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중인 석공들
딱,딱,딱,딱. 마말라푸람의 아침은 돌을 두드리는 소리로 시작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동네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석공들이 거주하고 있으니까. 그들의 일과는 돌을 깨고 다듬는 것으로 시작하고 끝난다. 석공들의 거리에 접어들면 뽀얗게 날리는 돌가루 속에서도 묵묵히 작업에 열중인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크고 작은 작품들이 가득하다.
마말라푸람은 예로부터 예술적인 재능을 가진 석공들로 유명한 동네라고 한다. 주먹만한 조각부터 사람 한 명보다 훨씬 큰 거대한 조각들로 가득한 석공들의 거리는 갤러리를 방불케한다. 대부분이 불교 혹은 힌두교와 관련있는 조각들이지만 코끼리, 강아지, 호랑이 등등 동물 조각도 많은 편이었다.
나름 만만한 크기?의 것들
저 코끼리 좀 탐나더라.
아르주나의 고행을 따라한건가?
아니면 여기다 연습한걸까?
석공들은 어제도 오늘도 망치질을 하느냐고 바쁘기만 하다. 그런데 작품활동에 매진하는 것은 좋은데 이걸로 생계가 유지되긴 하는걸까? 물론 그들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가게마다 작은 소품들을 판매하는 매대가 준비되어 있었으니까. 주먹만한 코끼리 조각부터 돌로 만든 작은 팬던트까지... 그들의 손은 오랜 작업으로 거칠어져 있었지만 그 솜씨는 참 섬세했다. 탐나는 아이템들이 몇 개 있었지만 장기 여행자에게는 그림에 떡.
인기만점 사원입구
다섯 개의 사원
그렇게 석공들의 거리를 지나 도착한 다섯 개의 석굴사원. 바닷가 사원, 아르주나의 고행과 함께 마말라푸람을 대표하는 유적 되시겠다.
이게 다 바위 하나를 깎아서 만들었단다;
이 사원이 인기있는 이유는 아마 만들어진 과정 때문일 것이다. 놀랍게도 유적지 안에 있는 다섯 개의 사원이 사실은 거대한 바위 하나를 깎아서 만든 것이라니까. 뭐? 뭐라고? 눈앞에 보이는 사원들이 결국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리보고 저리봐도 믿기질 않지만 방금까지 걸어온 석공들의 거리를 떠올려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들의 솜씨는 분명 그들의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전해져 왔을테니까.
해질무렵이 확실히 예쁘구나
해 질 무렵, 붉게 물드는 사원은 참 아름다웠다. 사원 벽면에, 지붕에 새겨진 정교한 조각들에 감탄하고 또 감탄하며 셔터를 눌렀다. 원래 돌을 깎는 솜씨가 좋아서 이런 사원을 만들게 되었는지, 사원을 만들고 싶은데 재료가 돌 밖에 없어서 이렇게 만들게 되었는지 그 시작이 궁금할 뿐이다.
시내로 돌아가는 중
인도에서의 마지막 일몰
사원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인도에서의 마지막 해는 조용히 지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들리던 망치소리는 이제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아마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다시 이 도시에 올 때까지 그들의 작업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때쯤이면 다섯 개의 사원 옆에 새로운 사원이 생겨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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