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지로 가는 버스 안
아침부터 날씨가 꾸물한 것이 비가 내릴 것 같다. 이런이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것도 잠시, 그냥 강행하기로 했다. (솔직히 별다른 대안이 생각나지 않았다.) 다행히 비가 내릴 것 같기만하고 내리지는 않는다. 으하하하.. 한인슈퍼에서 이것저것 사들고 출발~!!!
Coogie beach
시드니에는 본다이(Bondi), 맨리(Manly) 등등 시티에서 버스로 쉽게 갈 수 있는 해변이 많다. 덕분에 지도를 펼쳐놓고 어디로 갈지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결정한 곳이 바로 여기 쿠지비치(Coogie beach)다. 다른 곳에 비해 작고 아담한 편이라는데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해변에 준비된 BBQ 시설! +ㅁ+
여튼 비가 내릴 것 같은 하늘, 바람 슝슝부는 날씨에 우리가 해변을 찾은 이유는 바로 요 싱크대처럼 생긴 훌륭한 시설 때문이다. 목적은 바로 BBQ!!! (정말? ㅋ) 이 동네 해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가스가 공급되는지라 취사가능. 주변에 수도도 있고, 테이블도 있어서 먹을 것 싸들고 와서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유후~!!!
Sue양의 테이블 세팅
능숙하게 챙겨온 아이템들을 쭈욱 펼쳐놓는 Sue양의 손길에서 뭔가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열심히 세팅하며 단호하게 한 마디, '시드니 해변에서 BBQ를 해보지 않고, 시드니 해변에 가봤다고 말하면 안돼.'
열심히 요리중인 빛나씨 앞으로 펼쳐진 바다!
시원한 바다바람을 맞아가며 지글지글 고기가 익기 시작한다. 눈 앞에 펼쳐진 바다가 정녕 멋지다. 멋진 뷰를 가진 레스토랑에 와 있는 것 같다. (셀프서비스 식당 ㅋㅋ) 어느새 고기가 다 익었다. 이제 먹어 볼까?!
이것이 Korean Style BBQ
짜자잔~ 보라, 줄세워 있는 삼겹살을!!! (여기가 시드니든 서울이든 한국 사람이라면 역시 삼겹살이다.) 굳이 한인슈퍼까지 가서 삼겹살, 마늘, 버섯에 깻잎까지 챙겨온 보람이 있다. 완전 맛있어 보이는 삼겹살과 함께하는 쿠지비치에서의 식사, 행복하다~♡
식사 후 해변따라 걷기
옥수수까지 구워서 깨끗하게 먹어주고 나니 배가 너무 부르다. 소화도 시킬겸 천천히 해변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슬금슬금 비가 한방울씩 떨어지는 것 같았는데, 우산쓸 정도는 아니니깐 무시하고...
구름낀 하늘도 멋지다.
파도가 은근 세다.
뒤돌아보니 은근 많이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처음엔 공원처럼 잘 정돈된 길이었는데 점점 바위가 많아지더니 아주 얕은 난간이 전부가 되어 버렸다. 뭔가 인공적인 느낌이 적어서 좋긴 하지만 이거 은근 위험한데? 살짝 소심한 마음에 난간에서 좀 떨어져서 걷기 시작. ㅋㅋ
지형이 좀 특이하다.
바람이 세다. 나무가 누워서 자란 것을 보면..
검푸른 바다
절벽때문에 더 이상 걸어가기엔 무리가 있다. 한참을 서서 바다를 감상했다. 조금씩 비가 오는 흐린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서 그런지 몰아치는 파도가 조금 위협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목을 쭈욱 빼고 바다를 바라보게 된다. 저 검푸른 바다색 때문인가?
다시 되돌아 오는 길, 비가 살짝 굵어지기 시작했다. 손대지 않은 듯 하면서도 나름 잘 관리되고 있는 쿠지비치. 우리나라 해변의 모습은 어떤가? 이 동네처럼 BBQ시설이 생기면 과연 이렇게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 해변에서 BBQ
물론 주변에 멋지구리한 레스토랑이 많지만 먹을 것을 싸들고 가서 해먹는 것이 더 재밌을 것 같다. 은박지, 소금 등등 준비할 아이템이 은근 많아 여행객에겐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인원이 좀 된다면 시도할만하다. 준비된 시설은 무료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데, 꼼꼼하게 정리정돈 하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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