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우기의 끝이라 날씨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아침부터 쏟아지는 비 때문에 일찍 깼다. '에효~ 완전 망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새벽보다 조금 그치긴 했지만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고, 가서 취소라도 해야겠다 생각하며 폰트래블로 향했다. 그런데 이 정도면 문제없다며 얼릉 출발하자고 하는 사람들... 멍~한 상태로 일단 차에 올랐다.
카약킹을 하러 왔어요~
차에서 내렸더니 어느새 비가 그쳤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지만...) 내가 참여하게 된 프로그램은 쏭강 카약킹. 우리 팀은 나를 포함 한국인 여섯, 호주에서 온 커플 하나, 일본에서 온 커플 하나... 구명조끼를 입고 노젓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드디어 배에 탑승..!! 가는거야~!!
(이후 카메라 및 귀중품은 방수백에 넣어서 사진 촬영 불가능... -_-;;; ) 쏭강은 강폭이 넓은 직선코스라 초보자인 나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수량도 많고, 흐르는 속도도 좀 있어서 노젓기에 힘들지도 않았고... 게다가 친절한 가이드들이 있으니 이보다 더 완벽할 순 없는거다~!!!
우리의 재간둥이 가이드
폰트래블의 카약킹 프로그램은 알찬 구성이 맘에 쏙 들었다. 강을 따라 흘러가다가 살짝 심심해질 때가 되면 배를 멈춰주는 센스라니~!!! 처음 멈춘 동굴에서는 설명도 듣고 운세(?)를 점쳐보았다.
라오스 마을
진흙덕에 만신창이가 된 내 신발. ㅠ_ㅠ
동굴로 가는 길
다른 동굴로 가기 위해 라오스 마을을 지났다. 비가 온 덕에 온통 진흙밭이었지만 폴짝폴짝 뛰는 것도 은근 즐겁다. 비오는 날에 청바지 끝이 젖는 것도 너무너무 싫어하는 나인데... 신발이 온통 진흙투성이가 되어도 발걸음이 가볍다. 랄랄라, 랄랄랄랄라~♬
수중동굴에 도착!! (여긴 휴게소~)
튜브를 타고 동동 떠 있기. (저 뒤에 물에 잠긴 동굴입구)
얼마나 걸었을까.... 물가가 나타나고 원두막같은 휴게소가 등장했다. 처음엔 그냥 점심을 먹기 위해 온 것인가 했었는데 여기서 물 속에 있는 동굴에 들어가는 코스란다. 동굴안으로 연결된 줄을 잡고 가이드를 따라 들어가봤다. 하지만 물이 너무 많이 불어서 우리는 동굴입구밖에 들어갈 수 없었다. 튜브를 타고 물 위에 동동 뜬 채로 아쉬움을 달랬다.
우리의 점심식사. (바베큐, 볶음밥, 바게트 그리고 라오비어!)
튜브도 타고, 수영도 하고, 누군가는 낚시도 하고 놀다가 식사가 준비됐단 소리에 순식간에 테이블에 앉았다. 방금 구운 꼬치구이, 볶음밥, 바게트 그리고 김치까지 갖춰진 훌륭한 식사를 더욱 빛내준 것이 바로 라오비어! 잔뜩 찌푸린 하늘은 서서히 풀어지고, 함께하는 이들은 점점 어색함을 풀어간다. (역시 이것이 술의 힘? ㅋㅋ)
하나 둘 배가 멈춘다.
식사 후, 다시 노를 저어 내려가는데 갑자기 쿵쿵거리는 음악소리가 들린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많은 이들이 강변 클럽(?)에서 노래와 춤을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당연히 한 손엔 술을 들고!!! 그 사이를 지나는 우리도 덩달아 신이나서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안녕~ 거기 잘 생긴 오빠~!! ㅋㅋㅋ
근처에는 수많은 휴게소(식당? 클럽?)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는 끝쪽에 있는 조용한 곳에 배를 세우고 따뜻한 라오커피와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가온 가이드가 나의 손을 이끌고 어딘가로 막~ 간다? 그리고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범상치 않은 높이의 다이빙대.
'오~ 재밌겠는데?' 하며 성큼성큼 계단을 올랐다. 그런데 막상 올라보니 이거이거 생각보다 높잖아!!!!! 나보고 여기서 뛰라고?! 저기로?! 번지점프처럼 묶는 것도 아니고 매달렸다가 손을 놓으라고?!!!!!! 멍~한 상태로 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점프대 바로 앞에 서있는 것이 아닌가... 이제 어쩌겠냐.. 뛰는 수밖에... 정면을 똑바로 쳐다보고 몸을 던졌다. 슈퍼맨~!!!!!
잘 보면 저기 점프하는 사람이 빛나씨.
하늘을 나는 느낌이 이럴까? 뛰어내리는 순간, 저 멀리 있는 산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위로 올려다 보아야 했던 방비엥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었던 아주 짧은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날자~!!!!!
다시 배를 타고 강을 따라 흘러간다. 이제는 노젓기도 익숙해져서 물을 튀기며 장난도 치고, 다른 보트를 뒤집기도 한다. 그러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본다. 펼쳐진 꾸밈없는 방비엥의 모습이 보인다. 겹겹이 둘러싼 산, 그 사이에 보이는 폭포, 그리고 흐르는 강 위에 떠있는 나.... 왜 이 작은 시골마을에 수많은 이들이 열광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밤새 무섭게 비를 쏟았던 하늘이 맑게 개었다. 강변에 배를 세우는 것으로 투어는 끝났다. 반듯하게 가꿔지지 않은 꾸밈없는 자연 그리고 그 속에 살고 있는 때묻지 않은 사람들... 난 방비엥의 매력에 흠뻑 빠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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