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11/22 ( @ 씨어터일)
* 출연 : 류정한, 김영주, 임수연, 고영빈, 유나영, 성준서
* 출연 : 류정한, 김영주, 임수연, 고영빈, 유나영, 성준서
서울에는 대표적인 약속 장소가 있다. 종로에는 '금강제화'가 있고, 강남역에는 '뉴욕제과', 대학로에는 '아이겐포스트'가 있다. 하지만 모처럼 찾은 대학로에는 '아이겐포스트' 대신 '코너스'가 자리잡고 있었다.(SK에서 브랜드를 정리하셨나보다. 헐헐_) 조금 낯선 간판앞에 서서 내가 대학로를 얼마만에 찾은 건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잠시동안 두리번 거리며 사람들을 구경했다. 우중충한 무채색 정장을 입은 아저씨들 사이를 돌아다니다가 간만에 보는 화려한 대학생들의 패션을 보고 있자니 왠지 밀려드는 행복감이란!
뮤지컬을 하나 볼까? 하는 생각에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류정한'이란 이름이 눈에 띄어 덜컥 예매를 했다. 사실 평일 오후 8시에 삼성동에서 혜화동까지 가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어찌하리, 근처에서 하는 공연들은 죄다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것을!!! 유명한 배우들이 캐스팅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착한 티켓가격!!! 역시... 대관료가 티켓 가격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걸까?!
지난 겨울, 루나틱을 보고 두 번째 찾은 씨어터일, 대학로 소극장치고 깔끔하고 나쁘지 않은 시설 그리고 그 날 따라 눈길을 끄는 사진들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방에다가 이렇게 예쁘게 집게로 집어 놔야겠다. ㅋㅋ
공연은 한마디로 유쾌했다. 객석과 무대 사이에 아무런 경계선도 없었고 앞쪽에 앉은 관객들을 '얼룩 송아지'로 만들어 버리는 배우들의 위트도 즐거웠다. 맨 앞줄에 앉아 있었던지라 성큼성큼 앞으로 다가오는 배우들에 흠칫_하기도 했었다는... ㅋㅋㅋ
'사랑'에 관한 작품이라고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꿈'에 관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들은 아프리카에 가고 싶었고, 멋진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그리고 사랑하고 싶었다. 졸업을 하고 사회에 치이다 보니 꿈을 잃고, 사랑을 잃고, 나이는 어느새 서른이 훌쩍_. 특별할 것 없는 우리의 인생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크고 화려한 무대는 아니었지만 내공 빵빵한 배우들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지킬이나 아이다에서 느꼈던 소름끼치는 무언가는 없었지만 그런 뮤지컬과는 기본적인 컨셉과 스케일이 다르니 비교하질 말자. 내 몸안에 숨어있는 하이드를 불러내는 물약도, 불꽃처럼 사랑에 빠질 이웃나라 왕자님도 없지만 지금 나의 모습을 무대위에 올려 놓은 것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캐스팅은 이랬다. 그리고 참 감사하게도 공연 후, 세 배우의 사인회가 있었다. 엄청난 여성관객들이 류정한씨를 보고자 몰려들었다. 흠.. 역시 지킬의 힘이던가?! 사인을 하고, 하나하나 악수를 하고 방끗 미소를 짓고 있으려면 입에 경련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한데.... 그의 미소는 참 매력적이었다.
흠_ 안경때문일까?! 아니면 평범한 옷차림 때문일까?! 그날따라 뽀얀 피부를 자랑하는 것이 또 다른 느낌이다. 역시 배우의 매력은 이런 것이다. 그때 그때 맡은 역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런 것...
프로그램에 아주 큼지막하게 이름을 적어 사인을 받고 사진도 찍었다. (사진 속 나의 썩소가 너무 안습해서 차마 올리지 못하겠다.;;;)
공연, 사인회까지 끝나니 11시가 훌쩍 넘어 버렸다. 공연을 보고 어둑어둑한 길을 걷고 있노라면 내가 잠깐동안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평일에 보는 공연이면 그 느낌이 더하다.) 다음날 날이 밝으면 사람이 득실득실한 2호선에 들어가려고 발버둥치는 내가 있으니까_
이제 내 나이 스물 넷_ 선물받은 2007년 다이어리에 서른이 되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적었다. 그리고 다른 색 펜으로 그것을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들도 적었다.
꿈을 잃지 말자. 사랑도 잃지 말자. 비록 어쩔 수 없이 나이는 먹게 되겠지만 마음만은 마음만은 늙지 말자. 그리고 내 슬픔과 기쁨, 꿈을 함께 할 소중한 친구들도 잃지 말자.
- 진희 : 행복하니?!
- 숙희 : 넌 죽었다 깨도 모를거다.
흠.... 정말 그럴까?! 이건 아직 미지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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