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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스플리트, 낭만이 있는 항구도시 (Split, Croatia)

빛나_Bitna 2011. 11. 22. 23:00

흐바르섬에서 나가는 중

 
 흐바르섬에서 스플리트까지 가는 배는 여러가지가 있다. 1) 흐바르 시내에서 출발하는 쾌속선, 2) 스타디그라드에서 출발하는 페리가 바로 그것인데, 쾌속선은 흐바르 시내에서 바로 출발할 수 있고 스플리트까지 1시간에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 (게다가 탑승정원도 적은 편이다.) 그래서 성수기에는 쾌속선 티켓을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은데 우리가 이런 사실을 알 턱이 있나... 덕분에 우리는 스타디그라드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흐바르섬에서 스플리트가기] 
1. 흐바르 시내에서 출발하는 쾌속선. 탑승인원이 적고 인기가 좋아 예약필수 
2. 스타디그라드에서 출발하는 페리. 시간당 1대. 워낙 큰 배라서 예약 필수는 아님 
* 흐바르 시내에서 스타디그라드로 가는 버스는 광장에서 출발
* 티켓은 흐바르 곳곳에 있는 'Jadrolinija' 사무실에서 구매가능
* 크로아티아 선박운항 정보 : http://jadrolinija.hr


스플리트로 가는 중

 흐바르섬으로 들어올 때 이미 경험해봐서 그런지 스플리트로 가는 배가 그리 신기하지 않다. 머리를 창문에 기대놓고 세상모르게 자다가 부스스 일어나서 완전 귀찮은 표정으로 모닝커피를 사러 가는 나. 다른 건 몰라도 커피에 대한 의지는 참으로 강하다. ㅋㅋㅋ 이렇게 두 시간을 달려 스플리트에 도착했다.

이 것이 스플리트 구시가지

 흐바르섬에 가기 위해 스플리트에 들렸을때 이미 눈치챘지만 스플리트는 크로아티아를 대표하는 교통의 요지이다. 배, 버스, 기차 등의 교통수단이 스플리트와 다른 크로아티아 도시는 물론 헝가리,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국가들을 연결하고 있다. 지리적인 위치 때문일까? 기차역, 버스역, 항구가 한 곳에 모인 스플리트에는 이방인들의 에너지와 여행의 낭만이 가득하다. 

스플리트 구시가지 안내도

 
  스플리트 구시가지는 동서남북 200m 남짓한 두브로브니크와 비교하면 아주 아담한 규모이다. 스플리트 구시가지는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항구 옆에 바로 붙어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구시가지의 위치가 참 신기했다. 보통 성의 방어를 위해서라도 외부세력의 이동이 어려운 곳에 위치해야 할 것 같은데, (두브로브니크도 그렇고 스플리트도 그렇고) 이 동네는 바다에서 몰려오는 외세따위는 쿨하게 무시했던 것일까? 물론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에서 떨어지기 싫은 마음도 이해는 가지만... 

안으로 들어가는 복도는 상점이 되어 버렸다.


 구시가지 중심으로 들어가는 길. 한쪽에 사람들의 출입을 막는 표지판이 눈에 띄지 않았다면 여기가 유적지인지 시장인지 헷갈렸을지도 모른다. 입구부터 끝없이 빽빽하게 이어진 좌판에서 정말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마그네틱, 라벤더, 조각, 기념엽서... 심지어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람까지 오가는 사람과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 

구시가지 중심에 있는 궁전

구시가지에 몰려있는 음식점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스플리트 구시가지의 중심에는 있는 궁전. 궁전앞에는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어디선가 온 단체 관광객 행렬에 휩쓸려 가이드 설명을 들어보니 이 궁전은 로마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노년을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란다. 대리석을 그리스에서부터 공수해왔다던데, 옛날 로마황제가 가졌던 힘이 새삼 놀라울 뿐이다.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


 궁전 한가운데에 있는 대성당은 과거에는 황제의 묘로, 현재는 스플리트 구시가지를 내려보기 위한 전망대로 사용되고 있다. 뜨거운 날씨에 사람들이 줄지어 올라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탁탁 막힐지경이다. 게다가 계단은 또 얼마나 좁고 구불구불한지... 나는 땅위에서 골목탐험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련다. 

세월의 흔적이 가득..

골목탐험 시작!

 
 이제 미로처럼 얽혀있는 구시가지의 골목탐험을 시작할 때. 시간이 허락되는대로, 우리의 호기심이 바닥날때까지 그냥 걸어보기로 했다. 좁은 골목길 끝에는 뭐가 있을까?! 
  

그냥 마음에 드는 샷

크로아티아 전통인형인가?

발길가는대로, 사람들의 흐름을 따라...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골목에 최신 유행 브랜드의 상점들이 들어서있다. 안어울릴듯 하지만 묘하게 어울리는 것이 신기하다. 고개를 들었보니 창문에 고개를 내민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아마도 각 건물의 1층은 상점으로, 그 윗층은 일반 주거지역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건물안은 어떨지 궁금했지만 확인할 길이 없을 뿐이고... 

앗, 먹는거다!!!

  
 어떤 골목에 들어서니 상점대신 레스토랑과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작은 스탠딩 테이블을 둘러싸고 시원한 생맥주를 들이키는 이들이 눈에 띈다. 평소라면 후다닥 달려가서 자리를 잡았겠지만 오늘은 왠지 좀 달달한 것이 땡긴다. 그래서 우리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바로 빵집 앞. 빵 굽는 냄새가 좁은 골목에 퍼지기 시작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구나... 결국 우린 여기서 폭풍흡입을 해주었다는...
 

구시가지를 나서면서...

성벽 밖으로 늘어선 노천카페

 달콤한 간식시간을 마치고 구시가지를 빠져나온다. 사람소리로 가득한 좁은 골목안에 있다가 나왔더니 귀가 멍멍하다. 구시가지 성벽과 바다 사이에는 근사한 노천카페와 넓은 산책로가 펼쳐져 있다. 노천카페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세련된 모습이 구시가지와는 묘한 대조를 이룬다. 평화로운 스플리트의 오후, 이 낭만적인 항구도시 그 어디에서도 내전의 상처는 찾아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