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몸을 쭈욱~ 뻗었다. 어제 노를 너무 열심히 저어서 그런지 몸도 나른하고.... 배가 고프군. -_-;;; 슬리퍼를 질질 끌며 완전 느릿하게 숙소를 나섰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고 나니 뭔가 급해진다. 저... 저... 완전 배고파요~!!!!
그런데 주문을 받은 아주머니는 배고픈 나를 지나쳐 천천히 옆집으로 가신다. 그러더니 토마토, 양배추 등 쌀국수에 필요한 야채들을 얻어오고 앞집에선 생면을 얻어온다. 이렇게 쌀국수가 만들어진다. 느릿느릿... 이것이 Lao style~!!!
아침식사는 500원짜리 쌀국수로..
느릿느릿 라오스타일로 만들어진 쌀국수 한그릇이 어찌나 맛있던지... (외국인인 나를 위해 고수를 빼주는 아주머니의 센쓰!) 한국스타일로 빨리빨리 단숨에 한 그릇을 비워버렸다. 꺄악! 너무 맛있어요! +ㅁ+
안녕, 방비엥~
오늘은 방비엥을 떠나는 날... 멀리 보이는 산과 거기에 걸쳐져 있는 구름, 흘러가는 강물과 낚시하는 아저씨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같다.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서는데 아침부터 골목길을 뛰어다니는 꼬마들이 단체로 내게 외친다. 헬로~!!! 분주하게 아침 영업(?)을 준비하던 로띠 아저씨도 사람좋은 미소를 보여준다. 나는 아쉬움이 가득한데, 이 곳 사람들은 어느때보다 환하게 웃어준다. 그래서 나도 따라 웃었다. 그들의 기억속에 활짝 웃는 나의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
루앙프라방까지 가는 VIP 버스
곳곳에 보이는 한국어 (자동문/냉방중 등등)
루앙프라방까지 가는 VIP버스는 우리나라에서 수입된 45인승 옛날 고속버스다. (덕분에 버스에는 한국어가 가득하다.) 폰트래블에서 VIP라고 우리나라의 버스를 생각하지 말라고 계속 강조하던데... 이 버스를 보고 불평하는 사람이 꽤 많았나보다. 흠... 근데 라오스에서 이 정도면 진짜 VIP 아닌가? 앞에 무릎도 안닿고 심지어 에어컨도 나오지 않은가!!!!! (좀 약하긴 하지만 ㅋㅋ)
비포장 도로를 달린다.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는 주변 풍경도 보고, 자리도 넓게 쓸 수 있는 맨 앞 자리가 명당~!!! 재빨리 버스에 뛰어들어가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하나 둘 탑승하는 이들은 대부분 외국인(여행자)이다. 자~ 이제 출발이다!!!
첫번째 휴게소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까지는 버스로 7시간 걸린다. (공식적으로..) 하지만 비포장 도로가 많고, 길이 굽어있어 실제 소요시간은 좀 더 걸린다. 소요되는 시간은 그때그때 변할 수 있기에 이동 후에 빡빡한 일정을 잡지 않도록 하자. (난 무려 3시간이나 더 걸려서 도착했다.) 가는 시간이 꽤 길어서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르는데 여기서 간식을 사먹는 것도 은근 재밌었다. (과일, 샌드위치는 기본 볶음밥과 같은 식사도 가능하다.)
엄청나게 쏟아진 비 덕분에 간간히 끊긴 길도 있다.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길은 산을 넘어간다. 높이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버스가 커브를 돌 때, 아래쪽을 보면 아찔하다. @_@;; 게다가 여름 큰 비가 온 뒤에 제대로 복구가 되지 않아서 곳곳에 폭우가 휩쓸고 간 흔적이 보인다. 푹푹 파여있는 도로라니.... 안전띠를 메야 하는건가? 덜덜덜;;;
버스가 길위에 멈췄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얼마나 달렸을까.. 버스가 멈췄다. 뒷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또 휴게소에 들른 줄 알았겠지만 맨 앞에 앉아있던 나는 보았다. 앞에 서있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과 자동차를...
비로 인해 사라져버린 길은 온통 진흙이었는데 앞에 오던 버스 바퀴가 빠져버린 것이다. 덕분에 양쪽에 오가는 자동차가 모두 멈춰서야 했다. 어떻게든 빠져나와보려 애썼지만 크고 무겁기 때문인지 계속 헛바퀴만 돈다. 결국 지켜보던 사람들이 버스구조작업(?)에 나서야만 했다.
진흙밭에 빠져버린 버스
버스 바퀴가 빠져버리는 사고로 인해 오가는 차량 5~6대가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했다. 차가 달리지 않으니 에어컨도 거의 나오지 않고, 산 위로 뜬 햇살은 뜨거웠다. 1시간.. 2시간.. 시간이 흘렀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버스가 구덩이를 무사히 빠져나왔다. 순간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고생한 운전사 아저씨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는 사람들... 역시 사람들은 위기에서 하나가 되는 것일까? We are the ONE~!!!
버스가 서 있는 동안 찍은 사진..
다시 버스는 달린다. 주변이 슬슬 어두워지더니 비가 쏟아진다. 그리고 우리는 루앙프라방에 도착했다. 불행히도 내리는 빗줄기는 더 굵어져서 루앙프라방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ㅠ_ㅠ 일단 사람들을 모아 툭툭을 집어타고 시내로 향했다. 빗소리때문에 툭툭안에서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다. 지도를 들고 빠르게 방향을 잡고 뛰었다. 생각보다 쉽게 방을 잡고 짐을 풀었다. (위급할때만 지도가 빠르게 읽어진다. ㅋㅋ)
짐을 풀고, 돌아가는 비행기를 위해 여행사를 찾았다. 일정이 짧아서 비엔티엔까지 가는 2층 심야버스를 버리고 비행기를 택했다. 라오스의 유일한 항공사인 라오에어! 마침 국내선 50%할인 행사를 하고 있어서 1인당 7만원에 표를 끊었다. 움하하하하하 -_-v
저녁식사를 위해 들린 식당
큰 일을 다 해결하고 나니 주변이 어두워졌다. 아쉽지만 루앙프라방의 얼굴을 만나는 것은 내일로 미뤄야만 했다. 길을 따라 늘어선 레스토랑엔 방비엥처럼 서양에서 온 언니오빠들이 가득가득하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10시간이 넘게 버스타느냐 고생한 우리를 위한 만찬을 준비했다.
스프링롤, 볶음밥, 버팔로 스테이크 그리고 라오비어!!!
긴 버스여행을 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버팔로 스테이크, 볶음밥, 스프링롤 등등... 어느새 테이블이 가득 찼다. 라오비어와 함께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데, 갑자기 루앙프라방 전체에 정전이 되었다. 'Look at the sky~!!!' 누군가의 목소리에 다들 우르르 레스토랑 밖으로 나갔다. 까만 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이 숨어있던 모습을 드러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나는 쏟아지는 별들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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