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Life Style/리뷰 Review

[Movie] 사랑해, 파리 (Paris, Je T'Aime, 2006)

빛나_Bitna 2007. 2. 13. 18:51
작년부터 이 영화 너무너무 보고 싶었드랬다.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표가 없어 좌절. 메가박스에서 있었던 '유럽 영화제'에서도 역시 표가 없어 좌절. 결국 DVD로 볼까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접수! 그러나 같이 볼만한 사람도 없고 (우울하다. 흑흑) 이리저리 바쁘다보니 내 머릿속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었다.

문득 발렌타인데이 관련 글을 보다가 생각나 메가박스 시간표를 보니 13일에 막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두두두둥! (대부분 13일에 내리던데 발렌타인 이벤트는 무슨... -_-+ ) 주말 보딩의 압박으로 약간의 피로가 몰려왔지만 퇴근길에 메가박스에서 혼자만의 영화감상을 즐겨주었다.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들은 왜 저런 행동을 할까?', '그 행동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2시간 동안 수 많은 생각을 했다. 유난히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독립영화들은 역시 혼자 보는게 제 맛이니라. 그래서인지 혼자 영화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내 옆에도 혼자 보러 온 사람이었다는!)  

'파리 시내 20개의 구 중 한 곳을 골라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5분간 사랑이야기를 찍어라.'
이 영화에 참여한 21명의 감독들에게 주어진 촬영조건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이런 공통의 틀 속에서도 각기 다른 배경을 고르고 각기 다른 관점에서 사랑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사랑에 대한 다양한 해석, 화려하진 않지만 매력있는 화면들... '프랑스', '파리'라는 단어에서 왠지 예술가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유는 이런 예술가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큼지막한 붉은 하트가 그려있는 포스터. '파리, 즈뗌므' 요렇게 우아하게 발음해줘야 하는 영화 제목. 전 세계 로맨티스트가 죄다 모여 있을 것 같은 파리_! 아마 몇몇 사람들은 '러브 액츄얼리'같은 로맨틱하고 행복한 사랑이야기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 속의 파리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낡고 칙칙하다. 우리가 파리에 대해 가지고 있는 환상을 와장창 무너트린다. (덕분에 몇 개의 케익과 꽃을 든 세 커플을 중간에 극장밖으로 내몰았다. ㅋ)
파리의 사람들은 만나고, 헤어지고, 설레이고, 기다리고, 잃어버리고, 다투고, 죽음과 마주하고, 살아있음을 느끼고... 그리고 사랑을 한다. 상상처럼 낭만적이진 않지만 꾸미지 않은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파리의 모습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시작되는 사랑이 있기에 파리는 아름다웠다. 동화처럼 예쁘고 낭만적이진 않지만 짠한 사랑이 있는 파리_ 가보고 싶다! OTL;;


In Paris
Everybody falls in love.
We're all in the dance.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몇 가지 +
- 마레지구 : 게이청년의 등장! 느므 잘 생겼자나! 꺄악!
- 16구역 : 똑같은 자장가지만 다른 느낌.
- 에펠탑 : 외로운 마음 아티스트의 사랑. 역시 운명은 있는 것일까?
- 몽소 공원 : 나도 언젠가 나이가 들면 아빠와 인생을 논하고 있겠지..
- 축제 광장 : 그녀의 흔들리는 눈망울, 흔들리는 커피잔..
-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 : 오스카 와일드의 책을 다시 읽어야 겠단 생각을 했다는..
- 생 드니 외곽 : 러닝타임이 왠지 길~게 느껴지는 독특한 화면에 한표!
- 마들렌느 구역 : 호빗족과 뱀파이어.. 오 마이 갓! 이건 아니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