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Life Style/리뷰 Review

[Book] 용의자 X의 헌신 (容疑者Xの獻身 )

빛나_Bitna 2007. 3. 7. 17:10

나는 그닥 좋지도 않은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영화나 책을 봐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혹은 얻어내는) 내용을 좋아라한다. 초등학교때부터 추리소설에 매력에 흠뻑 빠져 지냈었는데 셜록홈즈, 뤼팽, 아가사 크리스티 등등을 지나 이제 일본 추리소설계에 슬쩍 발을 디뎌 놓게 되었다. (좋은 책들을 끊임없이 추천해 주시는 옆자리 김모대리님께 감사를...)

문장이 짧고 간결하다는 것, 주인공의 이름이 발음하기 참 힘들다는 것(내가 혀가 짧은가? ;; )은 일본 소설을 읽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책장을 펼친지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또 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부분 추리소설이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누가', '왜'를 찾아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데 이 책은 초반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왜' 그랬는지를 초반부터 아주 자세하게 알려준다. 대신 이 책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로 '어떻게'다. '어떻게 빠져나갈 것인가'와 '어떻게 잡을 것인가' 사이에서 시작되는 천재 물리학자와 수학자의 논리싸움은 꽤 흥미로웠다. (머리 좋은 것들을 지켜보는 재미, 이것도 대리만족일까?)

어려운 문제를 내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어떤 것이 더 어려울까?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찾는 것과 이미 나온 답이 옳은지 그른지를 증명하는 것,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일까? 책을 읽는 동안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며 방법을 찾았던 난 끝을 3장 정도 남겨두고 무릎을 쳤다. 내 머리도 일반적인 흐름에 굳어져 버린 것인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이끄는 이시가미의 논리적인 두뇌, 흐름을 깨고 처음으로 돌아서는 유가와의 냉정함에 욕심이 났다. 쓰고 싶은 말이 가득하지만 스포일러가 될까봐 이정도에서 그만하련다. 다이어리에 적어두었으니 혼자 즐겨야지. 홍홍  >_<!!

수학 문제를 풀 때, 필요한 공식을 알면 문제는 쉽게 풀린다. 하지만 그 공식이 잘못되었다면 우리는 답 주위를 기웃거리기만 할 뿐 정답을 알아내지는 못한다. 조금만 더 풀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물고 늘어지지만 틀린 공식을 바로잡지 않는 한 답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그럼 우리는 '몰라, 난 수학엔 소질없어!'를 외치며 포기한다.
이상!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형 스포일러 되시겠다. 더 헷갈리고 궁금하다면 책을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