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세상의 아름다움 - 정약용 지음, 박무영 옮김/태학사 |
누군가의 추천글을 보고 고르게 된 책. 표지에 '정약용 지음'이란 문구가 왠지 어색하다. 특별히 책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정약용'이란 이름은 왠지 국사책에서나 봐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랄까...
사실 난 첫 장을 넘기면서 '옛 사람의 글을 내가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지루하고 앞뒤 꽉 막힌 답답한 소리만 나오는거 아냐?'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내용을 곰곰히 생각해보고, 곱씹어보면서 그가 왜 국사책 한 가득 나오는 인물인지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다산의 기행문, 에세이 그리고 유배지에서 가족(특히 자녀)에게 보낸 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글마다 옮긴이의 간단한 설명도 포함되어 있다.) 고지식한 학자의 느낌보다는 따뜻한 사람의 온기를 품은 글들이 모여있다.
멋진 풍경을 생동감있게 묘사한 기행문이나 여러가지 교훈적인 메세지를 담은 글들도 있지만, 그보다 아들들에게 보내는 편지들이 가장 인상적이다. 긴 유배생활로 인해 아이들을 만날 수 없었던 그는 편지를 통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다독인다. 열심히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게으른 생활을 꾸짖기도 하고, 따뜻한 말로 아이들을 감싸기도 한다. 직접적인 표현없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남편이자 아버지 정약용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요즘도 다 읽은 책을 몇 번이고 뒤적인다. 요즘 쏟아지는 자기개발서와는 차원이 다른 옛 사람의 가르침이 담겨있기 때문에... 지인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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