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배낭여행 37

카주라호의 '미성년자출입금지(?)' 에로틱 사원 (Khajuraho,India)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일어나 외출준비를 한다. 오늘은 어제부터 미뤄 둔 카주라호의 사원을 돌아보기로 한 날이기 때문에. 카주라호가 여행자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에는 도시 전체적으로 퍼져있는 사원들 덕분이다. 9~12세기 사이에 만들어진 힌두교, 자이나교 사원이며, 카주라호가 워낙 작은 도시라 과거 이슬람 세력이 침입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현재 카주라호에 남아있는 20여개의 사원 중 대부분이 도시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곳에는 작은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하나하나 돌아보려면 은근 시간이 걸리기에 우리 부부는 햇빛도 덜 뜨겁고, 관람객 숫자가 적은 아침 시간에 이 곳을 찾았다. 예상대로 잔디를 위해 돌아가는 스프링쿨러 소리만 들릴 뿐, 사원 내부는 조용했다. 자, 이제 천천히 돌아볼까? 무려..

카주라호, 라네흐 폭포로 하이킹 가자. (Khajuraho,India)

많은 여행자들이 카주라호는 당일치기 혹은 1박 정도로 짧게 여행한다. 도시가 워낙 작은데다 볼거리라고는 근처에 있는 사원군밖에 없기 때문에. 하지만 장기 여행자에게는 무엇보다 몸과 마음의 평온이 가장 중요한 법인지라, 우리 부부는 이 곳에 2박을 하기로 했다. (우리의 인도 여행은 모든 도시에서 2박 이상이 목표였다.) 덕분에 남들보다 여유로워졌으니 오늘은 카주라호 외각에 있는 라네흐 폭포(Raneh Waterfalls)나 살짝 다녀올까? 바라나시에서 만난 슬로베니아 커플이 추천하기도 했고, 날씨도 더운데 시원한 물가로 피크닉이나 다녀오지 뭐. 어디선가 바람처럼 달려온 릭샤기사와 흥정을 하고, 릭샤에 몸을 실었다. 시원한 음료수도 잔뜩 사 들고서... 30분쯤 달렸을까? 릭샤는 우리를 국립공원 입구에 내..

카주라호,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여행지, 진짜? (Khajuraho, India)

바라나시에 안녕으로 고하고 카주라호행 야간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지난번 캘커타-바라나시 구간의 기차와 내부가 조금 다르다? 이번엔 Sleeper Class에서 한 등급 업그레이드 한, 3A Class니까. 구조는 비슷하지만 코치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분위기가 다르다. 에어컨 때문에 창문이 막혀있어 조용하고 시원하고... 아아- 쾌적하구나. 시설도 시설이지만 그 동안 구경도 못한 여행자들이 죄다 이 코치에 모여있다. 옛날에는 Sleeper Class가 여행자들 사이에 대세였다는데 이제 그 등급도 하나 올라간건가? 옆 칸에 자리잡고 있는 중국애들이랑 몇 마디 대화를 주고 받다 잠자리에 들었다. 이번에는 잘 잘 수 있겠지? - 바라나시로 가는 고난의 길, 야간기차 http://bitna.net/12..

바라나시 마지막 아침, 꼬마 뱃사공을 만나다. (Varanasi,India)

삐비빅! 알람이 울린다. 떠지지 않는 눈을 하고 손으로 더듬어 알람을 끈다. 그러기를 몇 차례... 알람과의 싸움끝에 6시 30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후다닥 카메라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우리의 목표는 강가(갠지스강)에서 보트를 타면서 일출을 보는 것이었는데. 붉게 타오르는 해는 게으른 우리를 비웃는 것 같다. 다시 침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버렸고, 아쉬운대로 일출대신 바라나시의 아침을 구경하기로 했다. 이른 시간인데도 강가에서 빨래나 목욕으로 하루를 맞이하고 있는 이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저 강물의 수질이 심히 궁금한데, 이 동네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강가에 몸을 담근다. 강한 믿음은 인간의 감각을 지배하는 것일까? 가트에 모여드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

바라나시, 비바람이 몰아쳐도 삶은 계속된다. (Varanasi,India)

사르나트에서 돌아온 뒤, 우리는 바라나시 메인 가트인 다사스와멧(Dasaswameth) 가트로 향했다. 예상대로 불어난 물로 인해 가트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물 때문에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은 몇 개 없었는데, 그마저도 강물에 쓸려온 진흙과 쓰레기들로 엉망이었다. 신랑님 말로는 매일 저녁 이 곳에서 힌두교 푸자(Puja)의식이 진행된다는데 이렇게 공간이 없어서야 되겠어? 가트가 정리되려면 꽤 시간이 필요할테니 푸자를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아쉬운 마음에 가트 주변을 서성이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오더니 뭔가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혹시 푸자를 준비하는건가? 가던 발길을 돌려 사람들을 급히 쫓아가는 우리 부부.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 반쯤 남은 가트에서 푸자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계단..

사르나트, 나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Sarnath,India)

많은 인도 여행자들이 바라나시에서 꽤 긴 시간을 보내지만, 사실 바라나시에서 여행자가 할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배를 타고 갠지스강 주변을 둘러보거나, 강을 따라 있는 가트(Gaht)를 따라서 걸어보거나... 바라나시의 모든 것은 갠지스강, 강가와 연결되어 있다. 물론 동네 특성상 강가는 매일봐도 새롭겠지만, 강물이 엄청나게 불어서 대부분의 가트가 잠겨버린 지금 우리는 대안을 찾아야만 했다. 미로처럼 얽혀있는 바라나시의 골목을 지나, 온갖 호객행위를 하며 따라붙는 이들은 지나쳐 릭샤에 몸을 싣는다. 우리는 지금 바라나시에서 6km 정도 떨어져 있는 사르나트(Sarnath)로 간다. 사르나트는 인도에 있는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로 깨달음을 얻은 석가가 처음으로 설법을 전한 장소이다. 당연히 불교에서는 ..

바라나시로 가는 고난의 길, 야간기차 (Varanasi, India)

캘커타 하우라 역. 역 안은 살림살이를 잔뜩 쌓아놓고서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인도를 처음 방문했다면 이런 모습에 놀랄만도 하지만, 난 이미 중국에서 비슷한 광경을 수차례 보았던지라 '사람많은 나라는 다 똑같군.'하며 쿨하게 지나칠 수 있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손가락을 클릭해주세요. 나의 첫 인도 기차여행의 목적지는 바라나시. 신랑에게는 네 번째 바라나시? 티켓을 들고 역무원에게 물어물어 플랫폼에 도착했다. 역시 복잡할 때는 물어보는게 최고다. 작은 도시지만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리는 곳이기에 기차역에서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요리보고 조리봐도 다 현지인들뿐이다. 인도 여행하는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게냐! 인도 여행의 시작, 인도에서 기차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