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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파피용 (Le Papillon Des Etoiles)

빛나_Bitna 2007. 8. 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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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등장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파피용.

이미 '개미'로 나를 매료시킨 이 멋진 작가의 동그란 안경과 동그란 머리를 떠올리며 동그란 버튼을 클릭했다. 예약판매로 인한 약간의 기다림을 거쳐 책을 손에 들었을 때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

파피용은 인간의 무지와 이기심으로 더 이상 지구에서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 주인공들이 또 다른 지구를 찾아 가기 위한 탈출하는 이야기다.
 
전반부는 지구에서 '마지막 희망'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이, 후반부는 지구를 떠나 긴 세월을 여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거대한 우주선에 인공적인 지구를 만들어 내는 인간의 능력(물론 보통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것을 정말 할 수 있을 것처럼 멋지게 써 내려간 작가의 능력이 큰 몫을 했지만...)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화성에 더 똑똑한 외계인이 살고 있을진 모르겠지만..) 인간은 가장 똘똘한 생명체구나.. 우린 정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구나...

그렇게 지구에 남는 자들을 비웃으며 떠난 파피용(우주선)안에 사람들. 전쟁, 정치적 갈등, 학연, 지연, 빈부격차 등등 우리 사회의 나쁜 것들을 모두를 피해서 떠나온 사람들이 만든 평등하고 안정된 그들만의 사회. 그들은 과거를 잊고 미래를 꿈꾸며 희망을 가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범좌와 폭동이 일어나고 법과 권력이 생기고... 그래서 결국 떠나온 지구의 사회처럼 아니 그보다 더한 상황이 되어 생존의 위협을 느꼈을 때... 난 인간의 한계를 보았다. 결국 탈출은 희망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과학 잡지에서나 볼만한 주제에 특유의 상상력과 재치를 더해 써내려가는 베르나르는 타고 난 글쟁이다.
허나 이번 작품은 조금 조금 아쉽다. 그의 전 작품 '개미'나 '나무'보다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멸의 길로 간다는 설정은 조금 식상한 감이 있고, '노아의 방주'나 '아담과 이브'등 종교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뒤로 갈수록 '깬다' 싶은 것이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어 내다니... 조금 어이없음이다. '희망을 위한 탈출'은 없다고 말하긴 했지만 인간을 모두 자멸시키기엔 베르나르의 마음이 약했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