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보이는 빠뚜싸이(승리기념탑)
짐을 내려놓자마자 방향을 익히기 위해 서둘러 숙소를 나섰다. 히얀하게도 눈에 띄는 것이라고는 게스트하우스, 여행사 그리고 외국인뿐이다. 큰 소리로 친구의 이름을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조용한 길 위에서 '시내로 가면 좀 나을거야'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우리가 있던 곳이 나름 중심부였다는거... OTL
이곳은 대통령궁. 은근 화려하다.
여행지에서 이렇게 조용한 길을 걸어본 적이 있었던가.. 수없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조용한 비엔티엔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떨어지는 빗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온다. 남의 집에 몰래 들어온 사람마냥 조심조심 발걸음을 뗀다.
화려한 건물은 모두 사원이다.
나름 잘 포장된 넓직한 비엔티엔의 거리는 현재 활발히 개발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넓직한 길 옆으로 저층이지만 깔끔한 건물들이 줄 맞춰서 세워지고 있다. 라오스와 같은 개도국이 이렇게 발달할 수 있는 것은 선진국의 손길때문이겠지... 라오스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는 나라는 일본이다.
그래서일까.. 여기서 만난 동양인의 대부분은 일본인이고, 현지 사람들은 동양인에게는 환한 미소와 함께 '곤니찌와~'를 외친다. 라오스외에도 일본은 많은 개도국을 도우면서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일본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구나. 갑자기 부끄러워지는 이유는 뭘까?!
왓 씨싸켓 입구. (나름 입장료도 받는다. 10,000 kip)
비엔티엔의 아니 라오스의 사원은 셀 수 없이 많다. (라오어로 사원이 '왓(Wat)'인데 지도를 보면 사방에 왓.왓.왓.이 널려있다.) 항상 열려있고 맘대로 드나들 수 있는 곳도 있고, open/close 시간이 정해진 곳이 있는데 대부분 오후 4시면 문을 닫는다. 덕분에 선택된 딱 하나의 사원은 왓 씨싸켓(Wat Sisaket)
왓시싸켓 (엽서같지 않은가? ㅋ)
조용한 사원 내부.
비엔티엔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씨싸켓. 태국, 프랑스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지붕, 기둥 위, 문 위에 섬세한 손길이 가득한 문양이 아름답다. 세월의 흔적이 담긴 빚바랜 곳에 촉촉하게 빗방울이 떨어진다. 고요하고 아늑한 것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사원을 둘러싼 회랑에는 수많은 부처가 있다.
회랑에는 수많은 부처님들이 사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이 험한 역사 속에서도 사원을 지켰다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자세히 보면 보석이 빠진 불상도 있고, 파손된 불상들도 있다. 하지만 특유의 온화한 표정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 이 곳을 지키겠지?!
메콩강변에 늘어선 먹거리 시장!
주요 메뉴는 요런 구이들!
슬슬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식당들이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영업에 들어갔다. 주메뉴는 과일과 꼬치구이 그리고 라오맥주!!!!! 낮동안 어디에 숨어있던 사람들이 모두 이 곳에 모인 것 같다. 현지인이든 외국인이든 잔뜩 찌푸린 흐린 날씨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시원한 맥주와 메콩강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제자리에서 한바퀴돌면 꼭 하나쯤은 보이는 사원.
본격적으로 메콩강 야경을 즐기기 전, 숙소로 잠시 발길을 돌렸다.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현지인들은 나를 향해 환한 미소를 보여준다. 한국인들의 무표정이나 서양인들의 형식적인 'Hi'와는 비교할 수 없는 진심을 가득 담아서...
넓은 도로, 키 큰 나무들, 낮은 건물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과 곳곳에 아름다운 사원이 있다. 또, 미소가 아름다운 이들이 있다. 하루종일 빡세게 걷는 것도 아니고, 수많은 박물관을 쫓아다니며 설명을 읽는 것도 아니다. 빡빡하게 짜여진 일정표는 필요없다. 놓여진 길 위를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곳 비엔티엔 아니 라오스다.
길위에서 행복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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