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라로 가는 버스들
이른 아침부터 갑자기 분주해졌다. 오늘은 카트만두에서의 배짱이 생활을 정리하고 포카라로 이동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릭샤를 타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아직 비수기라 버스가 많지 않다더니 버스 정류장 앞에 서 있는 버스는 얼핏봐도 10대가 넘는다.
하나 둘 자리가 채워지고
여행자들을 위한 버스라 그런지 버스에 탑승한 사람들 대부분이 외국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먼 옛날에 사라진 오래된 45인승 고속버스지만 이 동네에서는 나름 고급 버스에 속한다. 문도 닫히고, 시트도 푹신하고 심지어 좌석 옆에 선풍기도 붙어있으니까.
카트만두 시내를 벗어나는 중
도대체 어디에 이렇게 많은 외국인이 머물고 있었던건지 잠깐 사이에 버스는 여행자들로 북적북적해졌다. 드디어 출발, 오늘도 여전히 복잡한 카트만두 시내를 빠져나가자 점점 건물도 적어지고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도, 오토바이도, 자전거도 줄어들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사라지고 맞은 편에서 오는 자동차가 버스에 닿을듯이 지나갈 수 있는 좁은 비포장 도로에 접어들었다. 코너를 돌때마다 보이는 꼬불꼬불한 산길이 겨우 200km 정도 떨어져 있는 포카라까지 가는데 무려 7시간이나 걸리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림같은 풍경들
끊임없이 덜컹거리는 통에 잠을 자는 것도 쉽지 않고 슬슬 지루해지는 버스여행자를 달래주는 것은 창 밖으로 보이는 근사한 풍경이다. 아무리 달려도 시속 40km를 넘기 힘든 버스 덕분에(?) 창 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산과 강 그리고 푸른하늘의 파노라마를 질리도록 볼 수 있다.
드디어 포카라 도착!
슬슬 허리가 아파오고 엉덩이가 납작해짐이 느껴질 때, 버스는 포카라에 도착했다. 혹시나 조금 빨리 도착하진 않을까 싶었는데 그럴리가... 딱 7시간이다. 버스가 정류장에 들어서자마자 어디선가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나온다. 이 사람들은 모두 버스에서 내리는 여행객들을 시내로, 숙소로 데려가는 것이 목적이리라. 예상대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의 호객행위가 시작된다. 묵묵히 그 틈을 뚫고 예약한 숙소 주인아저씨를 찾아 숙소로 이동, 체크인을 하는 것으로 오늘의 가장 큰 과제는 끝을 맺었다.
여기는 포카라
포카라 시내는 작고 조용하다. 좁은 골목이 복잡하게 얽혀진 시끄럽고 지저분한 카트만두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잘 포장된 길을 따라 게스트하우스, 레스토랑,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어딜봐도 현지 사람보다는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이틀간 자동차들이 내뿜는 매연과 클락션소리에 질렸던지라 포카라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곳곳에 한글이!
그 와중에 내 눈길을 사로잡은 한글 간판들. 이 곳에서는 카트만두 타멜보다 훨씬 쉽게 한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어 간판들을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포카라 여행패턴은 열심히 산을 오른 뒤, 삼겹살에 김치찌개로 마무리하는 것이 분명하다. ㅋㅋ
삼겹살의 김치찌개는 내일로 미뤄두고 긴 버스여행으로 지친 몸을 고열량의 화덕피자로 달래본다. 근사한 카페와 입맛당기는 메뉴를 내건 레스토랑이 가득한 포카라. 네팔에 이런 천국이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첫 인상이 좋았기 때문일까?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도 분위기있어 보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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