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EUROPE/크로아티아 Croatia

[크로아티아] 유럽인들이 사랑하는 휴양지, 흐바르섬 (Hvar, Croatia)

빛나_Bitna 2011. 11. 9. 23:24

어디서나 렌트가능!


 항구에서 만난 모자를 따라 숙소에 짐을 풀었다. 시설, 가격, 주인양반의 친절함이 중심부에서 살짝 벗어난 위치따위는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었다. 사실 섬이 작아서 시내에서 벗어나봐야 도보 10분 거리라는... 시내로 가는 길 위에서 이 동네 사람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만날 수 있었다. 보이는 것은 다르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평화로운 우리나라 시골동네를 떠올리게 했다. 특이한 것은 쉽게 볼 수 있는 렌탈서비스.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보트까지 이 곳에서는 모두 빌릴 수 있다.

드디어 바다를 만났다.

주차(?)된 배들이 가득

크루즈 여행도 인기만점

음식점에 사람이 가득

음식점 홍보중인 예쁜 언니


 땅끝, 바다에 닿는 지역에 흐바르섬 시가지가 있다. 바다에는 크고 작은 배들이 정박해 있고, 육지에는 레스토랑들이 가득하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처럼 맨질맨질한 바닥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시간에 맞춰, 자기만의 스타일로 흐바르섬을 즐기고 있었다.

골목길탐험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라 골목길로 들어섰는데 여기도 또 별천지다. 골목마다 작은 샵과 근사한 레스토랑들이 제법 분위기있다. 골목안을 채우고 있는 향긋한 라벤다향, 그 정체는 샵들마나 걸려있는 포푸리였다. 흐바르섬이 라벤다 생산지라더니 기념품샵 어딜가도 라벤다를 만날 수 있었다. 이제 우린 라벤다 향을 맡으면 흐바르섬을 떠올리겠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향이라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강렬한 기억을 남기는 것 같다.

스테판 광장


 유럽을 돌아다니다보면 쉽게 만날 수 있는,  하지만 우리나라 문화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이 바로 광장. 이 작은 섬에도 역시나 커다란 광장과 성당이 있는데, 섬에 있는 사람은 죄다 모인듯 인구밀도가 꽤 높은 편이다. 나라마다 도시마다 규모가 다른데 어딜가도 광장에는 사람이 가득한 것이 신기하다. 특별한 목적없이 광장을 떠돌다가 산 위에 있는 고성을 발견했다. 저기 올라가면 섬이 한눈에 보이겠지....!!!!! +ㅁ+

성을 찾아 올라가는 중

  광장에 있는 누군가에게 성으로 오르는 길을 물었더니 친절하게 알려준다. 성의 입구로 가는 골목은 중간중간 계단이 있는 언덕길이었는데 크고 작은 레스토랑들이 오가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스파뇰라 요새 입구


  5~10분쯤 골목을 걸었더니 본격적으로 성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스파뇰라 요새. 아마도 과거에 섬 주변을 정찰하고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했었겠지? 지금은 우리같은 외지인을 위한 전망대로 사용되고 있고...

성으로 오르는 중

올라가면서 보이는 섬의 모습


 요새로 가는 길은 잘 짜여진 돌담과 무심하게 놓여진 커다란 바위들이 공존한다. 중간중간 솟아있는 커다란 알로에와 선인장을 보면 처음부터 바위산이었던 것 같은데, 산 아래쪽은 커다란 나무가 가득하니 그냥 무지한 나는 모르는 자연의 모습이랄까..?

드디어 입구!

21시까지 오픈이란다!

입장료는 25 Kn


 10분쯤 걸어서 도착한 진짜 입구. (허무하게도 반대편엔 차로 올라오는 길이 있었다는...) 입구에 걸려있는 표지판, 안내지도, 기념품샵, 입장권과 안내자료까지 갖춰져 있는 것을 보면 여기가 흐바르섬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스팟임이 분명하다.

요새에서 바라본 흐바르섬


 예상대로 요새위에 서니 흐바르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앞서 걸어왔던 광장과 길 그리고 바다위에 줄지어 서 있는 배... 걸어왔던 길을 떠올리며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숙소의 위치를 예상해보았다. 인근 바다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크고 작은 배들이 몰려있는 것을 보니 저 섬에 멋진 뭔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해가 지는 중...

 서서히 해가 진다. 요새의 성벽도 마을의 주황색 지붕처럼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요새안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일몰을 보기 위해 한 곳에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몰을 보며 숨을 죽였다가 해가 어느정도 넘어가자 각자의 언어로 이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성에서 내려오는 길에

저녁은 해산물 구이

그리고 당연히 맥주!


  요새에서 내려왔더니 주변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오후에 지나쳐왔던 레스토랑들이 조명을 밝히고 나이트버전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 섬을 찾는 유럽아이들을 겨냥한 것인지 레스토랑마다 영국이나 스페인에서 보았던 클럽 느낌이 충만하다. 길쭉길쭉한 유럽아이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저녁 메뉴? 바다에 왔으니 당연히 해산물구이, 해산물 구이에는 당연히 맥주!!!

흔들렸지만 맘에 드는 색감이라서...

 밤 바다의 바람은 시원하다. 오후에 걸어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면서 흐바르섬이 가진 매력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깊고 푸른 아드리아해, 맨질맨질한 바닥, 은은한 라벤다향, 아름다운 노을, 친절한 사람들, 여유로움, 맛있는 음식, 밤에만 살짝 보이는 클럽모드 레스토랑...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흐바르섬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다. 이제 왜 여기가 유럽사람들이 사랑하는 휴양지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