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입구
호텔에서 푸짐한 조식을 먹은 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어제는 너무 늦어서 공원안으로 입장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일찍와서 기다려야 했다. 아무도 없을거라는 예상과 달리 공원 입구에는 등산복을 갖춰 입은 사람들이 은근 많다. 운동화를 신지 않은 사람도, 등산복을 갖춰입지 않은 사람도 우리뿐이다. 이 동네도 등산복 열풍인가?
입구에 있는 주요코스
우리가 선택한 코스 H
국립공원 입구에는 플리트비체를 효과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주요 코스들이 안내되어 있다. 현 위치와 공원내에 주요 스팟과 편의시설들은 물론 각 코스별로 지나치게 되는 스팟과 소요시간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한참을 바라보다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바로 H. 현재 우리가 있는 국립공원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상류로 올라간 뒤 쭈욱 걸어내려와서 배를 타고 가장 넓은 호수를 건너서 하류까지 걸어내려간 뒤에 다시 버스를 타고 공원 입구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소요시간은 4~5시간.
지도와 코스가 인쇄된 국립공원 입장권
공원 안 이동수단
공원 입구에서 상류쪽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탔다. 지프차와 기차를 합친 것 같은 버스는 환경보호를 위해 전기로 움직인단다. 버스가 올라가는 좁은 산길 양옆에는 키 큰 나무들이 가득하다. 열린 창문으로 푸르른 초록의 냄새와 아침의 촉촉함이 들어온다. 뭔가 공기 좋은 곳으로 들어오는 것은 좋은데 은근 춥다. >_< 버스가 멈추고 표지판에 'H'표시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자, 지금부터 플리트비체 아침트랙킹 시작!
숲속으로 들어가는 느낌?
바다처럼 보이는 호수
표지판을 따라 산책로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거대한 호수. 나무로 만들어진 산책로가 왠지 익숙한 것이 호주 시드니의 블루마운틴의 트래킹 코스와 닮아있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숲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곳곳에 16개의 호수가 크고 작은 폭포로 연결되어 있는 유럽 최대의 국립공원이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보존을 위해 약 18km 길이의 산책로, 표지판, 쓰레기통 등을 모두 나무로 만들었다. 수영, 취사, 채집, 낚시 등도 물론 금지이다.
산길로 가다가
물을 만난다.
다시 숲속을 걷다보면
어김없이 물을 만난다.
초입에 커다란 호수를 지나면 산길이 나타난다. 좁은 산길위에 나무를 끼워만든 산책로는 원래 이 숲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등산복에 등산화를 갖춰입어야 할 정도로 고난의도는 아니지만 모두 내리막길이기 때문에 잠깐 정신을 놓으면 넘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혼자 내려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도록 양 옆으로 물이 흐른다. 물 흐르는 경쾌한 소리와 시원한 기운덕에 발걸음이 가볍다.
멀리서도 물 속에 고기들이 보인다.
산책로 곳곳에 있는 표지판
길이 끊기는 지점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표지판에 복잡한 설명은 없다. 그림과 기호가 전부지만 이 거대한 숲을 효과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가이드이다. 이것도 직업병인건지 내 머릿속에는 'Simple and Easy' 이 두 단어만 계속 맴돈다. 모든 서비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기본이라구~!!!
크고 작은 폭포를 만났다.
물속까지 훤히 보인다.
산책로를 둘러싼 숲이 점점 좁아지고, 주변 호수가 점점 넓어진다. 아마도 상류에서 하류로 넘어가는 지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듯 하다. 이 지점에서는 크고 작은 폭포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터키석같은 오묘한 옥색은 호수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그래서 수면 아래로 보이는 호수바닥이 다른 세상같다. 물에 빠지는 순간 다른 세상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은 기분에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플리트비체 단면도
산책로를 걷다보면 중간중간에서 만날 수 있는 인상적인 표지판. 플리트비체 호수의 단면을 그려놓고 현재 위치를 표시해둔 것인데,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전체적인 규모와 그 안에 있는 호수의 크기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가만보면 산자락에 크고 작은 호수들이 불규칙하게 모여있는 형태인데, 이것이 바로 사람의 힘으로는 만들 수 없는 자연의 작품이랄까?
Kozjak Lake
산책로가 끝나는건가 싶을때 갑자기 등장한 엄청나게 큰 호수, 코지악(Kozjak Lake)이다. 이 호수는 플리트비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호수이며,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국립공원 대부분의 산책코스는 모두 이 호수를 지나가게 되어 있고, 이 호수를 기준으로 상류층과 하류층이 구분된다.
전기 유람선을 타고 이동가능
발길이 막힌 사람들을 위해 호수에는 커다란 유람섬들이 운행하고 있다. (이 유람선도 당연히 환경보호를 위해 전기로 움직인다.) 유람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주변에 인기척이 익숙하다는 듯 물고기들이 몰려든다. 물 속 세상의 평화를 깨면 안된다는 느낌 때문에 사람들은 조용히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통통통통~ 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사람들을 가득 태운 배가 다가오고 있다. 자, 이제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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