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육아 Family Traveler

아기랑 여행 어디로 갈까? 아기랑 여행하기 계획편

빛나_Bitna 2018. 11. 14. 00:47

피렌체, 이탈리아 (25개월)


여행계획은 무슨, 비행기표 끊고 여권이랑 돈만 챙기면 되는거지!

맞는 말이다. 자기 몸 하나쯤은 스스로 챙길 줄 아는 '어른들의 여행'에서만. 의사소통은 커녕 직립보행도 어려운, 한마디로 아직 사람이 되지 못한;; 아기와 함께하는 여행에 계획은 필수다. 본인의 여행내공을 앞세워 자유로운 영혼임을 마음껏 뽐내다간 영혼까지 탈탈 털릴 확률이 99.999%니까. 


** 본 포스팅의 '아기'는 생후~두돌전후 영유아를 칭합니다.

** 리조트/호텔여행보다 돌아다니는 여행을 추구하는 부모에게 적합합니다.


아기와 해외여행, 어디로 가야 할까?!

우리가 아기와 함께 한 첫 여행은 생후 30일쯔음, 한국에서 오신 엄마를 모시고였다. 의도했다기 보다는 해외에 거주하다보니 생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나 할까. 자동차로 네덜란드와 독일을 여행했는데 나와 아기의 상태를 고려해 하루 총 이동거리 200km를 넘지 않는 아주 느릿한 일정으로 움직였었다. 


아기가 작을때는 차라리 이렇게 짊어지고 다닐 수 있는데...;;

조금만 커도 무조건 밖이 좋다고;; (쾨켄호프, 네덜란드 / 21개월)


생각해보면 4~5개월(본격적인 이유식 시작 전) 전까지는 아기가 여행지 선택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아기 일과의 대부분이 먹고 자는 것이고, 아기 무게도 크지 않아서 어떻게 짊어 지고서라도 다닐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 시기에는 아기보다 더 큰 변수가 존재하니,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은 엄마와 아직 육아가 몸에 베지 않은 초보 아빠다. 자칫하면 '집 떠나면 X고생 (Feat. 아기)'을 온몸으로 겪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 아기와 여행하는 많은 부모들이 휴양지의 호텔/리조트 여행을 선택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거다. 


박물관은 참 어렵다. (파리, 프랑스 / 12개월)

무조건 밖으로 + 가만히 있기 싫음! (룩셈부르크 / 22개월)


1. 박물관, 미술관 등 실내로 입장하는 활동이 많은 지역보다는 자연과 액티비티가 중심인 곳이 좋다. 

2. 대도시보다는 소도시가 안전상 편하다. 걷기 시작한 아기라면 더더욱! 

3. 여행지 간의 이동거리/시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숙소 변경이 적을수록 좋다.


리조트보다는 구석구석 쏘다니는 여행을 선호하는 우리는 돌 전후(10개월~)부터 본격적인 여행모드에 돌입했다. 우리 가족의 여행지 선택 기준은 대략 이러한데, 아무래도 아기들은 실외에서 직접 보고, 듣고, 만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요즘 우리의 여행은 비행편을 고려한 대도시와 1~2시간 거리의 주변 소도시 조합이 주를 이룬다. 다녀온 여행지 후기는 차차 올려보는 걸로. 



어떤 숙소가 좋을까? 

이제 이런 숙소는 안녕~ (인도 배낭여행자의 흔한 숙소)


따뜻한 샤워 + 몸을 뉘울 수 있을 정도의 청결함

세계여행 할 때는 이 정도만 되어도 감지덕지 했건만 아기와 여행하니 다른 세상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기본적인 청결은 물론 시설이나 구조적인 부분까지도 부모가 편하려면 아기의 성향과 집에서의 생활 방식을 고려해 숙소를 구하는 것이 좋다. 물론 예약은 이제 기본, 불쑥 찾아가 협상하고 짐을 풀던 그 때는 이제 과거에 묻어두는 걸로. ㅠㅠ


이젠 아파트형 숙소가 편하다.

