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바닷가로
여기 까냐꾸마리는 인도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마을이다. 어젯밤 잠이 들면서까지 내일은 일출을 봐야 한다고 중얼거리던 신랑은 첫 번째 알람이 울리자마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다. 평소에는 알람시계 두 세개로도 부족한 사람인데... 이것이 땅 끝이 주는 힘이랄까?
포스넘치는 사두
아침부터 사람이 바글바글
부지런히 숙소를 빠져나와 바닷가로 향했다.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그건 나만의 착각, 여기저기 몰려나온 사람들로 시끌시끌하다. '땅끝마을 = 일출보기'는 남녀노소 국적불문의 공식인건가?
너도나도 다 일출보러 나왔나봐.
사람이 많은 것은 바다쪽도 마찬가지. 물 밖으로 일부 튀어나와 있는 바위위에도 사람이 가득하다. 혈기넘치는 젊음에게 몰아치는 파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나보다. 이리저리 기웃기웃 사람들속에서 한참을 해메다가 자리를 잡았다. 이제 일출을 감상할 시간!
나름 명당 자리를 잡았다.
하늘이 슬슬 붉어진다 싶더니 동그란 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시간이 흐를수록 동그란 모양이 더 선명해지고, 붉은 색이 점점 진해진다. 비베카난다 섬 위로 해가 떠오르는 순간, 어수선하던 주변이 조용해졌다.
인도 대륙의 끝에서 일출을 보다.
숙소를 나설 때, 구름이 많은 것 같아 걱정했는데 일출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햇빛이 파도를 타고 사방으로 흩어진다. 이 곳에서 아라비아해, 뱅골만 그리고 인도양이 만난다는데, 이제 저 멀리 다른 대륙에도 아침의 기운이 퍼져나가겠지?
이것이 인도의 땅끝!
복을 빌어주는 무늬를 그려준다던데
일출을 보고 해안을 따라 걸어보기로 했다. 어제 까냐꾸마리에 도착했을때, 오늘 아침에 일출을 보러 나올때도 북적이는 사람들을 보고 예상하긴 했지만, 내 예상보다 훨씬, 훨씬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의 아침을 즐기고 있었다. 아... 인도 역시 대륙의 스케일이로구나... 조용히 사색하며 바닷가를 산책하길 원하신다면 다른 동네로 가셔야 합니다.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하세요.
동네청년들은 파도타기에 열심
인도 청년들은 아침부터 파도타기에 빠져있다. 그리 높지 않은 파도라도 다가온다 싶으면 파도의 방향을 따라 앞다퉈 달려가는 모습이라니, 우리나라 워터파크에 가면 눈이 휘둥그레 지겠는걸.
인기폭발 목욕가트
우리의 발길을 붙잡은 것은 바로 목욕가트. 해안가에 놓인 커다란 바위들이 파도를 막아주면서 수심이 얕고 파도없이 잔잔한 천연 수영장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현지 사람들은 이 곳을 목욕가트라고 부르고 있었다. 아침부터 이 곳에 몸을 담그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그 모습에서 나는 바라나시의 강가를 떠올렸다. 큰 차이가 있다면 바라나시에서 보았던 신성함, 진지함 대신 즐거운 웃음소리만 가득했다는 것.
모두모두 즐겁다.
이것은 가족사진?
한참동안 가트가 잘 보이는 위치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했다. 벌거벗은 꼬마아이부터 우아한 옷차림의 사모님, 할머니, 알록달록 사리를 차려입은 아가씨들... 너 나 할 것 없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이 그리고 그 웃음소리가 나는 참 좋았다. 모두가 행복한 그 느낌. 이른 아침에 즐기는 해수욕이 추울만도 한데 가트 주변에는 따뜻한 기운이 흘러 넘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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