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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렌트보트, 흐바르섬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Hvar, Croatia)

빛나_Bitna 2011. 11. 16. 23:09


물놀이 준비 끝!


 흐바르섬에서 맞이하는 아침, 잠이 많은 우리지만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이것저것 챙기기 바쁘다. 마트에서 간식거리를 한아름 사들고 시내를 향한다. 랄랄라~ 랄랄라~ 오늘 우리는 흐바르섬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그것도 아니면 걸어서? 모두 틀렸다. 오늘 우리의 흐바르섬 관광을 도와줄 녀석은 바로 보트, 배다. 

청년에게 배를 빌렸다.

 
 숙소 주인 아주머니의 말대로 흐바르섬에서는 생각보다 쉽고 저렴하게 보트를 빌릴 수 있었다. 바닷가에서 만날 수 있는 'Rent Boat' 간판, 보트를 빌릴 수 있냐고 물었더니 모터보트는 라이센스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상관없단다. 아침부터 저녁 7시까지 빌리는 금액은 350쿠나 (우리돈으로 약 7만원정도) 렌트카보다 훨씬 저렴하다. 청년을 따라 보트에 올랐다. 그는 시동거는 법과 끄는 법, 전진과 후진 그리고 닻을 내리고 정박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더니 재밌게 놀다오란다. 순식간에 보트를 빌리게 된 우리. 그냥 맘대로 가면 되는건가?

항해시작!

멀어져가는 흐바르섬

 시동을 걸고 조금씩 앞으로 전진한다. 조금씩 흐바르섬이 멀어져간다. 와우, 우리가 지금 바다를 항해(?)중이구나, 바다위를 달리고 있구나...!!! 차선이 그려진 도로도 없고 신호등도 없지만 처음 자동차를 몰고 나왔을때와 느낌이 비슷하다. 약간은 설레이기도 하고, 약간은 무섭기도 하고, 영화처럼 속도를 내서 달려보고 싶기도 하고...

저 멀리 보이는 커다란 배

 부앙~ 겁도 없이 속도를 높였다. 보트와 함께 이 넓은 바다를 빌린 것 같은 느낌이다. 점점 높아지는 보트의 속도만큼 보트운전에 자신감이 붙었다. (연료탱크의 가솔린이 쭉쭉 줄어들지도 모르겠지만... ㅋㅋㅋ) 꺄악, 달려라~ 달려~

육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일광욕 시설이 준비된 음식점

 보트 운전이 슬슬 손에 익어갈 무렵 눈앞에 보이는 작은 섬. 색색의 커다란 쿠션이 침대처럼 놓여있고 그 위에서 태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이렇게 흐바르섬 주변 작은 섬에는 비치와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이 섬, 저 섬을 돌아다니는 것도 흐바르섬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리라. 

배 버스도 있다.

  
 인기척이 느껴진다 싶어서 옆을 보니 사람들을 가득 태운 배가 지나간다. 작은 섬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운영하는 배 셔틀인데 흐바르섬에서부터 사람들을 모셔온단다. 음식값이 얼마나 될 지 모르겠지만 나름 괜찮은 영업전략이다.

주차하느냐 고생한 초보운전자

주차 성공!!!

 자동차 운전에서 주행보다 어려운 것이 주차이듯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던 배를 육지 근처에 세우려니 이거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너무 다가가면 배 바닥이 걸릴 것 같고, 너무 멀리 세우면 육지로 걸어나가기가 쉽지 않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육지를 앞에 두고 한참을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낑낑대던 이 남자, 드디어 육지에 배를 묶는데 성공했다. -_-V  
 
 우리가 처음으로 발딛은 곳은 흐바르에서 가장 가까운 섬으로 넓은 비치와 커다란 레스토랑이 있었다. 레스토랑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와 이 근처 섬 사이사이를 다니는 배 버스까지 있어 사람들의 접근성이 비교적 좋은 편. 그러다보니 은근 사람이 많았다. 섬을 전세낸 기분을 느끼고 싶었던 우리는 다른 섬을 찾아보기로 했다. 

동네 청년은 다이빙중

뱃놀이에 신난 빛나씨

 주행부터 주차까지 한번씩 다 경험해보니 이제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었나보다. 지도를 펼쳐들고, 아이폰 나침반 어플도 한번 꺼내보고 배에 시동을 건다. 무슨 해적놀이라도 하는지 잭 스패로우 마냥 모터보트의 방향키를 부여잡는 이 남자, 도대체 뭐하시는거냐구요~

닻 표시가 있는 곳은 배를 세우기 좋은 곳

바다위에 떠 있는 배들이 가득!

 다시 달린다. 섬과 섬 사이로 들어서니 바다가 잔잔한 것이 평화롭다. 곳곳에서 닻그림의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는데 여기가 배를 정박하기 좋은 곳이라는 뜻이란다. 영화속에서나 보았던 근사한 요트들이 몰려있는 얕은 바다에는 스노쿨링이나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아..... 정말 좋구나....!!!!!

여기는 연소자출입금지 지역(?)

 다른 섬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잔잔한 바다, 판판한 바위, 적당히 햇빛을 가려주는 소나무... 누가봐도 일광욕을 즐기기 딱 좋은 이 곳에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할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누워 있었다. 한참동안 그들을 바라보던 우리는 순간 깜짝! 어머, 어머, 어머, 여기가 말로만 듣던 누.드.비.치?! 여기 이 사람들이 구릿빛 수영복을 세트로 입은 것이 아닌이상 그들은 모두 네이키드 상태!!! 쿨한 여자라 자부하던 나였는데... 이거 원, 어디다 시선을 두어야 할 지 모르겠다. 너무나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심지어 지나가는 배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한다)에 허둥대는 촌스러운 우리들....      

저 섬에 가면 뭐가 있을까?

여기도 역시 비치가 있다.

  누드비치 감상(?)을 마치고 다른 섬으로 도망치듯 피했다. 나름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지만 사람들이 많지 않아 조용하다. 일찍 일어난데다가 처음 도전한 뱃놀이에 긴장했던 몸이 풀리면서 나른해진다. 꼬박꼬박 졸기 시작하는 나를 위해 모터를 꺼주는 이 남자, 센스만점이다. 바다위에 누워더니 바다의 움직임이 그대로 느껴진다. 요람에 누워 있는 꼬맹이의 기분을 조금을 알 것 같다.
 

다시 항해 시작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시동을 걸었다. 바다위에 너무 오래 있으면 피부가 상할 수 있으니 이쯤되면 육지로 피해줘야겠지? 섬 주변을 돌아보면서 보았던 잔잔하고 조용한 지점을 향해 뱃머리를 돌렸다. 운전대를 잡은 그의 모습이 자연스럽다. 이참에 이 동네에서 알바 좀 하다가 오라고 할까? ㅋㅋㅋ 배가 달린다. 푸른 바다위에 하얀 선을 그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