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가까운 거리,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물가, 이국적인 느낌, 그림처럼 펼쳐진 바다와 리조트가 기다리고 있는 곳, 동남아시아.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덕분에 서점에 가면 우리는 이 지역의 유적지나 역사를 담은 책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이 지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저자는 동남아시아와 인도를 여행하면서 길 위의 걸인과 장애인 속으로 뛰어든다.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생각을 듣고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글로 써 내려갔다.
난 나름 여행을 많이 다녔고, 책에 나오는 거리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다. 그때마다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이라면 '불쌍하다.' 혹은 '이들에 비해 나는 가진 것이 많으니 베풀며 살아야겠다.' 뭐 이 정도였지 그들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비참한 그들의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졌고, 그 힘겨운 삶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에 숙연해 지기도 했다.
전쟁으로 인한 가난과 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 그들의 힘겨운 삶은 굴곡많은 아시아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아픔이자 우리가 품에 안고 어루만져야 할 상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