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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in] 공짜로 즐기는 마드리드 워킹투어 (Madrid)

빛나_Bitna 2010. 12. 27. 15:52

 방콕 공항을 경유하고 무려 14시간의 비행,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 잠이 덜 깨서 귓가를 울리는 스페인어나 동양인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눈길 따위는 느껴지지도 않았다. 생각보다 쉽게 숙소를 찾아 짐을 내려놓으니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왔구나, 스페인!!! 
  

앞에 걸어가는 나의 일행들..

 
 시원한 물 한잔에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로비에 앉아 이제 뭘 해야 하나 고민하던 내게 친절한 리셉션 언니가 마드리드 워킹투어를 소개한다. 투숙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투어인데 다함께 걸으면서 마드리드의 주요 스팟들을 찍어보는 것이란다. 전문 가이드는 아니지만 나름 설명해주는 가이드 친구도 있는데다 비용은 심지어 공짜인 아름다운 프로그램!! 무엇을 망설이는가, 우린 이 투어에 참여하기로 했다. 총총총~ 얘들아 같이 가자~!!!

솔광장에서

마드리드의 상징 곰

 
 워킹투어의 시작은 솔광장. 공식적인 이름은 '푸에르타 델 솔 (Puerta del Sol)' 마드리드 곳곳으로 가는 도로 9개가 합쳐지는 교차로에 형성된 광장으로 노천카페와 쇼핑센터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광장을 둘러싼 이국적인 건물들, 가벼운 옷차림으로 광장을 오가는 사람들 그리고 강렬한 태양.. 광장 한 가운데서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온몸으로 느꼈다.

폼나는 경찰들

 
 솔 광장에서 왕궁을 향해 이동하는 길에 말을 탄 경찰들을 발견했다. 마드리드 시내를 걷는 동안 말을 탄 경찰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좁은 골목길을 다니기 위해서 일 것이라며 혼자 마음껏 상상해 보았다.  

멋진 연주도 듣고

신기한 퍼포먼스도 보고!


 말을 탄 경찰만큼이나 눈길을 끌었던 것이 바로 거리 예술가들. 악기연주나 춤은 기본이고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있는 이들까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이들은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기 충분했다.

거리에서

 
 해가 머리위로 올라오며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사람들의 뒤를 쫓아가기 바쁜 짧은 다리의 빛나씨. 얘들아아아아, 나도 데리고 가렴~~~!!!
 

왕궁 정원에 있는 펠리페 4세 기마상

여기가 바로 왕궁

 
 맹렬히 걸어서 도착한 곳은 마드리드 왕궁. 에스파냐 왕실의 상징으로 카메라에 한번에 담을 수 없을만큼 가로로 긴 거대한 건물이었다. 화재로 소실된 아픈 과거가 있는지라 재건할때는 돌과 화강암만을 이용했다고 한다. 내부에는 약 2,800개의 방이 있는데 50여개정도는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단다. (난 내부관람은 패스..!) 구름하나 없는 푸른 하늘 때문인지 유난히 하얗게 보이는 왕궁..

마드리드 시내를 내려다보다.


 왕궁 내부를 구경하는 대신 왕궁 옆 다리를 건너서 왕궁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다리위에서 보는 마드리드 시내의 풍경이 그림같다. 그동안 묵묵히 걷기만하던 서양 언니들도 이 다리위에서만큼은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안전을 위해 다리에 유리벽을 설치되어 있었는데 스페인은 유럽 국가 중 가장 자살율이 낮은 곳이라 특별한 기능은 없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울만큼 작은 스페인 광장에서 돈키호테를 만나고 다시 걷는다. 건물사이 그늘에서 강렬한 태양을 피하는 몇몇 사람들이 눈에 띈다. 그렇다. 점점 시에스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태양이 우리가 가는 길을 방해할까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시에스타(siesta)란?
지중해 연안 국가와 라틴아메리카의 낮잠자는 풍습. 한낮에는 무더위 때문에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으므로 낮잠으로 원기를 회복하여 저녁까지 일을 하는 취지이다. 이탈리아는 오후 1시~3시 30분 스페인은 오후 2시~4시이다. 최근 많이 변하긴 했지만 이 시간에 문을 닫는 곳(관공서, 관광지, 상점, 은행 등등)이 많으므로 여행 일정을 잡을때 주의해야 한다.

마요르 광장으로 가는 길

마요르 광장



터널같은 길을 따라 도착한 곳을 마요르 광장. 솔광장이 많은 도로들로 둘러쌓인 곳이라면 마요르 광장은 오래된 건물로 둘러쌓인 광장이다. 지금은 근사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만 과거에 이 곳은 투우장이나 사형장 그리고 한 때는 종교재판장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21세기의 마요르는 피로 얼룩진 과거는 찾아볼 수 없다. 관광객들과 시민들의 평화로운 휴식처인 동시에 마드리드에서 가장 집 값 비싼 동네가 되어 있을 뿐...

마요르에서 솔로 가는 길


 마요르광장에서 솔광장으로 가는 길에는 이슬람거리가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들을 파는 상점과 음식점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솔광장에서 이어지는 골목 중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길이라 소매치기가 많으니 조심하라고!!!

마드리드 투어 버스도 있다.


 마지막 코스는 그랑비아 거리. 넓은 도로에 은행, 호텔, 명품샵 등등 크고 화려한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 거리를 끝으로 워킹투어는 끝났다. 물병하나 들고 부담없이 마드리드 시내를 돌아볼 수 있는 꽤 괜찮은 시간이었다. 아르헨티나 출신 가이드의 설명은 판에 박힌 설명이 아닌 여러가지 가쉽과 소문들이 더해져 듣는 재미가 쏠쏠했고, 싸고 맛있는 식당까지 소개해주는 훌륭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센스까지 보여줬다.  

식당으로 가는 길, 무려 17유로짜리 마드리드 투어 버스를 만났다. 버스도 나름의 매력(더운데 걷지 않는다는..)이 있겠지만 마드리드 시내에서는 걸어다닐 것을 권하고 싶다. 일단 솔광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면 주요 스팟은 모두 볼 수 있는데다 좁은 골목골목까지 훝어볼 수 있기 때문에... 물론 열심히 걸으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