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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au] 베네시안 리조트에서 꽃남 따라잡기

빛나_Bitna 2010. 4. 13. 18:30

두둥! 여기가 바로 베네시안 리조트

 드라마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 누나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던 드라마의 가장 큰 수혜를 얻은 곳이 바로 뉴칼레도니아와 마카오가 아닐까? 왜냐하면 우리의 머릿속에 이 화려한 건물을 향해 걸어가던 금잔디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니까...

화려한 에스컬레이터


 몰아치는 비바람을 피해 호텔 로비에 도착했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엄청난 규모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실내공간 그리고 가득 찬 사람들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일단 리조트 전체 지도를 챙겨들고 본격적으로 리조트 탐방에 나섰다. 열심히 베네시안을 누비던 금잔디처럼... 혹시 어디선가 꽃남들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야무진 꿈을 안고...

자이아 광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베네시안 리조트를 찾은 목표중에 하나인 태양의 서커스 자이아 티켓을 구입하러 고고고고~! 리조트 규모가 워낙 커서 어디가 어딘지 쉽게 알 수 없었지만 곳곳에 걸려있는 자이아 홍보물과 표지판을 따라가니 어느새 티켓박스에 도착했다. 주말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 조용한 티켓오피스는 '이거 세계적인 공연 맞니?',  '재밌긴 한거니?' 하는 끊임없는 의문을 가져다 주었다. 좌석은 VIP석이 약 15만원으로 무려 24만원이었던 한국 공연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었지만... 난 가난한 배낭족이라 가장 저렴한 388 MOP짜리(약5만3천원) 좌석을 끊었다.
 

자이아 티켓 오피스

입장권과 영수증


공연을 기다리는 동안 공연장 주변에 있던 기념품샵을 구경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포토월에서 찍은 사진은 공연이 끝나고 나왔더니 커다랗게 인화한 것과 열쇠고리 등의 패키지로 만들어 놓았는데 가격이 상당했다. 그래서 사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이 패키지들은 모두 폐기처분되는걸까? 찜찜하긴 했지만 공연 가격보다 비싼 기념품은 너무 하잖아! ㅠ_ㅠ
기념품샵에서 문화충격을 느끼는 사이, 공연이 시작되었다. 자이아 공연은 예상보다 더 만족스러웠다. 상설극장의 특성을 잘 살린 무대는 연기자들의 모습을 한층 더 빛내주는 것 같았다. 공연이 끝나고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어디로?!
 

베네시안 리조트 안


 짜잔, 바로 여기! 바로 이 호텔의 자랑, 쇼핑센터다. 백화점만큼 다양한 매장을 있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탈리아의 거리를 그대로 가져온 것 같은 이국적인 모습이 가장 큰 특징. 금잔디와 F4가 열심히 걸어다니던 그 거리가 사실은 호텔 쇼핑센터였다는 거~!!!  

미안하지만 이런 훈남들은 없다.

고풍스러운 건물들은 있다!

흐르는 운하도 있다!


고풍스러운 건물들 사이로 운하가 흐른다. 천장은 1년 365일 맑은 파란 하늘이다.이 거리에 있는 샵들은 모두 명품일 뿐이라고 예상했는데, 망고나 스타카토 같은..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브랜드샵들도 섞여있었다.

배 위에도 이런 훈남들 없다!

비어있는 배와 함께..

물이 많이 깊어 보이진 않았지만 날씬한 라인이 돋보이는 배가 떠 있다. 드라마를 보면 훈훈한 뱃사공이 노를 저어주고 심지어 노래도 불러주는데... 시간이 늦어 이미 뱃사공들은 퇴근한 상태였던지라 직접 확인할 수 없었다. 이탈리아의 느낌을 내는 것이 목표였으니 뱃사공도 분명 근사한 이탈리아 아저씨일거라 맘대로 상상하고는 배를 타지 못한 것을 완전 아쉬워하며 발길을 옮겼다.  