한식파 상전님 덕분에 주방은 필수;;


몇 번의 경험끝에 우리는 아파트 타입 숙소에 정착했다. 1) 젖병 세척(+소독)과 이유식/유아식 조리가 쉬운 주방, 2) 수시로 나오는 빨래를 처리하기 위한 세탁기, 3) 혼자 자는 습관의 아기를 위한 분리된 침실이 여러모로 편리하기 때문이다. 고급호텔도 좋지만 원룸형태가 아닌 곳은 가격대가 너무 높고, 삼시세끼 제공하는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에서도 한식을 고집하는 일이 다반사;;더라. 다행히 요즘은 아파트형 숙소도 많고, 에어비앤비 같은 플랫폼도 대중화되어 숙소 찾기가 더욱 수월해졌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여행지 선택 부분에서도 언급했지만) 여행 중 숙소 변경을 최소화하라는 것. 아기와 함께하면 많은 짐 때문에 숙소 체크인/아웃에 꽤나 긴 시간이 소요되는데다, 성향에 따라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 아기가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짐을 풀고 싸고를 반복하다 여행이 끝나버릴수 있으니, 한 숙소에 최소 2박 이상 머물 수 있게 계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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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새 렌트카에 익숙해졌다.


유모차부터 간식까지 아기 짐이 많다보니 렌트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교통체증과 주차문제 등을 고려하면 대도시 안에서는 자동차보다 대중교통이 편리하다는 사실. 우리는 대중교통으로 도시 안을 여행하고, 근교로 떠날 때만 렌트카를 활용하고 있다. 렌트카가 필요한 일정을 한쪽으로 몰아넣으면 렌트카 이용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참고하자. 만약 대중교통으로 도시 이동을 한다면 아기와 짐을 싣고 내리는데 문제가 없을지, (버스일 경우) 카시트가 필요한 지를 확인하고 예약을 진행하도록.


기차도 타요~ (이탈리아 / 25개월)

물론 유모차가 젤로 편함 (크레타, 그리스 / 20개월)


처음에는 바짝 긴장했지만 출퇴근 시간만 피하면 대도시에서 아기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다. 기차, 유모차, 버스 등은 유모차 채로 쉽게 출입할 수 있고, 수 많은 사람과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파리처럼 엘레베이터가 없는 오래된 지하철은 아기띠(혹은 베이비 캐리어)가 더 편리한지라 결국 다 들고 다니게 되는 슬픈 현실.. ㅠㅠ 그나마 힘을 얻은 것은 아기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부모들이 꽤나 많았다는 것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들을 배려해 준다는 점이었다.   


셀프 돌스냅 (파리, 프랑스 / 12개월)


아기와 비행기타기, 아기와 여행하기 비행편 http://bitna.net/1720

아기 여행짐 싸기, 아기와 여행하기 준비물편 http://bitna.net/1721

이제 '마음가는대로 무작정 떠나는 여행'은 끝났다. 여행을 결심하는 그 순간부터 어디로 어떻게 떠나서 무엇을 할지를 세심하게 계획하지 않으면 헬게이트가 활짝 열려버릴 테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여행준비'에 재미를 붙여보자. 누군가의 말처럼 여행을 준비하는 그 순간부터가 여행은 시작된 것이니까. 


[아기와 여행 계획하기 마음가짐]

1. 냉정히 말해서 이 시기의 여행은 아기보다는 부모를 위한 것이다. '교육에 어쩌고~, 발달에 어쩌고~' 다 의미 없다.

2. 도시간 이동이 길지 않고, 대중교통과 상점, 병원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지역을 택하자. 크고 복잡한 도시보다는 소도시와 시골마을이 좋다. 

3. 여기도 가고 싶고, 저기도 가고 싶고 하는 욕심을 버리자. 큰 탈 없이 집에 돌아오기만 해도 그 여행은 성공이다. 

4. 비행기, 이동수단, 숙소 등 굵직한 것들의 사전예약은 필수다. 준비한만큼 여행이 편해진다. 

5. 일정 중간중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을 끼워넣자. 여행 중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