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지어 다니는 물고기들
배를 타기 위해 모여있는 사람들의 소리에 놀랄만한데 호수 아래 물고기들은 도망가지 않는다. 이 사람들이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걸까? 커다란 배가 다가오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커져가는데도 물고기떼는 여전히 평화롭다. 이제 배를 타고 하류층으로 이동할 시간.
저 배를 타고 이동한다.
배 안은 이렇게 생겼다.
배를 타고 이동중
배가 출발한다. 사진과 동영상을 찍느냐고 정신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난간에 턱을 괴고 바깥 구경을 했다. 수면에 비춰진 숲을 가르면서 배가 움직인다. 신비로운 푸른색의 호수 아래서 물고기들이 배를 앞질러 헤엄쳐간다.
햐류 도착!
배에서 내렸더니 넓은 평지가 있다. 화장실, 식당, 가게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사람들로 북적인다. 산이 많은 상류쪽과 달리 하류쪽은 넓은 평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 하다. 잠깐 쉬면서 햇빛도 쏘이고 시원한 물도 좀 들이켜주었다. (국립공원 밖과 무려 2배나 차이가 나는 생수가격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는... 호텔에서 물을 받아올 걸 그랬어... ㅠ_ㅠ)
다시 걷는다.
플리트비체 걷기 후반전을 시작했다. 상류쪽과 달리 키 큰 나무가 많지 않아서 숨겨진 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호수위는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은근 서늘했던 공기는 포근해졌다.
정말 넓은 호수
플리트비체 인증샷?
하류쪽은 평지가 대부분인지라 걷기 좋다. 숲속에서 본 전문 산악인 포스의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린이나 어르신과 함께 온 가족들이 눈에 띈다. 상류쪽보다 2배 이상 큰 호수 둘레에 있는 길 위에서 걷기와 사진찍기를 반복했다.
동굴도 있다.
엄청난 인파와 마주치다.
경사가 더 낮아지고 호수가 더 넓어진다 싶더니만 끝이 보이지 않는 단체 관광객들과 마주쳤다. 산책로 폭이 그리 넓지 않은 편이기에 그들이 모두 지나갈 때까지 그냥 그 자리에 멈춰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반대 방향에서 오는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났는데, 아무래도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이들은 상류쪽보다는 하류쪽을 선택하는 것 같았다.
야생오리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 다시 펼쳐진 거대한 호수. 이쯤되면 지겨울 법한데 이상하게 계속 발걸음을 멈추고 셔터를 누르게 된다. 전시장 안에 있는 전시품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자연이기 때문이겠지. 흘러가는 물과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숨쉬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이 플리트비체의 어제, 오늘 그리고 앞으로를 새롭게 만들고 있었다.
트래킹의 끝, 폭포로 가는 길
어느새 트래킹 코스의 끝이 보이고, 그 끝에서 엄청나게 커다란 폭포를 만날 수 있었다. 폭포가 얼마나 큰 지, 고개를 아무리 들어도 폭포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이제 플리트비체 트래킹 종료지점을 향해 걷는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는 반대로 은근 경사가 높은 산길이다. 낑낑대며 산길을 올랐다. 힘들지만 이 길이 아니면 돌아갈 수가 없으니 어쩌겠는가!
Big Waterfall
산길을 오르다보니 정면에 좀 전에 보았던 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떨어지는 물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진작 이리로 올 걸 그랬나보다. 'Big'이란 형용사에 어느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이 폭포의 규모는 나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산 정상에서 시원하게 물이 쏟아진다. 물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플리트비체
넋을 놓고 폭포를 바라보고나니 나무 사이로 새파란 플리트비체의 물색이 나의 시선을 잡아끈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그 호수인데 왠지 새롭다.
이것이 플리트비체 대표사진
산 사이에 있는 신비로운 색의 호수와 군데군데 보이는 나무들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까지... 같은 장소라도 나처럼 사진에 ㅅ자도 모르는 사람이 찍으면 가이드북에 나오는 사진과는 참 다른 느낌인데, 여기서는 대충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플리트비체의 아름다움과 내가 찍은 사진에 빠져있었다. 사진작가라도 된 양 맹렬히 셔터를 누르면서...
버스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며...
드디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상류쪽으로 올라갔던 것처럼 여기서 버스를 타고 입구로 돌아가면 오늘 우리의 플리트비체 트래킹은 끝이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 4시간을 걸으면서 이 곳의 아름다움에 빠져 인지하지 못했던 피로가 몰려온다. 발바닥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미니버스가 온다.
미니버스를 타고 국립공원 입구로 돌아간다. 주변도시에서 당일로 오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입구에서 국립공원 입장권을 끊는 사람들이 은근 많다. 오후형 인간인 우리가 싱그러운 아침기운을 맞으며 플리트비체 걷기를 끝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갑자기 부모님 생각이 났다. 평소 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여기에 오시면 분명 좋아하실텐데 말이다. 여행중에 부모님을 떠올린 적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신혼여행이라 그런지 유난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 그래서 양가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렸다. 전화로라도 플리트비체의 싱그러운 공기가 전해지길 바라면서...
플리트비체의 아침을 느낄 수 있는 1박 코스를 추천하지만, 일정이 여유롭지 않다면 자그레브에서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자그레브-플리트비체 구간은 버스로 2시간 소요되며, 플리트비체 트래킹은 코스에 따라 소요시간이 다르니 가이드를 참고하자.
(만약 플리트비체를 돌아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상류층보다는 하류층을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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