퍼마켓에서 공수하는 편이다.
분유기 : 분유, 보온병, 젖병, 젖병세척솔, 작은 채반 혹은 젖병건조대, (젖병세척제, 전기포트)
완분아기보다 완모아기가 훨씬 편하다. 여행지에서도 평소 먹이는 브랜드 분유를 구입할 수 있다면 굳이 바리바리 싸들고 가지 않아도 되니 미리 검색해 볼 것. 우리는 전기포트 대신 포트 세척제를 가지고 다녔고, 젖병은 세척 후 끓는 물로 소독했다.
보온도시락의 활용 (10개월/@어딘가, 네덜란드)
이유식기 : 분유기의 모든 준비물 + 이유식, 턱받이, 수저, 컵 혹은 빨대컵, 보온도시락, 나무젓가락, 수세미와 세제, 휴대용 칼
이유식과 분유를 병행하는 시기라 준비물이 가장 많았다. 이유식은 2~3개만 챙기고 현지에서 구입하거나 직접 조리했다. 유럽에서는 슈퍼/드럭스토어에서 이유식을 쉽게 구입할 수 있었는데, 인터넷 주문이 대세인 한국이 은근 어렵더라. 친구들에게 물어물어 해결했지만 내가 외국인이었다면 참... 힘들었을듯, 여행지에서는 아침마다 뜨거운 이유식을 보온도시락에 넣어서 숙소를 나섰고, 그때그때 반찬통에 조금씩 덜어 먹였다.
아기 비상식량 패키지 (돌 이후부터 사용중)
뚜껑있는 그릇은 음식을 덜어주거나 포장하기 좋다. (17개월/@란사로테, 스페인)
유이식기 : 뚜껑있는 용기, 즉석국, 햇반, 김, 숟가락, 컵, 나무젓가락, 수세미와 세제, 휴대용 칼, 지퍼락, (미니밥솥, 라면포트)
분유와 이유식을 졸업하고 사람밥?을 먹게 되면서 관련 준비물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가능하면 어른 음식을 나눠주거나 키즈메뉴를 주문하지만, 토종 한국인 입맛인 우리 상전님을 위한 비상식량(즉석국/햇반/김)은 꼭 챙겨간다. 또, 비상시를 대비해 현지에 있는 아시아 슈퍼나 한식당도 꼭 찾아본다는;;
내 집 같은 편안함, 의류와 침구
아기용 캠핑베드 매트리스는 60*120이 스탠다드.
아기용 캠핑베드, 매트리스 커버, 애착이불, 옷, 양말, 모자, 손수건, 수건 혹은 천기저귀, 세탁세제
생후 10일쯤부터 본인 침대에서 혼자 자는 아기라 아기용 침대는 첫 여행부터 준비해뒀다. 침대에 항상 따라오는 매트리스 커버와 애착이불, 잠옷은 늘 집에서 쓰던 그대로 빨지 않고 가져온다. 아무래도 낯선 환경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기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서. 숙소 예약시 아기침대와 침구를 별도로 제공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필요한 물건을 챙기자. 참고로 일반적인 아기침대 사이즈는 60*120이다.
그 외에 특별한? 준비물은 세탁세제. 3~4일에 한번 정도 돌릴 수 있는 분량을 준비하는데, 덕분에 가져가야 할 옷의 숫자가 적어지고 여행 후 밀린 빨래에 치이는 일도 줄일 수 있어 좋다. 그렇다, 우리가 아파트형 숙소를 고집하는 이유가 바로 주방과 세탁기다.
청결과 건강을 위해, 세면용품과 의약품
스토케 접이식 욕조는 강추 아이템!
접이식 욕조, 아기샴푸, 칫솔, 치약, 보습제, 발진크림, 이앓이연고, 코흡입기, 손톱깎이, 기저귀, 체온계와 해열제
가볍고 납작하게 접히는 욕조는 정말 꿀템! 욕조를 굳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 숙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호텔/리조트를 제외하면 은근 욕조있는 숙소찾기 쉽지 않다. 그 외 자잘한 세면용품과 비상약 등을 모아 여행용 파우치로 만들어두면 편리하며, 부피가 큰 기저귀는 일정에 맞추기보다 짐가방의 남는 공간을 고려하는 것이 편하다. 세계 어디서도 기저귀는 구할 수 있으니까.
그 외, 잇아이템?!
어떤 의자든 아기의자로 만들어주는 부스터시트 (13개월 / @Postojna Cave, 슬로베니아)
얌전히 밥 먹는 이쁜 아기 ㅋㅋ (25개월/@친퀘테레, 이탈리아)
부스터의자, 돗자리, 영상물과 장난감, 간식
스스로 앉을 수 있게 된 시기부터 가지고 다니는 부스터의자. 이 세상 모든 의자를 아기의자로 만들어주는 신통방통한 물건이다. 이것만 있으면 숙소나 레스토랑에 아기의자가 없어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돌 이후부터 일반 의자에 앉을 수 있지만, 새로운 장소에 가면 늘 탐방하기 바쁜 아기인지라 의자에 붙잡아 둘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포기가 어렵더라. 이제는 키가 훌쩍 자라서 다음 여행부터는 쓰지 못할 것 같아 아쉽구나.
돗자리만 있으면 어디서든 소풍가능! (13개월/@Kranjska Gora, 슬로베니아)
부스터의자가 실내용이라면 돗자리는 실외용이다. 이동 중 근사한 풍경과 쉬어가고 싶을 때 일단 돗자리를 펼칠만한 장소부터 찾자. 대부분의 아기들이 실내보다 실외에 풀어놓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편하게 그리고 길게 쉬어갈 수 있다. 얌전히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간식을 먹는 모습을 보면 낑낑대고 챙겨 온 보람이 있구나.
바람 불어도 괜찮아요~ (20개월 / @산토리니, 그리스)
아기랑 비행기타기, 아기랑 여행하기 비행편 http://bitna.net/1720
아기의 탄생 후, 우리 부부의 여행은 늘 여행짐(인지 피난짐인지 헷갈린다.) 싸기 전쟁?으로 시작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기가 성장함에 따라 짐이 아주아주 미세하게라도 줄어든다는 사실과 조만간 이 꼬맹이가 자기 짐을 짊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다는 것. 아기와 함께하는 휴가 준비로 정신없는 엄마아빠들 모두 힘을 내시라, 집 떠나 여행지에 가보면 (더한 것?이 기다리고 있어서) 짐싸기는 별 것도 아니라는... ㅋㅋㅋㅋㅋ;;;;;
[아기 여행 짐싸기 마음가짐]
1. 아기가 유독 사랑하는 물건(애착인형, 인형, 장난감, 간식, 동영상 등등)을 생각해 내라. 휴가의 질을 바꿔놓을 것이다.
2. 여행지에서 구입가능한 물건은 1~2일 분량만 준비하라. 그거 아니여도 가져갈 물건이 한두개가 아니다.
3. 짐이 너무 많다면 어른 짐을 줄여라. 어른에게 '이런것도 필요할까?' 싶은건 빠져도 되지만, 아기라면 단 한 번을 사용하는 것이라도 빠져선 안된다.
4. '이건 피난짐인가?', '고행을 가는건가, 휴가를 가는건가' 하는 자괴감이 들 때, 이것만을 기억하자. 남들도 다 똑같다. 아기와 여행이 우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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