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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in] 바르셀로나 까사밀라(Casa Mila)에서 살고 싶다! (Barcelona)

빛나_Bitna 2011. 5. 16. 07:41

그라나다에서 바르셀로나로


 이른 아침부터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실 스페인의 야간기차를 체험해 보고 싶었지만 갑작스럽게 출발한 스페인 여행인지라 렌페 할인석은 벌~써 매진되서 남아있지 않았을 뿐이었고... 무한 검색질을 하다 결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라나다 - 바르셀로나 구간은 인기가 좋은 구간이라 렌페 할인좌석을 구하려면 미리미리 예매해야 한다.
기차로 이동하는 시간은 10시간정도 되는데 보통 오후에 탑승하면 그 다음날 아침에 도착한다.
렌페 침대칸도 이용해 보고 하루 숙박비용을 줄일 수 있으므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유레일패스도 없고 렌페 할인석도 구하지 못했다면 유럽 저가항공과 꼭 가격비교를 해봐야 한다. 저가항공의 프로모션을 잘 잡으면 기차보다 더 저렴하게 티켓을 구할 수 있으니까!
 

바르셀로나로 날아가는 중


 그라나다에서 바르셀로나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 남짓. 서울에서 제주도가는 정도의 느낌이라고 하던데 촌스러운 나는 제주도에 가보지 않았으므로 뭐라 코멘트를 할 수가 없구나... OTL 살짝 졸다가 일어났더니 창문으로 육지가 보이고 드디어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시내 중심, 까탈루냐 광장까지는 버스로 1시간 정도, 광장에 내리자마자 엄청나게 많은 인파에 정신이 없었다. 조용한 골목안에 위치한 숙소는 내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주었다. 예쁘게 살고 있는 젊은 부부의 집은 조만간 별도 포스팅해야지...ㅋㅋ
 
유럽 저가항공에 관한 포스팅은 http://bitna.net/756
스페인 열차, 렌페에 대한 포스팅은 http://bitna.net/760


까사밀라 (Casa Mila)


 숙소에서 정신을 추스리고 바르셀로나를 돌아보러 밖으로 나왔다. 숨이 막힐듯한 태양은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 틈에서 람블라스 거리를 향해 걸어가던 나는 이 건물을 보고 숨이 막힐것만 같았다. 바로 카사밀라 (까사밀라, Casa Mila).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를 뺄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고, 이 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도 가우디의 흔적을 찾아다니겠단 계획을 세웠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그의 작품을 쉽게 만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었다. 

그렇다. 가우디의 작품이라해서 박물관처럼 담장 안에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의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이거 뭔가 독특하다 싶으면 죄다 가우디의 흔적이다.


가운데가 뻥 뚫린 건물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까사밀라 안으로 들어섰다. 건물 한가운데는 뚫려있어 햇빛이 1층까지 비추고 있었다. 파도를 연상시키는 건물 외관부터 건물 한가운데까지 내리쬐는 태양... 이런 것들이 건축은 자연의 일부여야 한다는 가우디의 신념을 보여주는 것일까? 

카사밀라(까사밀라) 내부


 1910년에 완공된 카사밀라는 바르셀로나 신도시계획 당시에 세워진 연립주택이다. 한 가운데가 뚫려있는 구조다보니 복도를 따라 한 바퀴를 돌면 한 층을 모두 볼 수 있고, 각 방마다 살림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서 과거에 그 방의 용도를 알 수 있었다.  

카사밀라 내부


 100년이 넘은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깔린 돌, 창문들까지도 전혀 촌스럽지 않았고, 냉난방시설과 엘리베이터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7층으로 구성된 카사밀라에 일부는 (중간층이었는데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ㅠ) 공개되지 않고 있었는데 그 공간에는 지금 누군가가 거주하고 있단다. 화려한 침실과 다이닝룸은 물론 메이드를 위한 방까지 갖춰져 있는 것을 보면 과거 이 곳에 거주한 사람들은 꽤나 부유한 사람이었을 것 같다. 뭐, 100년이 지난 지금은 전 세계인이 찾는 곳이 되어 버렸으니 지금도 왠만한 재력가 아니면 엄두도 못내겠지...?

이 멋진 테라스를 보라!


 방 안을 비추는 태양을 쫓아가다 만난 테라스. 세상에!!! 테라스 난간따위가 이렇게 멋지게 보일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 창 밖으로 보이는 바르셀로나 시내의 모습과 살아 움직이는 덩굴같은 모습의 테라스 난간 그리고 스페인의 태양이 나를 매료시켰다. 갑자기 여기 한달 전세값이 얼마나 할라나 궁금하구나...

여기는 꼭대기층, 7층!

 꼭대기층 7층에는 가우디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가우디란 이름과 그의 독특한 건축물 이름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전부였던지라 이 작은 가우디 박물관은 내게 유익한 공간이 되었다. 언어의 압박으로 제대로 설명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영상자료와 설계도, 모형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역시 가장 재밌는 것은 가우디의 건축물 모형으로 외관과 그 내부까지 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도대체 이런 모양의 건물이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아직 실제로 만나지 못한 건물 모형을 보며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았다. 무엇이든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되겠지만... ㅋ
   

카사밀라 옥상

 카사밀라의 하이라이트 옥상. 독특한 모양의 굴뚝들 덕분에 이상한 나라에 뚝 떨어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도대체 이 것이 무슨 모양일까? 한참을 기괴한 모양의 굴뚝들을 쳐다보다 어린시절 손가락위에 꽂고 놀던 인형들을 떠올렸다. 역시 나란 아이는 이 정도의 감각밖에 없는걸까? 혼자 낄낄대다 정신을 차리고 아래를 보니 카사밀라 지붕의 곡선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바르셀로나 시내

저 멀리 보이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재밌는 모양의 굴뚝외에 카사밀라 옥상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바르셀로나다. 쭉 뻗은 도로, 저 멀리 보일 것 같은 푸른 바다 그리고 아직도 아니 앞으로 쭈욱 계속 될 사그라다 파밀리아 공사현장까지... 머리가 뜨거워지면 그늘로 잠시 피했다가 기운을 내서 다시 한번 셔터를 눌러본다. 해가 넘어갈 시간에 오면 분위기 잡기 좋을 것 같다. 노을지는 바르셀로나와 한 컷? 그러나 형편없는 나의 사진실력으로는 어림도 없겠지. -_-

출구로 가는 길에 있는 기념품샵

출구에 붙어있는 기념품샵은 가우디에 심취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리보고 저리봐도 가우디 뿐이다. 책, 엽서, 기념주화, 티셔츠, 건물모형, 가방, 우산, 팝업북 등 정말 다양한 소재의 기념품이 가득한 이 곳에서 고심끝에 몇 가지 아이템을 집어들었다. 카사밀라를 나와 다시 람블라스로 걸어가는 길,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