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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os] 라오스에서 친구들을 사귀다. (Luangprabang)

빛나_Bitna 2008. 11. 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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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사원

 탁밧이 끝난 후에 골목에 있던 사원이 눈에 들어온다. 조심스레 사원에 들어가 셔터를 눌렀다. 이른 아침에 조용한 사원 너무 멋지지 않은가... 얼마동안 그 조용함을 즐기다가 발길을 돌려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사원 입구에서 주황색 옷을 입은 그들을 만났다. 항상 단정하고, 과묵하고, 가까이 가면 안될 것 같은... 왠지 나와는 다를 것 같은 포스가 느껴지는 것이 스님의 이미지인데 헬로우를 외치는 그들의 모습은 왠지 좀 깬다?!

여튼 그들은 내게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괜히 심통나서 "NO!" 했더니 바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오, 이 스님들 뭔가 센스있는 사람들이구나!!! 그들의 이름은 tongkao와 shong.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끝날 줄 몰랐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중에 가장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그들이 나의 아침을 즐겁게 만들어 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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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한국어 공부의 흔적.

사원안에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말이 통하는 이들을 만났으니 궁금했던 것들을 마구 늘어놓았다. 폰트래블 김과장님께 많이 들었지만, 이들은 라오스 종교생활의 전문가가 아니던가!!! 그들이 말해준 라오스 스님들의 생활은 흥미로웠다. 라오스에서는 의무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원에서 수행을 하고, 여러가지를 배우고 있단다. (그들의 유창한 영어도 절에 있는 학교와 오가는 외국인에게 배운 것이라는....!!) 그들은 수행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의미있게 보내려 노력하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kao가 내게 한국어를 알려달란다. 과연 잘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난 흥쾌히 "OK". 그리고 무려 2시간동안 한국어 수업(?)이 진행되었다. 기본적인 인사와 그들이 궁금해하는 문장 정도였는데 한국어를 영어 발음으로 표시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kam sa ham ni da @_@;;; 
엉터리 한국어 수업에 이어 라오어 수업이 진행되었다. 2시간 동안 너무 많은 표현들을 익힌 그들과 달리 내가 배운 라오어라고는 1부터 10까지 숫자세는 것이 전부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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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의 기숙사?


어느새 슬슬 배가 고파지는데... 눈치챈 것일까? 그들이 함께 아침식사를 하자며 방으로 안내한다. 놀란 나는 '진짜? 난 여잔데 들어가도 되는거야, 정말?!'이라고 한국말로 외쳤다. shong은 씨익 웃으며 'No problem'이란다. 어떻게 알아들었지? 여튼 어느새 난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스님들 방에 첫 발을 내딛은 여자가 되는게 아닐까?'란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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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필요한 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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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락그룹 사진이 가득하다. ㅋㅋ


어색하게 바닥에 앉은 우리에게 국수를 내어준다. 쌀국수인것 같은데 놀랍게도 붉은 것은 선지이고, 가운데 예쁘게 놓여진 것은 고기다. 라오스의 스님들은 고기를 먹는단다. 한국의 스님들은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했더니 'too bad'란다. ㅋㅋㅋ 같은 불교여도 확실히 차이가 있다. 하긴... 이들의 화려한 오렌지색 옷이 참 세련되지 않았는가!!!

식사가 시작됐다. 솔직히 말하면 생각보다 맛있지는 않았다. 국물은 식어서 미지근하고, 국수는 불어서 흐물거렸다. 게다가 국물에서 진하게 느껴지는 고수의 향까지...!!! 하지만 난 'it's delicious'를 외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아침식사를 내어주고 자신들은 맨밥만 먹고 있었기에... 화려하진 않았지만 어느 만찬도 부럽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방구경을 했다. 기숙사처럼 침대가 2개 있는 방은 꽤 넓었다. 남자들 방인데 비교적 잘 정돈되어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벽에 붙어있는 락그룹 사진과 영화포스터 그리고 배우 송혜교의 사진이었다. (가을동화 덕분에 송혜교 인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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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o는 팔찌 만드는 중..ㅋ


그동안 내가 찍은 사진도 보고, 한국 드라마 이야기도 해주고, 라오스에서 인기 최고라는 태국 락그룹의 뮤직비디오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TV는 물론 DVD도 갖춘 최신식 스님들의 기숙사!!!)
shong과 사진찍고 노는 동안 뭔가를 열심히 만들던 kao가 갑자기 내 손목을 덥썩 잡는다! (친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스님이잖아!) 왜 이러나 했더니 내 손에 뭔가를 묶어주며 기도를 해준다. 라오어라 알아듣지 못하는 나를 위해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준다.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길.. 건강하길.. Thanks, 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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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목을 채워진 그들의 따뜻한 마음


사원을 나오니 해가 무섭게 내리쬐는 것이 벌써 낮이다. 그들과 좀 더 놀고 싶지만 내게 주어진 짧은 시간이 야속할 뿐이다. 나의 아쉬운 마음을 눈치챈 것일까....언제든 여기와서 찾으란다. 좋아, 루앙프라방에 머무는 동안 열심히 여기 출석도장을 찍어주겠어~! 숙소에 들러 폐인모드를 정리했다. 이제 shong이 알려준 길을 따라 루앙프라방을 천천히 걸어봐야겠다. 루앙프라방에서 맞이하는 첫번째 아침, 난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 새로운 친구들과 사진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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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ng의 최신식 노키아 핸드폰. mp3를 들으면서 사진도 찍을 수 있는 놀라운 기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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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kao(left) and shong(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