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생각하고 느끼라. - 르네 마그리트 展

따뜻한 토요일 오후, 모처럼 찾은 덕수궁엔 사람도 많고 독특한 행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행렬을 따라 덕수궁으로 들어갈까 했지만 오늘 내가 여기를 찾아온 이유는 분명하지 않은가..

 지난 un-plugged day (4시에 퇴근하는 날)에 가려고 했지만 퇴근을 늦게하는 바람에 가지 못해서 너무너무 속상했던 르네 마그리트 展. - 타국에서 진행되는 마지막 전시라는 말에 없는 시간을 쪼개 서울 시립 미술관을 찾았다. 

날씨도 좋고, 주말도 있고, 게다가 15일이면 전시가 끝나기 때문일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압박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 고상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게야?! 덜덜덜;;)

문화생활을 즐기는 편이긴 하지만 '미술'은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so_ 당연히 해박한 지식도 없다. 그냥 중고등학교때 열심히 외웠었던 서양미술사정도... -_-ㅋ 나의 무지함을 들킬새라, 지난주엔 나름 열심히 공부를 했었다. 하지만 그게 하루아침에 될 수 없지 않은가! 담담하게 미술관으로 입장_!

천장에서부터 봄 햇살이 비추는 환한 미술관. 벽면 가득한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과 사진들이 단연 눈에 띄었다.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도...

첫번째 전시관에 들어섰을때 숨이 턱 막히는 사람들의 열기에 거부감이 확 들었다. 입장 제한을 해야 하는게 아닐까.. 사람들의 열기가 작품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걸까..

20%할인 행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전시가 연장되면서 없어지고, 시간대별로 작품설명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것도 없어졌고.. 아트샵에 판매하는 아이템들도 거의 바닥나고...

인기가 높아 연장전시를 하는 것은 좋지만 뭔가 준비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미술관을 가득 메운 이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꼈을까..?!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전시된 작품만은 훌륭했다.
멋진 작품들 뿐 아니라 르네 마그리트의 어록, 사진, 영화등의 흔적들도 볼 수 있었다.
난 유리관속에 전시된 그의 노트가 기억에 남는다. (편지였던가? 사실 뭔지 모르겠다.)
그의 작품들을 스케치한 흔적들이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제목은 왜 이렇게 지은 걸까? 이건 뭘까? 왜 여기에 있을까?'
미술의 역사나 관련 지식은 없었지만 나에겐 호기심과 다소 엉뚱한 상상력이 있지 않은가!
여러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음껏 상상하다보니 그럴듯한 결론이 나온다.
후훗_ 굉장히 재밌지 않은가? 작품에 대한 나만의 해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미술관을 나서며 미리 공부하지 않았음을 다행이라 생각했다.
내 머릿속 알량한 '지식'들은 나를 '상상'하지 못하게 했을테니까...

미술작품을 '본다'고 하지 않고 '감상한다'라고 하는 이유가 이런걸까?
정답은 없다. 내가 생각하고 느낄 수 있다면...


+ 내게 있어 세상은 상식에 대한 도전장이다. - 르네 마그리트

+ 그나저나 유명한 작품들은 대부분 '개인소장'이더라. 덜덜덜;;;

서울시립미술관 꽤 분위기 있다.

결혼식을 갔다와서 복장이 참.. ㅋ;;;

후후_ 나름 단정하게~

모처럼 블로그에 사진을 대량으로..;;

사람이 많아서 덜덜덜;;

덕수궁에서 진행된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