문제의 다리!

다리위에 기념샷


늦은 시간이라 쇼핑센터에 사람이 적은 편이었는데 한 곳에만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바로 망고 매장 앞에 있는 다리. 이 다리 위가 고풍스런 건물과 운하가 예쁘게 잘 보여서 기념사진을 찍기 딱 좋다나 뭐라나... 배경에 다른 사람이 찍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지라 때를 기다렸다가 후다닥 올라가서 기념샷을 찍었다. 사진을 보니 뭔가 익숙하지 않은가???

잔디에게 이별을 고하던 그 자리!


그렇다!!! 망고 매장 근처에 있는 이 다리가 구준표가 금잔디에게 이별을 고했던 곳이라는 것!!! 꺼칠한 표정으로 이별을 고한 뒤에 떠나버리고 잔디 혼자 남아 엉엉 울면서 온갖 궁상을 다 떨었던 그 장소이다.

다리 위에서 한 컷


솔직히 처음에는 생각보다 좁은 느낌의 거리와 너무 가까이 있는 하늘이 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거리를 걷다보니 실내에 이탈리아 거리를 재현하고자 한 아이디어도 신선하고 꽃남의 흔적을 찾는 것도 재밌었다. 물론 꽃남이 있었으면 브라보였겠지만...ㅋㅋ

완전 화려한 천장


쇼핑센터 영업시간이 끝나서 (10시 정도면 대부분의 매장이 문을 닫는다.) 밖으로 나왔다. 당연히 음식점들도 문을 닫았고.. 이젠 뭘 하고 놀아야 하나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발길을 옮겼다. 어디선가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 곳은 바로 카.지.노. 마카오에 있는 모든 호텔들이 그러하듯 베네시안에도 엄청난 규모의 카지노가 있다. 시끌벅적한 소리와 담배연기가 지금 갈 곳은 카지노 뿐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 했다.

여기서도 발견한 꽃남의 흔적!

로비로 나가려면 무조건 카지노를 들려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아는 게임은 포커와 블랙잭이 전부라 준비되어 있는 이 많은 기계와 시설들이 영~ 낯설었다. 포커와 블랙잭 테이블에는 진지한 표정으로 게임에 임하는 사람이 많아서 시끄럽게 떠들기도 미안하고, 게임 규칙을 잘 모르는지라 다른 게임을 하려고 하니 별 재미가 없고... 덕분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들 구경하기에 바빴다. 50달러짜리 칩을 잔뜩 손에 들고 다니는 아저씨나 게임 한판에 잔뜩 쌓여있는 칩이 모두 한 사람한테 이동하는 것을 보니 마카오 카지노가 정말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카지노를 나서기 전에 '그래도 뭐라도 한번 해야 하지 않겠어?' 하는 생각에 50MOP(7,500원정도?)를 가지고 2MOP짜리 슬롯머신을 열심히 눌러봤다. '도대체 그림을 몇개를 맞춰야 따는거야?'를 궁시렁 거리면서... 그러던 중 갑자기 기계가 stop되더니 숫자가 계속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나는 2MOP로 무려 512MOP를 땄다. 올레~!!!

카지노에서 딴 돈으로 우아하게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여전히 날씨는 거센 비바람인데 마음은 가볍고 뭔가 뿌듯하다. 역시 주머니가 두둑해졌기 때문일까? 창 밖으로 화려한 조명을 쏘고 있는 호텔들이 보인다. 다음에 오게 된다면 베네시안 리조트에 시간을 보내고 싶다. 뒹굴뒹굴하면서 호텔에서 게으름 좀 피우다가 영자신문과 커피 한잔을 들고 쇼핑센터에 있는 카페에 앉아 마치 이탈리아에 온 것같은 컨셉 사진도 찍어보겠어. 된장녀라 불러도 난 괜찮아~♬

+ 드라마 관련 사진과 캡쳐 출처는 KBS 공식 페이지와 네이버 검색