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의 힘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귀차니즘 환자인 나를 평일 저녁 상암동까지 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여튼! 태어나서 처음으로 밟은 상암동 땅은 서울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공기가 좋았다. (그리고 추웠다_ 제길슨!)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서있는 월드컵 경기장은 와우~ 꽤나 뽀대나는 것이 축구할 기분 나겠구만!
월드컵 경기장 한쪽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공연장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500원의 컵값만 지불하면 맥주를 무한대로 마실 수 있었는데 시간상 맥주한잔과 소세지 한 접시에 만족해야 했다. (사실 맥주를 먹기에는 야외 공연장이 너무 추웠다! ㅠ_ㅠ) 여튼 수많은 가수들의 릴레이 공연이 펼쳐진 서울 음악 축제! 내가 본 공연의 주인공은 바로 버터왕자 성시경이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분의 열렬한 팬은 아니다. (아시다시피 나는 효신군 빠순이 모드.. 으흐흐)
하지만 몇 번 가봤던 그의 라이브 무대는 꽤 재밌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이번 공연 역시 편안한 목소리와 매력적인 가사들 그리고... 그의 입담이 백만배 빛을 내는 무대였다. 공기가 맑은 야외 공연장에서 과장되지 않은 목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그의 말처럼 가을(- 발라드 가수가 먹고 살 수 있는 계절)이 왔구나 싶었다.
날씨도 춥고 집까지 오는 길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공연장에서 들었던 노래를 흥얼거리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 시간이 가고 계절이 바뀌는 것에 무뎌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 가족 그리고 나 자신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모처럼 찾은 공연장에는 잠시 잊고 있었던 내가 있었다.
그가 부르던 'When october goes'의 가사가 머릿속에 맴돈다. (너무 자주 부른다. 이 노래_;; )
가을은 역시 발라드다_ 아무리 비와 세븐이 나와 판을 펼치더라도_
아차_ 이번 공연에서 아주 귀여운(?) 신인그룹을 하나 발견했다.
오프닝을 장식한 '4-cos'란 남성 4인조 그룹이었는데 신인 특유의 풋풋함이 눈에 띄었다.
(물론 많은 신인들이 오프닝 공연을 했지만 이들이 유독 나의 눈에 띄었다는! 이유는 맘대로 상상하시라~)
공연장 밖에서 싸인회를 하길래 싸인을 받으며 슬쩍 나이를 물었더니 '극비입니다. 팬 카페에 가입해주세요.' 라는 홍보성 멘트까지 날려주시더이다. 아하하하_ 누나가 이 나이에 풍선 흔들어야겠니?!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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