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Life Style/리뷰 Review

[Book]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빛나_Bitna 2007. 3. 10. 01:23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는 작가가 숨겨놓은 답을 찾아내는 재미에 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주변에 놓여진 힌트들을 가지고 작가가 숨겨놓은 범인을 찾아내려 노력한다. 추리소설의 매력은 작가의 답을 찾았을 때 오는 희열감이 아닐까?!

흠... 이 책의 리뷰를 한마디로 적는다면 '이거 강하다!' 라고 할까나..!

'용의자 X의 헌신'에 이어 또 하나의 일본 추리소설을 빌렸다. (역시 김대리님께 감사를_) 처음에 '추리소설'이란 말을 듣지 않았다면 이 로맨틱한 제목과 책 표지에 '연애소설'이라 생각했을것이다. 작가는 제목부터 독자들을 속여보려고 작정을 한 것 같다.

이 책은 주인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몇 가지 이야기가 등장한다. 처음에는 chapter가 바뀔때마다 다른 이야기가 등장하는거 아닌가 하고 헷갈릴 수 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보면 각각의 이야기속에 연결된 고리를 찾아내는 재미에 빠지게 된다. 덕분에 꽤 두꺼운 책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묘한 중독성이 있다.  

탐정 사무실에서 일했던 이야기, 야쿠자로 활동했던 이야기, 후배에게 의뢰받은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여성과의 사랑이야기 등등 주인공의 과거 혹은 현재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야기는 참 흥미롭다. 무엇이든 무모해 보일 정도로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주인공도 멋지고, 뉴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노인문제에 대한 실랄한 비판은 꽤나 현실적이다. 조금은 서글프지만 우리의 현실이 아니던가.. 머리가 겁나게 좋은 범인이 치밀하게 계획한 '밀실살인'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그래서 더욱 씁쓸하게 만드는걸까?

각각의 이야기들이 평행선을 그리다가 한 점에서 만날 때, 나는 이 사건들의 연결고리를 생각보다 쉽게 찾아냈다. (책 뒤에 대형 스포일러가 있다는... 책을 뒤집어보지 말 것!) 아마 많은 사람들이 찾아냈을 것이다. 생각보다 쉬우니까... 뭔가 허무함이 느껴질 때, 작가는 이런 독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보다 강력한 한 방을 날린다. 아마 반전을 본 사람들의 대부분은 황급히 책장을 앞으로 되돌릴 것이다.

처음에 책을 읽을 때에는 영화로 만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반전을 읽고 나서 절대로 영화로 만들 수 없는 작품인 것을 깨달았다.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책의 매력인데 왜 나는 잊고 있었을까, 영화에 너무 길들여진 것은 아닐까?!

이 책을 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반드시 당신의 머릿속에 있는 고정관념을 깨라.
그리고 나오는 주인공들의 대화를 눈여겨 보라.
물론 그래도 당신은 분명히 속을 것이다. ㅋ


+ 첫 장부터 등장하는 주인공의 대담한 섹스이야기를 나는 이 책의 가장 큰 속임수라고 말하고 싶다.
결말을 읽고 난 맨 앞 페이지로 돌렸었다. '헛, 속았다!'고 중얼거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