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사원 매표소
인당 250루피 (바닷가사원 + 다섯개의 사원)
나름 햇빛 방지용 모자
남인도의 햇살은 뜨겁다. 더 이상 까맣게 타는 것을 막아보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지만 뜨거운 태양을 피할 길이 없구나. 마말라푸람에서 그리고 인도에서 마지막 날, 오늘은 긴 시간을 함께 한 제주커플과 함께 마말라푸람의 주요 유적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사원 돌아보기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바닷가 사원. 말 그대로 뱅골만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는 힌두사원이다. 이 사원은 7세기경 마말라푸람이 인도양과 아라비아 해를 넘나드는 동서 교역의 출발지로 번영했던 시기에 지어졌다고 한다. 시바, 비슈뉴 등 이제는 익숙한 힌두교의 신들을 위한 신전들이 모여있는데, 지금까지 보았던 남인도 사원들과 비교하면 수수한 편이다.
대부분의 조각이 바람에 파도에 닳아 버렸다.
이 동네 파도가 좀 높긴 하던데;
과거 이 곳에는 7개의 비슷한 사원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의 힘에 지금 현재는 이 사원만 남아있다고. 제 아무리 강한 화강암이라 할 지라도 자연의 힘을 이겨내기는 힘들었겠지. 바다바람과 물보라에 닳고 닳아 편편해진 사원의 조각품들이 마말라푸람의 성쇠를 보여주는 듯 했다.
2004년 서남아시아를 덮친 쓰나미를 마말라푸람에도 큰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원은 잠시 바닷물에 잠겼을 뿐, 큰 피해없이 잘 견뎌냈다고 한다. 지금의 부서지고 깎인 모습을 보면 강력한 쓰나미를 어떻게 이겨냈을까 궁금하기만 하다. 긴 세월동안 겉모습은 닳고 부서졌지만 그 구조는 더욱 단단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것처럼.
신났다.
어색한 설정사진...?
멀리서보니 꽤 근사하네
사원을 돌아보고 바닷가로 나왔다. 날도 덥고 해수욕이나 좀 해볼까 싶어 뛰어왔는데, 높은 파도를 보고 나도 모르게 뒷걸음치게 되는 나란 아이.
푸른 에메랄드빛 그림같은 바다는 아니지만 인도의 해변은 나름의 매력이 있다. 팬시하고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은 없지만 조용하고 소박한 맛이랄까. 저 멀리 바닷가 사원이 눈에 들어온다. 거센 파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왠지 강인해 보이는구나.
바다를 감상하며, 짜이를 음미하며
더위를 피해 바닷가 식당에 자리를 잡고 짜이 한 잔을 주문했다.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라하면 시원한 맥주를 떠올리겠지만 여기는 인도니까. 바닷가에서 우아하게 마시는 짜이 한 잔 역시 인도 바다의 매력이니까.
하루 기본 세 잔, 나 같은 커피홀릭도 잠시 커피잔을 내려놓게 만들었던 나라 인도. 인도에서 마시는 마지막 짜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 잔을 포트로 변경했다. 찌그러진 포트에 담겨나오는 뜨거운 짜이와 함께 인도의 마지막 날을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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